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색은 덜고 빛은 더하다.

달콤한 속살을 맛보다.

by 이운덕
"무채색의 그림자가 마치 흑백사진 한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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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바라보던 시선을 가져간 노인에게서
사람이 나뭇잎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는 걸 안다."

벽화 한 장 / 최선옥


여행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낯선 곳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추억을 만들고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추억을 포착하고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흑백사진은 여행지의 감정과 분위기를 잘 담아내는 매력을 주고 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정지된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만드는 소통의 통로이기도 하다.


모든 색들이 모여서 만든 흑색과 모든 빛이 더해져서 만들어진 흰색이 함께하기에 여행사진에서 흑백 사진은 빛과 어둠의 대비를 사용하여 조금 더 드라마틱하고 시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있는 듯하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의 컬러사진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모노톤의 사진을 보면 추상적이지만 숨겨진 표현력을 들출 수 있게 한다.


요즘처럼 디지털이 발달되어 컬러사진을 한 번에 흑백사진을 만들 수도 있지만 여행현장에서 몸으로 느껴지는 현장의 빛을 한데 모아서 흑백으로 담다 보면 피사체가 지나온 세월도 함께 느껴지고는 한다. 컬러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진 안에 담긴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원하는 일상은 비록 흑백이 아닌 화려한 색상들이지만, 이런 일상의 모습에서 색을 덜고 빛을 더하게 되면 삶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마치 사과의 붉은 껍질을 벗긴 뒤에야 그 달콤한 속살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이 변화되는 순간을 이해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흑백사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컬러사진이 가지고 있는 느낌에 여분의 여유를 추가로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빛을 이해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DSC_8801.JPG 쿠바, 아바나
DSC_0045.JPG 우루과이, 콜로니아 델 새크라멘토
DSC_2610.JPG 보스니아, 모스타르
DSC_0901.JPG 미국, 그랜드 캐니언
DSC_0550.JPG 미국, 바그다드카페 안에서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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