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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Jul 07. 2016

내가 있는 곳이 일터: 디에디트

구경

디에디트

올해 새로 창간한 매체입니다. 리뷰 글이 많이 올라오고요. 글쓴이가 여성임을 드러내는 사이트입니다. 제가 직간접적으로 아는 매체 대부분 대표도, 편집장도 남자입니다. 그분들이 “우린 남자가 만든 매체야”라고 드러내어 말하는 건 아닙니다. 현상이 이렇다는 겁니다. 편집장이랑 대표가 남자라고 그 매체가 더 재미있거나 재미없거나, 특별하거나 특별하지 않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저 여자 편집장, 여자 대표는 없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해봤을 뿐입니다. 특히나 제품 리뷰 매체는요.





위키미디어는 위키백과 편집자 열에 아홉이 남자라는 자료를 스스로 밝힌 바 있습니다. 남자가 써서 나쁘다는 게 아니라, 글쓴이 대부분이 남자이기에 남자가 모르는 영역, 가령 여성 인물, 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얘기했습니다.


어디든 남자가 많으면 여자가, 여자가 많으면 남자가 소수가 되어 주변으로 밀리기 일쑤입니다. 헐리우드에서 백인 & 남성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가 드물듯이요. 지구는 늘 백인이 구하죠.


네, 위키백과는 남자가 많아서 여자가 끼기 어려운 공간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에 여성 편집자를 모으려는 활동을 합니다. 한국에서도 2015년 여성 편집자를 모으고, 여성을 표제어로 삼은 문서 만들기 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경화, 이혜민 기자는 디에디트의 공동 대표입니다. 구성원이 둘 뿐이어서 둘 다 대표이고, 편집장이고, 기자입니다. 명함에 ‘에디터’라고 표기한 걸 보니 ‘내가 대표이고 편집장이오’라고 굳이 드러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디에디트 소개 글. 기사에서 하경화 기자는 에디터 H, 이혜민 기자는 에디터 M으로 지칭합니다.


이혜민, 하경화 기자는 기어박스라는 IT 매체 출신입니다. 디에디트 창간 공지 글이 올라온 게 6월 29일이니, 창간 1개월도 안 되었네요. 파릇파릇한 새싹처럼 두 사람 모두 기운이 넘칩니다. 원래 그런 성격일지도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데 궁금한 마음에 사무실 구경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언제든 환영한다고 하였으나 사무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오호 +_+. 귀찮으면 절 거절할 것 같아서 앞뒤 재지 않고 가겠다는 말부터 뱉었습니다.


디에디트의 아지트는 망원동에 있습니다. 말해도 되겠죠? 마포구 잔다리로 105. 커피 콘하스라는 카페입니다. 컨테이너를 쌓은 3층짜리 건물을 통으로 씁니다. 핸드드립 커피가 맛있고, 테이블마다 콘센트가 있고, 와이파이를 공짜로 쓸 수 있고, 어디에 앉아도 그림 같은 사진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습니다. 업무 환경으로 그만인 곳이라 아이맥을 들고온 사람도 있답니다. 이건 너무 심한 사례 =_=...

창이 넓다 못해 실내외 경계가 모호한 카페 콘하스. 디에디트의 아지트.


이혜민, 하경화 기자는 커피 코하스에서 글도 쓰고 촬영도 합니다. 매일 만나지 않고, 종일 붙어 있지는 않습니다. 대체로 오후에 만난다고요~. 각자 할일이나 일정, 내용은 큅이란 서비스로 공유합니다. 은 구글드라이브나 네이버 오피스, 에버노트와 비슷한 서비스인데요. 세 서비스보다 조금 더 직관적입니다. 하경화 기자는  큅을 공짜인 게 말이 안 될 정도로 좋은데 한글 폰트 지원이 약한 게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디에디트 소개 글을 무겁게 썼는데요. 디에디트 글은 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통통 튑니다. 재치 넘치고요. 다들 기능이 어쩌고 저쩌고 얘기를 할 때 ‘이거 내 몸에 차기엔 안 예뻐’라고 시원하게 말합니다.


두 기자 모두 전 직장이 IT 매체였으나 디에디트는 IT 제품만 다루지 않습니다. 남자 화장품, 개집, 우산... 이혜민 기자는 술 기사를 씁니다. 캡틴큐의 뒤를 이어 나온 블랙조커, 새로 나온 호가든 3종을 소개했는데요. '에디터M의 낮술 시리즈'입니다. 그런데 이 기자, 술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시뻘개지고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한다고요. 술 못하지만 술자리를 좋아하고 술 기사를 쓰는 기자 +_+  



목표는 굶어죽지 않는 것


디에디트의 목표가 무언지 물었습니다. 창업자 만났을 때 이런 질문, 뭐라고 답하느냐에 따라 질문한 사람이 머쓱해지기도 감동받기도 합니다. 제가 받고 싶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고요.


하경화 기자는 “디에디트 사이트가 지금처럼 예쁜 모습을 유지하고 굶어죽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큰 성공을 바라지 않으나 유명해지고 싶다는데요. 가슴에 불을 품었네요. 이혜민 기자는 소박하게 살고 싶다고 했는데 창업이라는 도전을 한 걸 보면 그녀 또한 심장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마음에 들어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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