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같은 바람

by 보라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작은 찻집의 창가에 앉아

따뜻한 허브차를 마십니다.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향이
마음을 천천히 풀어주고,

창밖의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만히 인사를 건넵니다.


말없이 찻잔을 마주한 우리는

가끔 웃고,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잠시 뒤, 우리는 함께 길을 나섭니다.

발밑의 낙엽이 바스락거리고

가을빛이 스며든 공기가

작은 선물처럼 폐 안으로 들어옵니다.


손을 잡을 수는 없지만

마음은 이미 나란히 걷고 있습니다.


같은 하늘, 같은 바람, 같은 순간 속에서

함께 있는 것처럼.






언젠가 정말 이렇게 차를 마시고

산책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