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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이 Feb 10. 2018

2018년 1월 독서 기록

책은 짜릿해 늘 새로워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 필립 K. 딕


트레바리 SciFi 이번 시즌 첫 책이다. 몇년만에 읽은 SF 명작...이라지만,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 재밌게 읽지는 않았다. 싸이파이 역사에서는 중요한 작품이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 의미가 조금 바래진 감도 있다. 게다가 작가 필립 K. 딕은 나랑 영 맞지 않는다. 마초적 분위기 하며이면서 뽕 거하게 맞은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풀풀 풍기는 묘사와 전개는, 어휴. 모임에서 생산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 그나마 위안을 얻었다. (본인 능력 모자란 걸 작품에 전기하는 본격 이기심 발동)



독서의 기쁨 - 김겨울


국내에서는 책을 다루는 유튜버(북튜버)가 많지 않다. 뷰티, 전자, 완구 시장에 비하면 정말 적다. 개중에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북튜버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김겨울. '겨울서점' 채널의 주인장이자 싱어송라이터. 1년 조금 안된 초기 구독자인데(자부심) 그의 지식과 독서량은 타에 추종을 불허한다. 뭔가 저자에 대한 관심만 잔뜩 늘어놓았는데, <독서의 기쁨>은 그가 책에 대해 쓴 책이다. 부제는 '책 읽고 싶어지는 책'. 직전에 이동진 작가의 '닥끌오재'가 출간되었는데, 책 읽기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역시 비슷한 듯하다. 아쉽게도 내용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과 부제도 평범해서 조금 아쉽다. 이 책은 '겨울서점'을 구독하는 순간 빛을 발한다. 영상 안에서 보여지는 저자의 모습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려지기 때문이다. 책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김겨울이라는 브랜드의 한 가지로는 꽤나 만족스런운 책이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다른 독서모임인 책 읽는 지하철-청춘 읽기 이번 시즌 첫 책이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 엄청 센세이션을 일으켜 읽겠다고 사뒀던 게 책장에서 한참 먼지와 친구 먹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좋은 책 읽는구나 했더만 정말이었다. 평소 한국 소설(한없이 우울함)과 단편소설(난해함)을 잘 읽지 않는 나였지만 <쇼코의 미소>는 다시 읽고픈 몇 안되는 한국단편집으로 내 마음 속이 저장. 헤어나올 수 없는 우울이 아니라 만남과 사랑,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에서 느껴지는 감당할 만한 슬픔 - 거기서 느껴지는 작은 희망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에서 점심시간에 읽다가 눈물을 흘리니 다들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데, 여튼 대단한 책이다.



스켑틱 Vol. 5


잡지는 신간을 쌓아놓고 못 읽는 경향이 있어서 아예 1권부터 천천히 읽는 시리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으로 꼭지마다 툭툭 끊어 읽기 좋은데, 요새는 아예 TTS로 돌아다닐 때 듣는다. 4권까지는 대충대충 듣다가 이번 5권은 아주 집중했다. 중력파의 등장. 오랜만에 과학에 두근두근하게 만들어준 5권이었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트레바리 문-레드 이번 시즌 첫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이 너무 햇갈린다. 지금도 쓰다가 앞뒤 문장을 섞었다. 이 책은 6년 전 대학 시절에 읽었다가 이번에 모임 책으로 선정돼 다시 읽게 되었다. 머리에 남은 거라곤 책의 희한한 편집과 아버지가 남긴 비밀을 찾으려는 주인공의 방황밖에 없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역시 독서모임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독의 즐거움이 이런 거였구나. 책은 헤어짐의 슬픔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 오스카와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은근히 비치는데 방법이 어설프지 않고 아주 미려하다. 나, 그리고 너는 얼마나 특별한가. 이 넓은 우주에서 개별자로서의 나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여러모로 좋은 책이다. 이로써 벌써 올해의 책이 두 권째. (쇼코의 미소와 이 책)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암호화폐에 투자(사실 투기)하면서, 이놈이 뭔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물음에 시작한 책. 하지만 책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다. 기술적인 면보다 역사에 비중을 둬서 기대했던 정보는 크게 없었다.



B급 철학


부제 : 영화, 만화, 드라마, 게임에 빠진 이를 위한 철학 에세이. 얼마나 매혹적인 문구란 말인가. 문화 현상과 철학을 접목시킨 인문교양서라니.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책이다. 부제에 반해 읽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배신당했다. 그들이 말한 영화, 만화, 드라마, 게임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도화선일뿐 대여섯 페이지가 지나면 속칭 B급 문화는 완전히 지워진다. 각 장마다 특정한 영화나 만화, 게임을 언급하는데 종국에 이 소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게임 장에서 특별히 '디아블로'를 언급할 필요사 전혀 없는 것이다. 이 점이 매우 아쉽지만 철학교양서로는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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