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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언 Dec 30. 2021

"내 마음 내가 지킬 테야."

                           - 변증법적 행동치료 -

           

  '열두 살에 수학 노트를 잃어버려 시험을 망칠까 봐 ‘자살을 시도’하고, 열다섯 살에는 남자 친구에게 차여 ‘버림받지 않기 위해’ 혈서를 써 보냈던 나. 상담 선생님은 원래 사춘기는 힘든 법이라며 곧 괜찮아질 거라고 말했지만…. 그러나 사실 나는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였다.'

     

  『키라의 경계선 인격장애 다이어리』의 주인공 키라는 실존인물입니다. 키라는 경계성 인격장애를 진단받기까지의 경험, 심리치료와 명상으로 고통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하였습니다. 생생하면서도 재치 있게 묘사되어 있지만,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내리는 감정들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지는 충분히 공감됩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감정의  오르내림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조금씩은 감정 통제의 문제로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감정을 다룰  것인가라는 물음이  생깁니다. 키라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관리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은 '변증법적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al treatment, DBT)'로 이루어집니다.


  DBT는 경계선적 인격장애뿐만 아니라, 정서조절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심리치료입니다. 특히 감정이 다양해지고 깊어지며 그로 인해 혼란을 느끼기도 하는 청소년 시기,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야 하는 청소년에게도 매우 유익합니다.                          

 

  ‘DBT'에서는 여러 스킬들을 배웁니다. 첫 번째로 마인드풀니스 스킬(Mindfulness Skills)은 괴로움을 낮추고 즐거움을 증진시키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각 능력과 집중력 조절을 향상할 수 있게 돕습니다. 고통 감내 스킬(Distress Tolerance Skills)은 충동성을 줄이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감정조절 스킬(Emotion Regulation Skills)은 긍정적 감정상태를 증가시키고 부정적 감정을 줄이도록 도와줍니다. 대인관계 효율성 스킬(Interpersonal Effectiveness Skills)은 청소년이 또래 및 가족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더 나아지게 하며 자기 존중감을 형성하도록 합니다. 중도의 길 걷기 스킬(Walking the Middle Path Skills)  수용하기, 행동수정의 기본원리, 다이어렉티컬 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가르쳐 주어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런 스킬들을 배우고 나면 오르내리던 자신의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보게 될 수 있고, 무엇 때문에 이런 감정들이 일어나는지 알 게 됩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서둘러 행동하지 않게 됩니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대인관계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우선 내 안에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아침에 차분했다가, 점심에 부르르 화가 끓어올랐다가, 저녁에 우울해진다면 우리는 무척 힘들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 내지도 못하고 대인관계도 어려워지겠지요.  감정의 폭이 너무 커 힘들고 지친다면 ‘DBT’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참고도서 >  

1. 질 라수스, 알렉 밀러 저, 조용범 역, 『청소년을 위한 DBT® 다이어렉티컬 행동치료』, 더트리 그룹.

2. 키라 밴 겔더 저, 서민아 역, 『키라의 경계선 인격장애』, 필로소픽.

3. 엘렌 랭어 저, 이양원 역, 『마음 챙김』,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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