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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스티라운지, 카페 몽타주

지역브랜딩과 한국적인 것에 관하여

by borderless

티에리스티라운지

티에리스티 공간 내부

어릴 땐 차의 묘미를 몰랐다. 사실 지금도 그리 잘 알지는 못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심장박동수가 올라가고 순간적으로 힘이 올라가는 반면 차는 온유한 마음이 차곡차곡 쌓이는 듯하여 그 기분이 좋아 마시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설록이나 한국에 있는 작은 찻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중복된 취미이자 운동이 요가인지라 요가 수업 후 차담하는 경우도 있기에 자연스레 차의 매력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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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에는 여전히 찻집이 많진 않다. 브런치에 처음 차에 관한 콘텐츠를 썼을 때가 2019년인데 6년이 지난 지금도 차는 그리 많이 퍼지지 않은 카테고리다. 간헐적으로 동네에 찻집이 보이긴 하는데 아마 수익률과 구매 전환율이 낮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 본다. 제품이라는 게 찾는 이들이 있어야 운영이 되니 말이다. 차가 주는 매력은 무얼까 하니 장년층, 노년층, 청년층을 모두 어우를 수 있는 점이 있다. 우연히 동네 찻집이 생겨 차창 밖으로 바라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편안하게 차를 마시는 모습이었고 그 안에 적잖게 젊은 청년들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차 또한 현대적으로 풀어낸다면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고 그 문화도 조금 부드러워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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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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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카페가 정말 많다. 로스터리 카페는 많이 없지만 커피라는 소재 자체가 진입장벽은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오픈하긴 하지만 오픈 이후 카페와 원두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결국 원두를 로스팅하여 자신만의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가져가지 못하는 곳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에는 적도 지역도 아니고 원두 생산이 쉽지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로스터리 카페가 있는 경우를 마주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장인정신 匠人精神, Shokunin Spirit'을 바탕으로 하는 나라다. 커피를 하나의 음료로 생각하는 걸 떠나서 정성을 담아서 만든다의 관점이 크다. 그래서 소량으로라도 원두를 들여서 직접 로스팅하고 핸드 드립 하는 방식이 발전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카페를 갈 때 단순히 예쁘게 포장한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만의 커피맛을 독자적으로 가져가는 곳에 방문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로스터리 카페를 찾게 되는 것 같다.


KakaoTalk_20250323_111605890_11.jpg 몽타주 카페 상품들

그래서 지역 산업군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려면 나라의 기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문화 정신과도 연관이 크다. 일본은 특산물을 이용한 관광 상품화와 지역 브랜딩을 굉장히 잘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것도 상품 캐릭터를 만들어 홍보를 하거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장소와 결합하여 그 지역의 브랜딩을 깊이 있게 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고온 다습한 기후적 요소를 활용하여 온천이나 목욕탕을 자연 친화적으로 인테리어 하기도 하고 바다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건어물과 관련된 식품과 과자의 발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https://www.koreait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059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46416

그런데 한국은 관광 산업과 지역 브랜딩이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에서 로컬 브랜딩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지만 지금도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왜 한국은 지역 브랜딩이 지속성이 없는지를 생각해 보면 정책의 지속성이 없다. 예를 들면, 시에서는 공약이라는 걸 만드는데 그 공약의 수가 초기에는 100가지 이상이 나오고 그 공약을 기반으로 해서 분과되고 사업을 진행한다. 그런데 보통 시장이 바뀌면 공약과 정책이 바뀌다 보니 어떤 가치를 꾸준히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모든 가치라는 게 적어도 10년이라는 세월은 필요한데 4-5년 정도의 임기 마무리 후 정책도 만료가 되니 지속성이란 게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수 활성화와 관광업을 통한 수익 창출의 기본이 지역 브랜딩인데 우리나라는 각 지역마다의 특수성이 잘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커피 하나를 말하다가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결국 고유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그 외로는 단순히 소비재나 관광업 관점이 아니라 학교와 학풍의 관점으로 보자면 대학만의 고유한 전통과 학문이 있을 텐데 그 학문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와 융합하여 시너지를 올리는 것도 방법이 이라고 본다. 그래서 출판이라고 하자면 출판물의 인쇄 작업 자체로 보는 것을 떠나서 현재는 AI기술을 활용하여 브랜딩적 그리고 기술적인 확장 개념으로 도달해야 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한국적인 것, 한글 등을 바라보면 그 또한 한글뿐만이 아니라 한국적인 것을 상품화하는 것에 대한 개발이 분명히 필요하고 그것이 그 대학의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식품을 바라볼 때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그 가치를 이루기 위해서 절대적인 자본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많이들 브랜딩을 얘기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수반되는 것인지도 알아야 브랜딩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는 것 같다.

IMG_0778.JPG 도쿄의 로스터리 카페 '로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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