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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Oct 25. 2016

높다란 책장이 있는 선릉 카페

'책방' 간판 단 예쁜 카페

최인아 책방을 다녀왔다. 문을 열기 전부터 기사가 나왔던 곳이라 가보고 싶었다. 한 번은 친구랑 한 번은 모임으로.


최인아 책방은 선릉역 7번 출구에 있다. 지하철 역 출구로 나와서 쭉 걷다 보면 1층 옷가게가 있는 '더그레이스'라는 건물 4층이 최인아 책방이다.



건물 겉에서 나는 분위기는 최인아 책방까지 이어진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자그마한 샹들리제가 있고, 몸을 오른편으로 틀어 걸어 들어가면 높다란 책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앞에는 쿠션이 푹신한 낮은 의자와 테이블이 있다. 왼편엔 기다란 책상이, 그 옆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있다. 전반적으로 책방보다 카페 분위기다.


카페가 맞다. 입구에 커피 매대가 있다. 커피와 차를 파는데 손님 요구에 맞춰서 일회용 컵 또는 잔에 담아 준다. 책 구경하면서 마셔도 된다.


최인아 책방은 책 구성도 책방보다 카페에 가깝다. 책방으로서 딱히 신경 쓴 것 같지 않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익숙하게 본 책 위주로 구비되어 있다. 동네 문제집과 여성잡지 파는 서점과 비슷한 구색이다. 웬만한 유명한 책은 있으나 '이 서점에 가서 발견했어' 싶은 책은 없다. 무난. 소셜 섹션은 전멸.


책방은 무난해야 하는 것 같다. 서점 주인 취향이 독특하면 찾아올 손님이 한정적일 테니까.


책 구색에 특별함이 없으면, 주인장에게 독특함이라도 느꼈으면 좋으련만. 이 서점이라는 카페는 주인장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매대에는 커피와 음료를 만드는 직원이 있고, 이 직원들은 운영을 잘 몰랐다. 교보문고, 영풍문고에 가면 일하는 직원이 책에 관하여 간략한 추천이나 찾아주기 같은 거라도 하는데...


나는 책을 살 때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 대형 서점이 아닌 이상에야 계산하면서 주인장과 한두 마디하는 것에 로망을 품는다. 사가는 책을 보고 '잘 골랐다'거나 '이런 거 관심 있으면 다음 번에 저런 책도 사봐라'거나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책을 사는 재미를 곱절로 만든다. 자주 가는 책방 주인장이면 어느새 내 취향을 파악하고선 '이 분야를 좋아하시네요'라고 말하는데 이게, 왓챠나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가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 추천하는 것보다 더 재미나고 뿌듯하다. 이런 재미 때문에 온라인 서점 대신 오프라인 서점을 가곤 한다.


기대가 컸나 보다. 예쁘게 꾸몄는데 허하다.


덧. 이런 공간이어도 있는 게 어딘가 싶다. 출판사 북카페가 멋지게 꾸며졌더라면 여긴 화제가 되지도 않았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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