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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Mar 24. 2017

리디북스 선물하기가 안 될 때는 알라딘으로...


더기어 황승환 팀장님은 이따금 책을 선물한다. 가입한 리디북스에 정기적으로 캐시를 충전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금액이 커지면, 인심 좋게 책을 쏜다. 이 선물은 커피 두세 잔 얻어마시는 것보다 무겁고 오래간다.


올봄, 날 좋은 3월 15일. 황승환 팀장님이 '정 기자, 책 한 권 골라봐'라고 했다. 이왕 선물 받는 책이니, 가볍지 않되 술술 읽을 수 있는 걸로 고르고 골랐다. 겨울부터 책을 멀리해서 읽기 목록이 없던 터라, 베스트셀러와 신간 목록을 훑고, 머리에 퍼뜩 떠오르는 출판사의 출간 목록까지 클릭에 클릭을 거듭했다. 요즘의 기분에도 맞고 쉬운 책을 골라 책 페이지를 메신저로 보냈다. 그런데 등뒤에서 


"어, 선물하기가 안돼"


그럴리가. 어랏. 정말로 리디북스의 선물하기 단추가 없었다. 천하의 리디북스에 오류라니. 얼른 리디북스에 연락했다. 이런 오류는 발견 즉시 잡아줘야 한다면서. 


같은 서점 안에서도 출판사, 책에 따라서 쓸 수 있는 기능이 다르다. 


그.런.데. 오류가 아니었다. 


리디북스는 전자책을 팔면서 동시에 선물하기 기능을 제공한다. 전자책도 종이책처럼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게끔 하는 기능이다. 종이책을 선물할 때 서점에 누구에게 할 선물일지 일일이 말하지 않듯, 리디북스의 선물하기 기능 또한,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리디북스의 전자책은 리디북스의 전용 뷰어로 읽어야 하니, 선물받을 사람의 리디북스 아이디로 책을 곧바로 넣어 주는 방법이 있다. 아이디를 모르면 선물 받을 사람의 이메일만 적어 내도 상관 없다.


리디북스가 서비스하는 책 중 e-KPC를 통하여 받아오는 책은 선물하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e-KPC는 한국출판콘텐츠의 영어 표기 (e Korea Publishing Contents)로,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출판사가 주축이 되는 곳이다. 출판사와 서점 사이에서 전자책 유통 때로는 제작까지 맡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출판사 공용의 전자책 서버를 운영하는 셈이다.


아, 이 글에서 하려던 얘기가 전자책 선물하기였다. 리디북스와 e-KPC DRM 호환 문제로, 선물하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구매자와 실제 책을 읽는 사람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라는데.... 

호.기.심.에. 리디북스에서 선물하기가 안 되고, e-KPC 소속 출판사의 책을 다른 서점에서 선물하기로 사봤다. 여러 서점을 쓰고 있지 않아서 알라딘으로 갔다. 리디북스에서 이 책(서명은 밝히지 않는다) 이선물하기 기능을 쓸 수 없고 '선물하기' 단추가 아예 뜨지 않았던 것과 달리, 알라딘에선 선물하기 단추가 살아 있었다. 단추만 있고, 실제 결제 기능은 작동하지 않을 것 같기에 결제를 해봤는데 문제 없이 계산까지 마쳤다.


책은, 특히 전자책은 출판사와 서점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굴러간다. 종이책은 어느 서점에서든 사서 읽으면 되는데 전자책은 다르다. '그냥 읽'는 게 쉽지가 않다. 점점 편해지고 있으나 엉킨 실타래를 어느 한 곳에서 힘으로, 규모로 밀어부치지 않는 한 나아지는 속도는 느릴 것이다. 그래서 늘 하는 생각이, 전자책을 쌓아두고 읽기용으로 사 볼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읽기'용으로 계산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이다. (이렇게 생각해서 더 많이 안 사나 싶기도 하다. 내게 전자책은 장서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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