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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Feb 14. 2017

네이버 챗봇 주문, 위험한 녀석

오늘이었다. 네이버가 챗봇으로 도미노 피자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흠~ 내겐 특별할 것 없는 자료였다. 피자를 자주 사먹지 않는 데다가 배달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시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어온, 아주아주 새롭지 않은 얘기였다.

 




자료 속 설명대로 네이버 검색창에 '도미노 피자'를 검색했다. 사이트 컬렉션에 '챗봇주문'이라는 메뉴가 생겼고, 챗봇 주문 기능을 브랜드 검색 광고로 노출하고 있었다.

구경이나 해보잔 생각으로 챗봇 주문을 클릭했다. 랜더링 페이지를 주욱 훑어보곤 '지금 바로 챗봇주문하기'를 눌렀다. 




누른 까닭은, 기능 구현이 궁금했고 판매 메뉴 정가의 10%를 네이버 페이로 적립할 수 있단 문구에 혹했기 때문이다. 가장 싼 메뉴가 3만4천7백 원이니, 네이버 페이를 최소 3천4백7십 원 적립할 기회다!


'그래, 새로운 기능 체험하고 피자 먹고 네이버 페이 적립도 하자'


라며, 주문 단계를 밟았다. '이따 저녁에 집에 들어가며 찾아가면 되겠지'라면서.




네이버 챗봇으로 도미노 피자 주문하기 기능엔 사람 말귀를 기똥차게 알아듣는 기술 같은 건 없다. 인공지능... AI, 알파고... 이런 단어는 멀리 저 멀리에 두길 바란다. 





네이버 톡톡으로 주문할 수 있는 도미노 피자는 세트 메뉴 6가지뿐이다. 배달 주문하면 정가에서 20%, 매장 방문하면 정가에서 35%를 할인하지만, 최저가 세트메뉴의 정가가 3만4천7백이다. 매장에서 픽업하면 2만2천5백 원이지만,... 세다.




브레이즈드 포크 3종 세트와 피자+스파게티+콜라 세트 3종이 아닌 피자는 주문할 수가 없다. 도대체 '브레이즈드 포크'가 무어란 말인지. 다른 메뉴를 주문하려면 도미노 피자 웹사이트로 가거나 전화기를 들자. 






네이버 톡톡으로 주문할 땐 말을 걸면 안 된다. 말하지 말자. 말귀 알아듣는 챗봇은 아니다. 도미노피자가 제시하는 선택지를 꾹꾹 누르기만 하면 된다. 


'주문하기'... 


나는 매장 방문 주문하기를 골랐다. 저녁에 집에 가는 동선을 고려하여 방문할 매장을 찾았다. 이 과정도 클릭클릭. 도미노피자와 나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주문하기 과정이 끝나고 나서 대화창을 보면 대화가 오간 것 같지만, 내가 한 일은 클릭하기뿐이었다.






네이버와 도미노피자는, 네이버 앱에서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하여 네이버 톡톡으로 주문하고 이벤트 기간에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한다고 하였으나, 결제는 오프라인으로 한다. 결제 방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주문 완료와 동시에 결제가 된 줄로 착각했다.




네이버 톡톡으로 배달 음식 주문하기는 모든 걸 온라인으로 가져오진 않았다. 결제 오프라인으로, 주문 취소는 전화로 해야 한다. 초기 단계여서 모든 기능을 품지 않은 듯.




네이버 톡톡으로 피자 주문하기는, 배달 앱으로 주문하기보다 쉬웠다. 전화 주문보다도 간편했다. 


도미노 피자가 대화창에서 제시한 세트 메뉴를 고르고, 

배달 주문할지 방문하여 가져갈지 고르고,

방문할 매장을 고르면 끝.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주문 즉시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 그렇지, 배달 주문이었지. 


난 왜 .... 예약 주문이라고 생각한 걸까. 


픽업할 매장으로 당장 갈 형편이 안 되었다. 배달로 돌린데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급했다. 그런데 채팅 창에 취소하기 단추가 없었다!


급한 마음에 매장에 전화하기 단추를 눌렀다.


취소는 쉽지 않았다. 매장이 전화를 받지 않아서 본사 고객 센터 - 지부 고객 센터를 통하느라 시간이 지체됐기 때문이다. 이러다 피자 다 만들면 어쩌나... 싶었다. 주문이 이렇게나 쉽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다행히 취소되었고, 네이버 톡톡 대화창으로 취소 완료 메시지가 왔다.




난리를 겪고 나서야 안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유용할까?


이런 경우, 나만 있는지 모르겠는데 집으로 가는 마을버스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가 있다. 집에 도착해서 주문하면 너무 늦기 때문이다. 배달 앱은... 내가 뭘사려는지 주위에 너무도 크게 보여주어서 부담스럽다. +_+. 신용카드 결제 화면을 누군가 볼지 모르는 것도 불안하고.


누구는 '요기요 있는데?'  '배달의 민족 있는데?'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두 서비스를 온 국민이 가입한 건 아니다.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지 않는데 두 앱을 깔긴 부담스럽다. 앱 까는 건 그렇다쳐도, 새로운 서비스마다 회원가입하는 건 좀 지친다.


네이버가 파고드는 건 이 지점 같다. 모든 서비스에 일일이 회원가입하기 귀찮음. 불안함....

그리고 노리는 건 이것 아닐까. 네이버로선 배달 음식 주문하는 행위가 요기요, 배달의민족, 배달통 등 네이버 밖 서비스에서 일어나고 가게 정보가 해당 앱 안에서 위치 기반 추천, 검색으로 일어나는 게 달갑지 않았을 게다. (배달 말고도 네이버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고 걱정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있다. 가령 강아지 분양 기타 등등등...  그리고 식당 후기, 쇼핑 후기, 온갖 후기가 배달앱, 오늘의집, 하우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네이버 아닌 서비스에 쌓이고 있다.)


돌아와서, 네이버 매출의 근간이 되는 광고는 네이버라는 매체 파워가 있어야 강력하고

그 매체 파워는 모든 정보를 네이버에서 얻는 사람들의 행동에서 나오지 않던가.

그럴려면,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온갖 카테고리의 글과 사진, 영상을 쏟아 붓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검색도 꽉 붙들어야지.


그래서 상상해본 시나리오는


스마트폰 네이버 앱을 열어

- 네이버로 음식점 또는 음식을 검색하고

- 통합검색에 뜨는 '챗봇주문' 메뉴를 눌러 네이버 톡톡으로 이동하여

- 메뉴 고르고, 음식 받거나 주문할 방법을 선택하면 끝

- 서점과 네이버 쇼핑, 네이버 뮤직, 네이버 북스, 네이버페이 적용 사이트 등에서 쓸 수 있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미끼. 네이버 톡톡으로 배달 주문하기 체험을 늘린다


인데. 이 과정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쓰며 짜증나게 하는 회원가입이나, 결제하기가 없었다. 메뉴 선택지가 제한적인데 그럴지라도 초간단한 방법이었다. 진짜 주문인지 헷갈릴 만큼.


결론은, 시험하지 마시라. =_+; 

중고나라에서 흔히 하는 말처럼 정말 살 사람만 말 걸자.




네이버 톡톡으로 도미노 피자 주문하는 방법은 아래 링크에 자세히 나온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이벤트는 3월 9일까지만 한다.

http://chatbot2.dominos.co.kr/www_new/html/naver_talk/html/00_main_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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