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 류한석 매니저가 전하는…
SXSW. South by Southwest.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줄여서 '사우스바이'. 3년 연속 참가한 디캠프는 '사바사'라고 부른다. 기호 같고 암호 같은 SXSW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에서 해마다 3월에 열리는 음악 축제이자 영화 축제이자 IT 행사의 이름이다.
SXSW는 2016년 30회를 맞는다. 1987년 음악 축제로 시작한 이 행사는 1994년 영화와 IT 부문을 추가했다. 여전히 음악이 메인 주제로 유지하면서 영화와 IT가 낀 듯하게 유지한다. 한국에서는 디캠프가 2013년 스타트업 대상 부스 지원을 시작하며 IT 업계에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과 무관하게 참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진흥원도 스타트업을 데려가는데 가수들의 참가도 지원한다.
나는 올해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가한다. 행사를 알게 된 지 5년 만이다. 이곳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기사로만 접하다 가려니 막막하기 그지없다. 디캠프는 2016년 SXSW에 시어스랩과 아카인텔리전스, 두 팀의 참가비(항공과 숙박)를 지원하는데 참가자 모두가 초행인 걸 고려해, 2월 12일 참가 팁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발표자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회 연속 참석+준비한 류한석 매니저. 우리도 그에게 팁을 구하자.
미국 지도를 펼쳐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오스틴 시를 점찍어 보자. 대충 오스틴 시가 뉴욕시와 샌프란시스코를 꼭지점으로 한 역삼각형의 나머지 꼭지점이 된다. 동부와 서부의 음악이 이곳에서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델 본사와 구글 데이터 센터가 있고 오스틴 시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는 IT 명문학교이다. 이 지리적 조건이 SXSW를 흥하게 만들었다.
부스를 설치하면 Interactive 기간인 4일 내 꼼짝 못하고 자리를 지켜야 한다. 디캠프가 3년 연속 부스 설치를 지원하다가 경연에 참가하는 팀의 항공과 숙박료를 지원하기로 방향을 바꾼 게 이 때문이다. 모처럼 큰 돈 들여 지원하는데 스타트업이 이름과 제품을 널리 알리려면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경연 참가와 네트워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여겼다.
SXSW는 참가자마다 프로필 페이지를 만들어 준다. 이 페이지는 배지 수령할 때 필요한 QR코드와 스케쥴 관리를 돕는데 다른 참가자와 네트워킹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참석자의 프로필은 국가, 키워드, 직업별로 검색 가능하므로 내 프로필 페이지를 알차게 채우자. 그래야 나를 만나고 싶어할 사람들에게 걸리지 않겠는가. 가령 VR 업계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사전에 'VR'을 키워드로 검색하여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타진하라. 그리고 VR 업계가 나를 발견하도록 내 프로필 페이지도 채우자.
SXSW는 일주일짜리 대학과 같다. 키노트, 워크숍, 파티 등 동시에 수십개 행사가 열린다. 음악과 영화, IT 행사가 동시에 열리고 워크숍은 두세 시간짜리 실습 수업처럼 열린다. 당일에 즉흥적으로 어느 세션을 듣고 싶다고 하여 가면, 줄을 서야 하고 때로는 바로 앞에서 입장이 마감된다. 참가등록해야 하는 행사는 대학교 수강신청처럼 클릭 전쟁이 벌어지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둘러 등록하라.
SXSW는 .... 코엑스에서 열리는 어떤 행사보다 규모가 크다. 지난해 처음으로 가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보다 크다. 음악과 영화, IT를 묶어서만이 아니라 '동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오스틴 시의 도심 이곳저곳에서 열리므로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일정을 짜야 한다.
SXSW는 오스틴 시의 컨벤션 센터를 중심으로 주변 호텔과 건물에서 열린다. 듣고 싶은 발표와 참가하고 싶은 워크숍이 서로 다른 건물에서 진행될 수 있다. 차를 타기엔 애매한 거리에서 진행되니 걸어다녀야 한다. 숙소가 컨벤션센터 근처에 있지 않다면 걷고 또 걸어야 한다. (SXSW 행사 지역의 끝에서 끝은 걸어서 15분 거리)
SXSW는 배지 수령부터 전쟁이다. 숙소에 저녁 늦게 도착하더라도 배지부터 확보하라. 다음날 아침에 배지를 받으려고 하면 배지 수령 줄부터 서야 할 것이다. 그럼 아침은 그냥 보낸다. 본행사가 시작하기 전날에는 밤 10시, 11시까지 배지 수령 오피스를 여므로 오스틴 시에 도착하면 배지부터 수령하라.
SXSW에 트렌드 탐색하려는 음악과 영화, IT 관계자가 몰린다. 이들을 사로잡으려고 먹을거리를 내건 판촉행사가 이곳저곳에서 열린다. 그래서 지갑 열지 않고도 배를 채울 수 있다. (편집자 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비슷하지만, 좀 더 젊은 분위기일 것으로 예상하므로 메뉴 또한 다를 것 같다) 이 부분은 행사 기간 중 판촉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두가 음식을 내거니까 그 부분을 감안하여 계획을 세우시라.
SXSW의 참석자 대부분은 30대 초반이다. 음악과 영화, IT... 행사장 북쪽의 5번가와 6번가에 들어선 술집에서는 매일 밤 파티가 열린다. 곳곳에서 브랜딩 광고를 한다. 난장판이다. (편집자 주: 긍정적인 의미라고 해석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