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

2박 3일 서울여행의 첫 날 저녁 일정 with Grace

by 글쓰는 여자


� 여행 기간 : 2025. 12. 17 ~ 2025. 12. 19




prologue

20대 시절 혜화역 대학로 연극은 자그마한 공연장이었지만, 배우가 관객에게 다가가고 관객은 무대로 나가 서로 간의 장벽없이 원활한 소통을 통해 소소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상황들이 좋아 가끔 찾곤 했었다.


다시 여행을 시작한 뒤로 나의 여행 파트너가 되어주는 그레이스와 제이콥과 같이 이러한 경험을 하고 싶어 대학로를 찾았다.


그렇게 처음 본 작품이 23년 12월 후암씨어터에서 본 '불편한 편의점'이었다.


'편리한 생활을 위해 찾는 편의점이 어떻게 불편할까?' 싶은 의문으로부터 시작한 편의점의 변화를 이끌어낸 독고의 삶에는 어떠한 비밀이 담겼는지를 따라가는 과정도 재밌는 연극이었다. 다 보고 난 뒤 그레이스가 연극에 대한 관심이 더 생긴 듯싶었다.


나 역시 감성을 더해줄 수 있는 연극을 자주 보는 것은 여행 중 즐거운 요소 중 하나였기에 이후로 제주 연극협회 서포터즈를 통해 제주도 내 소극장 혹은 설문대에서 진행한 연극을 통해 감성을 더해 보곤 했다.






간혹 불편한 편의점과 관련한 이벤트 정보를 문자로 받아 보곤 했는데, 11월에는 서포터즈 모집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비행기를 타야 할 상황 안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지우의 작품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이내 지원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내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안 되었구나' 싶은 마음과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마음이 교차한 시간을 잠시 보낸 뒤 잊고 지내던 중 힙격자 발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합격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받았다. 그리하여 11월에는 '빙굴빙굴빨래방' 감상에 참여하고, 3일 이내 포스팅을 완료해 2차 미션으로 12월 '안녕하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의 관람권 또한 받았다.


잠시 우쥬서포터즈 1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2개월 동안 두 번의 극단 지우의 작품을 감상한 뒤 극단 측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다소 반영한 후기 포스팅을 작성한다. 11월의 연극 관람 후기 포스팅이 작품을 보고 난 뒤 3일 이내 작성되면 2차 연극 관람권이 주어지는 형식이었고, 1차 미션에서 후기 안에 동영상을 함께 넣으면 2차 선정 확률이 높아진다. 1차 미션이나 2차 미션 모두 관람일자와 시간, 관람자 숫자를 지우에서 보내준 문자 속 구글폼을 통해 적어 제출하면 별다른 추가 절차없이 바로 그 날짜에 예약이 되었다.


12월 초에는 제이콥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온 터라 그레이스와 다시 서울여행을 가는 것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러 방법을 통해 여행경비를 마련해 서울로 향했다. 이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다녔기에 식비를 최대한 줄이고자 한 끼 3천 원 하는 청년밥상문간 술로우점의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처음에는 가격이 저렴해 방문했지만, 뒷날은 맛이 좋아 재방문했다.


실물 티켓 수령은 건물 3층 루미나아트홀 매표소에서 서포터즈라고 이야기하니 미리 준비해 둔 봉투를 건넸다. 그것 안에는 티켓 두 장이 들었고, 입장할 때 매표 직원에게 보여주면 되었다.


책을 쌓아 만든 눈사람 포토존과 휴남동 서점 간판, 투데이 캐스팅 보드 등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관람 전까지 20여 분의 시간이 남아 주변 대학로를 돌며 혜화동의 분위기를 즐겼다.


그런 뒤 연극 시작 10여분 전쯤 아트홀에 도착해 지정석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그레이스와 내가 들어온 뒤 관람객 수가 점차 늘며 내 뒤의 가장 뒷줄 외에는 빈 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가장 뒷 좌석은 공연 시작 뒤 올 수도 있는 관객을 위해 비워둔다고 하셔서 그 앞줄의 사람들이 가방이나 겉옷 등을 올려두었다. 첨언하자면, 공연 시작 뒤에는 관객을 받지 않는 것이 극단 측의 원칙이다.




연극 시작 전




관람 전, 휴남동서점의 리뷰를 찾아보았는데 연인끼리 보면 좋을 작품같았다. 하지만 막상 보니 요즘 현실을 반영한 캐릭터, 자신의 장래를 고민하는 학생,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엄마, 결혼 이후 스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결정해 가는 인물까지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해 어느 누구라도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많아 관객 호응도와 집중도가 높은 편이었다. 배우들은 노래를 부르고, 대사를 읊조리기도 했다.


연극은 역시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달려 나가는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의 작동에 잠시 숨을 고를 변연계의 작용을 이끌어내는 데 적당하다는 마음이 드는 시간이었다. 이성의 편향된 작동으로 인해 눌렸던 감정은 부드럽게 매만져졌고,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연극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내용의 짜임새와 등장인물의 성격이 하나하나 입체적이라 후속 편이 나온다면 어떨까 라는 싶은 마음이 들었다.




출연진은 공연 날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이었다. 마무리한다면, 극단 지우의 연극은 사람들의 마음을 살살 녹여내는 감성을 작품 안에 담아내는 특별함을 지닌 듯하다.



epilogue

커피향이 가득 베인 듯한 독립서점의 느낌을 반영한 무대 구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아늑하고 포근했다. 당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애기봉생태공원을 다녀왔던 내게는 무대 분위기가 노곤노곤했다.
연극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인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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