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누구를 위한 희생인걸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1936년부터 3년 동안 치열하게 치러진 '스페인 내전'은 일반적인 내전과 달리 제2차 세계대전의 예행연습이랄 만큼 잔인했고 상처가 깊었다. 미국인 '로버트 조던'은 스페인 공화 정부군(좌파. 노동자. 농민. 진보적 지식인)으로 지원(소비에트) 파견되어 우파 반란군(기득권. 대지주. 가톨릭 군부세력. 파시스트.)에 맞서 '다리 폭파'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공화 정부군이 마드리드를 사수하기 위한 상황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불길한 전조를 보고 공포에 떠는 사람은 자신의 최후를 상상하지. 그러면서 상상한 대로 일이 일어났다고 믿어 버리는 거야." 조던은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또한 불길한 전조를 보고 미신. 초자연적인 공포를 믿지 않는다. (아마 믿지 않는척하는 것일 듯) 불안한 걸까? 로버트 조던은 마리아를 세상에 남은 삶의 전부인 것처럼 소중함을 느낀다. 기병대와 코앞에서 대치했지만 나뭇가지 위장으로 위기를 모면한다.(자연은 인간을 보호해 준다) 안셀모는 조던에게 "정치나 유격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오래 살아남는 거요." 피블로는 예전과 달리 퇴색됐지만 상대에게 어떤 모욕을 당해도 순간 빠른 두뇌회전으로 살아남는다.
나이 많고 현명한 사냥꾼 안셀모는 "이 전쟁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거지 누굴 총살하라는 건 아니야. 우리는 정당하게 다스려야 해. 그래서 전쟁에 이겨 얻은 이익은 노력한 만큼 나눠가져야 하지. 그리고 우리에게 맞서 싸운 녀석들은 자기들이 범한 과오를 깨달도록 교육시켜 야 하고..... 무정부주의자도 공산주의도 아닌 진정한 공화당의 이념을 말해주고 있다. 죽이는 복수가 아닌 스스로 노동해서 깨닫게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조던은 전쟁에서 파시스트와 대적한다는 건 대의명분이 옳다고 믿지만. 그렇다고 살인 행위를 옳은 일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파시스트가 아닌 이들에게도 총을 들이대야 하는 현실이 괴롭다. 조던의 두 가지의 내면이 서로 충돌한다. 하지만 현재 마리아와의 사랑은 확신한다 '사랑이라는 건 정말 존재하고, 넌 지금 그것을 누리고 있으며, 그래서 비록 네가 내일 죽는다 해해도 넌 행복한 사나이인 거야'
엘소르드 영감 일행은 파시스트 군인들과 대치하다 비행기의 무자비한 푹격으로 몰살당한다. 파시스트군 베렌도 중위는 비행기 폭격에 대해서 너무 무자비함으로 인정한다. '전쟁이란 정말 끔찍해'라고 되뇌며 엘소르드영감 일행의 목을 수거해간다. (곳곳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전쟁 속에서 겪는 내적 갈등을 다룬다. 전쟁이란 타인의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 내적 자아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내일은 마지막 날일 수 있다. 조던은 마리아와 결혼을 약속한다. 골츠장군(로버트 조던의 다리폭파 명령을 내림)에 전할 편지(다리폭파에 대한 명령 정지)를 전달할 안드레스는 탈출할까 고민하지만 조던을 도와 다리를 폭파하러 다시 돌아가기로 다짐한다. '생각해 보면 우린 정말 살기 힘든 시대에 태어났어, 하고 그는 생각했다. 어느 시대도 지금보다는 살기 쉬웠을 거야.인간은 어차피 고통과 싸우게 태어났으니 고생이 없을 수는 없지. 지나치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아. 하지만 이제는 어려운 결심을 해야 할 때야.'
결국 파블로는 배신한다. 다이너마이트 한 뭉치를 들고 사라져버린다. 조던은 자신의 어리석음과 배신자에 대한 분노를 가까스로 참아낸다. '화를 내는 것은 네게 허락되지 않는 저주 받을 또 하나의 사치일 뿐이야.' 오늘이 결행의 날이다. 마지막 순간이 지금인가? 마리아와 함께 숨을 쉰다. '아, 지금, 지금, 지금, 오직 지금뿐, 무엇보다도 지금. 그리고 너의 지금 말고는 다른 지금이 없고, 지금은 너의 예언자다. 지금, 그리고 영원히 지금. 자, 지금, 지금, 지금 밖에는 아무런 지금도 없다. 그렇다, 지금이다. 지금, 제발 지금이다. 오직 지금뿐이다. 이 지금 말고 다른 것은 없다.'(죽음이 앞에 있기에 이다지도 지금 이 순간이 더욱 간절하고 감사하다.)
결전의 날. 조던과 첫 만남 필라르가 본 손금의 불안감은 무시하려 하지만 찜찜하다. 필라르는 걱정을 떨쳐버리기 위해 "이 세상에 그런 건 없어.... 그건 내가 꾸며 낸 터무니없는 장난이었어.... 우리 모두 잘 해날 거야." 도망쳤을 거라 생각했던 파블로가 후회하며 사람들까지 모아서 등장한다. "난 당신이 돌아올 거라고 믿었어." 필라르와 파블로의 사랑이 깊다.
로버트 조던(로베르토)는 다리에 폭파물 설피. 폭발. 죽음의 순간까지 자신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남북전쟁에서 용맹했던 군인정신에 반해 아버지는 권총 자살을 선택한다. 전쟁 속 할아버지의 용맹함을 통해 힘을 얻지만. 겁쟁이인 아버지를 부끄러워한다. 마리아와 이별하기 전 떠나지 않으려는 마리아를 바라보며 '당신이 가면 나도 당긴과 함께 가는 거야. 그런 식으로 나도 함께 가는 거야. 이젠 갈 거지. 난 알아. ...더 괴로울 테지. 하지만 이제 난 곧 당신인걸. ..우리 두 사람을 위해 당신은 가야 하는 거야.'
스페인 내전은 이념 전쟁이었을까? 좌파와 우파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지만. 사명감이 아닌 아무것도 모른 체 희생된 이들의 희생과 죽음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인간이기에 인간을 죽일 수 없다는 내면의 자아는 전쟁 앞에서 철저히 버려야 한다. 마지막 순간 조던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 최후의 내적 고뇌를 한다. 결국 자살로 고통을 멈추는 겁쟁이로 남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적을 한 명이라도 죽임으로써 장렬히 전사한다.
나는 겁쟁이로 살아갈 것인가? 사명을 다하며 살아갈 것인가?
결국은 인간에겐 죽음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있다.
'지금. 지금. 지금' 그만큼 소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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