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김미옥, 파람북, 2024
페이스북의 스타 서평가로 이름을 날린 김미옥 작가의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를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써온 서평들 중 일부와 함께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에세이를 한데 모았다.
통상적인 서평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분석적인 글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독서록에 가깝다. 각 글마다 형식이 다르고, 책을 소개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어떤 글에서는 책의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또 다른 글에서는 책을 매개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펼쳐낸다.
엄청나게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쩌면 이런 점이야말로 좋은 글의 핵심 요소가 아닐까?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보여주는 글쓰기의 진수다.
저자의 폭넓은 독서 스펙트럼이 눈에 띈다. 소설, 시, 에세이는 물론이고 인문, 역사, 미술, 심지어 과학 분야의 책까지 아우르는 그의 독서 이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75편의 글이 소개한 작품 중 내가 읽어본 책은 손에 꼽는다. 사실 대부분의 책들이 처음 듣는 제목들이다.
저자의 독서록을 읽다보면 나의 좁은 독서 세계를 돌아보게 된다. 이만큼 무지한 삶을 살았구나 하며 슬프지만, 세상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멋진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독서를 그만두기에는 이 세상에 재미있고 가치 있는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책을 읽다보면 깨닫게 된다.
책에서 소개하는 책 중 몇 권을 보관함에 넣어뒀다. 나중에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