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문학과지성 시인선 346 (230117~230119)

by bookyoulovearchive


두 줄기의 햇빛
두 갈래의 시간
두 편의 꿈
두 번의 돌아봄
두 감정
두 사람
두 단계
두 방향
두 가지 사건만이 있다
하나는 가능성
다른 하나는 무(無)

/ 둘

(23/01/17) 세상엔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시인이 '둘'이라는 이름으로 나열해 놓은 단어들도 사실은 둘로 나눌 수 없는 것들이다. 왜 이 제목으로 저 단어들을 써서 시를 지었을까가 몹시 궁금해지는 시였다.


고독이란 자고로 오직 자신에게만 아름다워 보이는 기괴함이기에

(...)

즐거움과 슬픔만이 나의 도덕
사랑과 고백은 절대 금물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단코 침묵이다

/ 구름과 안개의 곡예사

(23/01/19) 고독과 침묵은 뭔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은데, 나의 삶에 대해서 결단코 침묵한다고 하고 고독이 오직 자신에게만 아름다워 보이는 기괴함이라고 하는 화자의 앞에서 타인과의 거리감을 두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를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또 고독함을 기괴하다고 표현하는 게 나에게는 좀 모순적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