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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Oct 16. 2024

곱창국밥

신사역이 처음인 시골쥐

5월에 퇴사한 옛 동료를 만났다. 평소라면 가지 않을 강남에 가는 김에, 예전에 예매했던 툴루즈 로트렉 전시장도 가기로 결심했다.


신사역이 처음인 시골쥐는 오전부터 먹고 싶은 음식을 골랐다. 파스타 또는 국밥. 그런데 땅값이 금값이라 그런지 파스타값이 너무 비쌌고, 마침 또 국물이 먹고 싶길래 국밥을 골랐다.

저 안에 곱창이 가득 있다.

동료가 추천한 곱창국밥. 곱창국밥은 처음이라 낯설다. 특이하게 식전주를 줬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나는 거절했다. (술과 음식 페어링을 잘 하는 사람, 그 맛을 아는 사람이 은근 부럽다.)


국물을 먹었다. 적당하다. 맵지 않다. 곱이 가득이다. 밥을 조금 말아 국물, 그리고 곱과 함께 먹는다. 씹는 맛이 있다. 고소하면서도 약간 느끼한 맛이 입에 퍼진다. ‘곱창국밥’ 답게 곱창이 한가득이다. 나중엔 곱을 남겼다. 초반 깻잎과 들깨가루가 곱의 느끼함을 잡아줬지만, 국물이 식으며 두 친구의 역할도 느슨해졌다. 느끼하고 약간은 누렸다. 식사 그만.


이직한 동료는 행복해 보였다. 미래를 위해 집을 샀고 새로운 직장에서도 무난하게 적응 중이었다. 나 역시 환경을 바꾸기 위한, 엄밀히 말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두려워 말아야지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만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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