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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람 Nov 20. 2023

쉬운 게 하나도 없네


‘2023년 다 버티고 2024년 대박만 나는 띠’

우연히 스치듯 본 인스타 피드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토끼띠가 있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진짜 올해 너무 힘들더니 이유가 있었던 건가. 힘든 거 지나가면 좋은 날 오겠지.

나 진짜 기대해도 되는 거겠지? 라며 기대를 마치기도 전에 전화기가 울렸다.

외할머니가 아침에 갑자기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다리가 아프다며 연락이 왔다고. 할아버지도 잘 걷지 못하셔서, 아무래도 두 분 다 병원으로 모셔야 할 것 같다고.


응?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역시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12월 중순에 딸아이의 수술을 앞두고 조마조마했던 마음까지 불을 붙는다.

할머니까지 입원하시면… 아… 나… 어떡하지…?


올해는 정말, 유난히 일이 많았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딱 맞네 싶을 정도로 일이 쏟아져 나오는 통에 올해는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몰아치는 사건사고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 몸과 정신을 단단히 붙들어 매야했다.

그 어느 해라고 순탄했던 해가 있었을까 싶지만, 올해는 해도 해도 너무했다.

특히, 올해는 건강이슈가 많았는데 병원으로 시작해 병원으로 끝나는 해가 아닐까 싶다.

이게 정말 산 넘어 산이라 글로 다 적을 수도 없고, 굳이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도 않을 정도랄까.


코로나로 자의로든 타의로든 갇혀 지내던 시간 동안 감기한 번 안 걸리고 무사히 잘 지냈다 싶었는데, 코로나와 가까운 듯 멀어지니 감기부터 시작해 오만 병이 다 스멀스멀 나타나 몹시도 괴롭다.

어른들의 건강도 참 도미노처럼 이어지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

진짜, 올해만 잘 버티면, 내년에 대박 나는 거 확실해? 이 정도 고생시켰으면 이제 좀 풀어질 때도 됐잖아? 내년엔 진짜 잘 좀 봐주라… 사정하고 싶을 만큼, 간절하고 또 간절한 요즘이다.

뭐 하나 쉬운 게 없고, 뭐 하나 내 마음 같지 않은 게…

어서 올해가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올해 마지막 날에는 정말 후련한 마음으로 보내고, 새해는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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