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게일 시스템 배팅과 대척점에 놓여 있는 ‘파로리 배팅’이라 불리는 시스템 배팅법이 있다. 마틴 게일 시스템 배팅이 1개를 잃었을 경우 다음 배팅에 손실액의 두 배인 2개를 배팅하는 것과 유사하게 파로리 시스템 배팅은 1개를 얻었을 경우 그다음 배팅에 수익액의 두 배인 2개를 배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경우, 10만 원의 초기 자본금을 가지고 연속해서 20번을 승리할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총수익은 천억 원이 넘는다. 카지노에서 스무 번을 연속해서 승리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카지노에서 플레이어가 스무 번 이상을 연속해서 패하는 일도 수없이 목격했지만 반대로 스무 번 이상을 연속해서 승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카지노 게임의 왕이라 불리는 바카라에 ‘줄을 탄다.’라는 개념이 있다. 마치 홀짝 게임과 비슷하게 ‘뱅커’와 ‘플레이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승패를 가르는 이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뱅커에 돈을 걸어 승리하는 경우 그다음 판도 뱅커에 배팅을 하고 또 그다음 판에도 뱅커에 배팅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동전 던지기 게임에서 계속해서 앞면에만 배팅하는 식이다. 50%의 확률 게임에서 연속으로 스무 번 넘게 동전의 앞면만 나오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천 번 넘게 던져진 동전 게임에서 앞면이 연속해서 스무 번 나온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앞면과 뒷면이 적절하게 섞여 나왔다 하더라도 앞면이 나온 확률이 총 7백 번인 것이 확률적으로는 더 희귀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카라 게임에서 이른바 ‘줄’을 타게 된 경우, 한 판당 수익률이 100%인 도박판에서 스무 번을 연속해서 승리한다는 것은 매번 같은 금액을 배팅했을 경우 최소 2,000%의 수익률을 달성했음을 의미한다. 이 어마 무시한 수익률이 멀쩡한 사람을 도박 중독에 이르게 하는 덫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 ‘줄’을 파로리 시스템 배팅으로 배팅했다면, 수익률은 1억 퍼센트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익률이라는 단어와 1억 퍼센트라는 말은 함께 등장하기에도 어색할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숫자다. 초기 투자금 10만 원이 단 몇 분 만에 천억 원이 되는 것이다. 카지노는 이 파로리 배팅 시스템을 통해 작은 돈으로도 큰돈을 따 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배팅액 한도를 정해 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는 앞서 설명한 마틴 게일 시스템 배팅은 카지노 호구였던 시절에 즐겨 사용했으나 도박을 연구하고 공부한 이후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아는 게 힘이 된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새롭게 그 개념을 알게 된 파로리 시스템 배팅은 실제 도박을 하면서 나의 주력 무기 중 하나로 이용되었다. 내가 소액 배팅으로도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 파로리 시스템 배팅 덕분이었던 것이다.
천 원을 잃은 나는 다음 판에도 천 원을 배팅한다. 또 천 원을 잃으면 그다음에 배팅할 금액은 여전히 똑같이 천 원일뿐이다. 만약 10번을 연속해서 패한 경우 내가 입은 손실액은 1만 원에 불과하다. 내가 10번을 내리 패했다는 것은 딜러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로 10번을 내리 이겼다는 얘기가 된다. 딜러는 10번을 연속해서 이기는 흔치 않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1만 원이라는 초라한 수익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하지만 파로리 시스템 배팅을 구사하는 내가 10번을 연속해서 이긴다면 그 결과는 딜러의 승리와는 차원이 다른 큰 승리가 된다. 나의 최종 수익금은 수익률이 자그마치 5만 퍼센트나 되기 때문이다.
나는 도박이 ‘고 위험, 고 수익’의 투자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고 위험, 고 수익률’의 투자가 가능한 금융 상품이라 생각했다. 이는 나의 핵심 도박 게임 전략인 소액 배팅법이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위험성이 큰 투자에 큰 금액을 투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적은 금액을 투자해 큰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은 가능하기에 단 돈 10만 원으로도 하루 종일 카지노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파로리 시스템 배팅의 마법을 도박을 연구하면서 알게 되었고, 달러 투자를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금융과 투자의 영역에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복리의 개념이다.
주식 투자 시의 복리는 도박에서의 파로리 시스템 배팅과 비교하면 그 수익률이 크지 않았지만, 도박보다 훨씬 안전했고 투자되는 금액 또한 큰 편이었기 때문에 그 효과는 파로리 시스템 배팅에 비견될 만큼 컸다.
주식 투자 시의 자본금 천만 원은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라 할 수 있다. 이 천만 원으로 하루 5%의 수익을 1년 동안 꾸준히 올린다고 가정해 보자. 하한가에 사서 상한가에 팔면 하루 만에도 85%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주식 시장에서 하루 5%의 수익률은 비교적 큰 수익률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불가능에 가까운, 아니 불가능한 수익률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하루 5%씩, 주식 시장이 열리는 날을 월평균 20일 정도로 잡아 240일로 계산해 더하면 총 1,200%의 수익률이니 천만 원이 1억 2천만 원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첫 번째 날 천만 원의 5%인 5십만 원의 수익을 얻어, 두 번째 날에는 원금과 수익액을 합한 천 5십만 원을 투자해 5%인 525,000의 수익을 얻고, 다음날도 또 그다음 날도 그날의 수익과 투자 원금을 합해 계속해서 투자를 하는 즉 복리의 개념을 적용해 투자한다면, 1년 후 초기 투자금 천만 원은 약 1조 5천 9백억 가량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루 5%의 수익률 달성은 불가능할 것 같고, 주 5% 정도는 가능할 것도 같다고? 그래도 1년이 지나면 초기 투자금 천만 원은 1억 원 가까이 불어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워런 버핏이 년 평균 20% 정도의 수익률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비결임과 동시에 11살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던 그가 더 어렸을 때 주식 투자를 시작했어야 했다고 후회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파로리 시스템 배팅, 즉 복리의 개념을 달러 투자에도 활용해 보기로 했다.
<잃지 않는 안전한 주식 투자> https://blog.naver.com/b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