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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Yoo Dec 15. 2019

내 일상의 카테고리를 보면 내가 보여요

러아프컬러링 모임

최근 라이프컬러링 모임을 많이 가졌습니다.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경청하고, 질문하고, 발견하는 일이 저는 왜 이토록 좋고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까요.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채워져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인지도 알기 어려운데, 일상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힘든지 들어볼 기회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와는 다른 일상, 나와는 다른 분류로 일상을 그려내는 사람들을 보는 기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내 루틴을 그려보는 것과, 다른 분들과 에너지를 나누며 타인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가 보는 작업을 반복하여해 볼 수 있는 경험. 그 경험을 통해 더 많은 발견과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라이프 컬러링에서는 루틴을 그리기 전, 자신의 일상을 6가지 분류로 나누는 작업을 하는데요. 이 카테고리는 한정된 개수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상의 우선순위가 반영됩니다. 타인이 어떤 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누는지 보면 금방 그 일상의 형태가 보일 때가 있고, 새로운 발견, 재미있는 질문이 오가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불편한 마음'이라는 카테고리

지난주 루틴을 그렸던 참가자 분. 불편한 마음이라는 카테고리가 저는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보통 6개의 카테고리를 나눌 때 수면, 일, 휴식, 아이 돌보기 등 일반적으로 '활동'에 근거하여 나누는 분들이 많은데, '감정'에 의한 분류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감정의 크기가 컸다거나 감정을 잘 구분해 내는 분일 가능성이 크겠죠. 가족과 있을 때, 혹은 의무적인 통화를 해야 할 때 느꼈던 불편한 마음을 읽어내고, 그 마음을 루틴지에 그려 넣으셨던 것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나에게도 '불편한 마음'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든다면 그건 언제일까? 그런 자문을 하게 만드는 신선한 분류였어요. 






'남편'이라는 카테고리

남편과 보내는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지만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는 참가자분. '남편과의 시간'도 아닌 그냥 ;남편'이라는 카테고리를 넣으신 것이 저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카테고리의 분류는 순전히 내 마음속의 우선순의, 내 감정의 우선순위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거짓으로 작성하기 어려운 영역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참가자 분이 남편분과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카테고리를 보며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이동시간'이라는 카테고리

직장인 참가자분들을 만날 때 공통적으로 '이동시간'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나게 됩니다. 하루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렇기 때문에 이 시간에 무얼 하느냐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잘 보냈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어주는 시간이기도 하더라고요. 이동시간이 무언가를 배우는 시간이 되느냐, 휴식이 되느냐, 더 피곤해지는 SNS 타임이 되느냐 역시 순전히 내 선택이 되겠지요. ㅎㅎ




'수면'이라는 카테고리

수면 카테고리는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에게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입니다. 참가자 분 중 한 분이 '낮잠'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수면을 낮으로 소환, 별표까지 넣어 다음 주 루틴을 완성하셨습니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잘 운용하시는 장점을 가진 분이신데, 이렇게 의도적으로 낮잠을 넣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반갑기도 하고, 또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같이 게으른 사람에게는 생산적인 카테고리가 하나 더 생기면 반가운데, 다분히 도 부지런한 분이 더 느슨해지기로 결심했다고 이야기하시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더라고요. 





'무의미한 휴식'이라는 카테고리

한 참가자분이 휴식이라는 카테고리를 회색으로 칠했다면서 '충전'과 '무의미한 휴식'을 구분해봤다고 하셨습니다. '무의미한 휴식에는 주로 무엇을 하세요?'라고 물어봤더니 주로 스마트폰을 하거나, 무언가 한 것 같은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 휴식이라는 답변을 해주셨어요. 저도 그렇게 기억이 나지 않는 휴식시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렴풋이 쉰 것 같은데, 더 피곤해진 것 같은 느낌. 분명 몸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속은 무지 시끄러웠던 것 같은 시간. 내 일상에 무의미한 휴식이라 느껴지는 시간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라이프컬러링 모임은 12월 1월 계속 열려있습니다. 컬러컬러한 모임에서 만나요!

https://linktr.ee/lifecolo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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