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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서점계의 양상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소위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으로 대표되는 '대형서점'은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받아 2019년 150개였던 지점이 143개로 줄었다. 성인 1인당 독서량도 매년 꾸준히 줄고 있으니 여러모로 위기 상황이다.
반면 전국의 서점 수는 늘었다. 한국서련이 내놓은 <2022 독서편람>에 따르면 동네 책방, 대형서점 등을 합한 전국 서점 수는 2,528개로 2,320개였던 2년 전에 비해 9% 늘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책방이 속속 개점했기 때문이다.
개수가 늘었다고 업계가 호황인 것은 아니다. 어렵기는 대형서점이나 동네 책방이나 매한가지. 실제로 서울 은평구 소재 니은서점의 직원은 "책을 팔아 흑자를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중략) 책방은 하나의 '덕질'의 영역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적자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본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지속 가능한 적자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니은서점은 인문사회학 서재를 표방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소형 책방들은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다향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페인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서울 충무로 '스페인책방', 포장지로 책을 감싼 채 내용의 일부만 노출해 구매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쿠서점',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 코너 없이 자체 선정한 책들을 판매하는 '독서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책이 있는 곳이라는 '공간'의 매력에 초점을 맞춰 열람실, 회의실, 카페 등 공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동네 서점도 늘고 있다. 책방을 일종의 문화복합공간으로 키워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출판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안 떨어진 곳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실제로 일부 아동 출판물을 제외한 나머지 책은 대부분 큰 타격을 받았다. "지속 가능한 적자"라는 한 동네 책방 직원의 말이 뼈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작은 책방들의 노력을 지켜보며, 희망을 얻는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작가와 독자의 만남 행사가 다시 활발해진 것 또한 좋은 호재라고 생각한다. 잊지 말자. 아무리 시장이 안 좋아도 좋은 책은 항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