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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Dec 14. 2018

도박이 가장 쉽지 않았어요

  

   나는 도박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돈을 벌었다. 도박을 한다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폐인’, ‘중독자’, ‘실패자’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놀랍게도 그 살벌한 도박판에서도 따박따박 알뜰하게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내가 도박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피땀 어린 연구와 노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박의 수익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내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도박이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특성인 위험성을 감안했을 때, 수익성은 한 마디로 별로였다.    

  

   내가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있었던 비결은 ‘리스크 관리’에 있었다. 소액 배팅을 통한 안정적인 게임 운영과 운에 기대지 않는 확률 시스템 적용을 통해 도박도 투자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게임 방식은 도박이 가지고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본래의 성격을 뒤집고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얻은 결과였기에 수입의 규모를 키우는 데는 그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채산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도박사로서의 길에 먹구름이 끼었다. 도박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깨닫게 된 나는 힘들게 얻은 게임과 배팅의 기술을 활용할만한 또 다른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상에는 도박과도 같은 일들이 많았다. 부동산, 경매, 주식, 채권 등 ‘자본 배팅에 따른 수익 추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행위들이 지천에 차고도 넘쳤다. ‘투자’ 혹은 ‘투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이 나의 레이더에 포착되었고, 내가 도박을 연구하듯 그것들을 공부하면서 내린 결론은 한 가지였다.    

  

   ‘이것들에 비하면... 도박이 가장 쉽지 않았었구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 즉 도박에 배팅을 해본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부동산이나 주식은 너무나도 안정적인 투자 대상처럼 보였다. 도박은 눈을 감고 더듬더듬 가시밭길을 헤매야 했지만, 그에 비하면 주식 투자는 최첨단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벤츠를 몰고 잘 포장된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었다.  

   도박으로 10만 원을 배팅하면 단 몇 초 사이에 승패가 엇갈린다. 내 선택을 곱씹을 겨를도 없이 승부는 끝나 버린다. 하지만 10만 원에 산 주식은 다르다. 물론 가치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도박에 비한다면 엄청난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생각했다. ‘그 위험천만한 도박으로도 돈을 벌었는데, 이렇게 안전한 주식으로 돈을 벌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은 도박판에서도 통하는 사실이다. 호랑이 굴에서도 살아남은 내가 토끼 굴에서 살아남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토끼 굴에서 헤매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랑이 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얘기해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내가 예전에 주식으로 큰돈을 날리고 나서 했던 생각은 ‘이런 도박 같은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실제로 5년여의 긴 시간 동안 주식을 끊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후 나는 ‘진짜 도박’을 투자로 시작했다. ‘주식을 끊고 도박을 시작했다.’는 것은 ‘술을 끊고 마약을 시작했다.’는 말처럼 웃기는 코미디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술이 문제라며 마약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스스로 깨닫게 되었고, 기분 좋게 술을 잘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전할 수도 있게 되었다.  



<돈이 되는 Q&A>  


Q 1 : 주식 투자를 도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 예전에는 주식이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도박처럼 투자했다가 폭망 했었고, 도박의 본질을 깨달은 후에는 주식 투자도 자칫 잘못하면 도박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어 가치 투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Q 2 : 파생 상품에 투자하다가 주식 투자를 하게 되면 쉬워 보인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도박을 해 보면 주식 투자가 쉽다고 느껴지나요?  

 
  
 A : 도박과 비교했을 때 돈 벌기가 쉬웠다는 것이지 주식 투자가 쉬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주식 투자, 그중에서도 가치 투자는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잃지 않는 안전한 주식 투자>  https://blog.naver.com/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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