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선물하러 들어갔다 발견한 "AI 메이트 쇼핑" 서비스 후기
평소에 주변 지인들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선물을 자주 주는 편입니다.
오늘도 직장 동료 생일 선물을 사려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들어갔다가 'AI 메이트 쇼핑'이라는 서비스를 발견했고, 궁금한 마음에 바로 들어가 봤습니다.
알고 보니 작년 12월에 베타 버전으로 출시된 서비스로 아직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 중이고 2025년 상반기 정식 출시 예정인 서비스였습니다. 베타 버전이니 개선의 여지가 많으리라는 것을 감안하고, 사용해 본 후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곧 정식 출시 될 테니 아쉽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AI 메이트 쇼핑 배너를 눌렀더니 전용 채팅방이 열렸습니다. "선물할 때 고르기 어려운 상황을 도와준다"는 서비스 소개로 기대감을 안고, 서비스 시작하기를 누르니 간단한 약관 동의를 거쳐 채팅이 시작됩니다.
채팅이 열리면 선물을 찾기 위한 세 가지 질문 프리셋을 줍니다. 저는 "이번 달 생일인 친구 알려줘"를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카카오톡 친구 목록 중 이번 달 생일인 친구들을 정리해 보여줬습니다. 그중 한 명을 골라 바로 선물 추천을 요청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결과는 친구의 취향, 과거 위시리스트 등을 기반으로 한 추천이었는데요, 기대와는 달리 그 친구와는 거리가 조금 멀어 보이는 향수, 핸드크림을 추천해 줬고 심지어 전부 입생로랑 상품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온 건지 의아한 생각이 들던 차에 상품마다 붙어있는 '추천이유 더 보기' 버튼이 눈에 띄어 눌러봤습니다.
추천 이유를 물으면 크게 브랜드 스토리, 제품 설명, 추천 이유 3가지로 설명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실 개인화된 내용이 아니어서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알고 싶었던 추천 이유는 "00 이가 평소 관심 가졌던"상품이거나 최소한 "00 이의 나이대 여성들이 생일에 받고 좋아한" 상품 정도의 사유였거든요. 기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그 정도 추천 근거는 봐왔던 터라 더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아쉬움에 "별로예요" 리액션도 남겨봤지만, 대안이 나오지는 않고 의견 수집에 대한 고마움만 표했습니다. 이 정도 리액션도 더 나은 업데이트에 데이터적으로 도움이 될까요?
돌려서 말하는 게 안 통하니, 직접적으로 추천된 상품 아래 "다른 선물 추천" 버튼을 누르고 더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결이 완전히 다른 보드게임들이 추천되기 시작했습니다.
음.. 추천하는 근거와 맥락을 잘 모르겠네요. 뭔가 요청 과정에서 꼬여버린 걸까요? 프리셋만으로 대화를 진행했는데, 직접 메시지를 입력하는 요청은 더 어렵지 않을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받으면 반응 좋은 선물", "3만 원 이하의 선물" 등 다른 요청들을 반복해서 누르다 보니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그중 적절한 상품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과정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잘 정리되어 있는 카테고리를 탐색/검색하는 것보다 더 좋은가? 빠른가? 에 대해 확신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구매할 상품의 '이걸로 선물하기' 버튼을 누르니 구매 확인을 위한 정보가 한번 더 표시되고 드디어 '구매하기' 버튼이 노출되었습니다.
구매하기를 누르니 결제수단을 변경하고 결제할 수 있는 바텀시트가 올라오는데, '결제하기' 하니 결국에는 기존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상품 상세 페이지로 한번 더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후 결제 프로세스는 기존과 동일했습니다.
좋았던 점은 선물을 골랐던 친구의 프로필이 결제하러 간 상세 페이지에 그대로 적용되어 있어서 따로 설정없이 바로 결제로 넘어갈 수 있었던 점이었어요. 하지만 꼭 '이걸로 선물하기' 버튼을 눌러 구매 확인 정보를 먼저 출력시키고 거기에 있는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야 적용됩니다. 그냥 상품 이미지를 눌러 상세페이지로 넘어가면 프로필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프리셋을 사용하지 않고 원하는 상품에 대해 직접 작성했습니다. "3만 원 이하의 유리잔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조건에 맞게 잘 추천해 줬습니다. "더 고급스러운"을 요청하면 가격이 약간 높거나 디자인이 더 고급스러운 상품을 다시 추천해 줍니다.
잔을 보다 보니 맥주잔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맥주잔으로 보여줘"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했더니 다시 맥주잔 추천을 보여줬습니다.
마음에 드는 상품에 추천 이유를 물으니, 이전과 같이 브랜드 스토리, 상품 설명, 추천 이유를 보여줬습니다만 여기에 추가로 "추천 시 참고한 출처(유튜브 영상 링크)"를 안내해 줬습니다. 뒷받침 자료가 하나 더 있을 뿐인데 친구 생일 선물 추천 때보다 훨씬 납득이 가는 설명으로 느껴졌어요. 추천받은 상품에 대해서 쉽게 추가적인 정보 습득도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렇게 상품을 구매하기로 하고 '이걸로 선물하기' > 구매 정보 확인 > '구매하기' > 카카오톡 선물상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 > 결제 프로세스를 거쳐 구매했습니다.
카카오톡 채팅방 버전으로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나서 다른 기능이 있나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별도 웹페이지 버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I 메이트 쇼핑 채팅방에서 [전체메뉴]로 들어가 대화상대에서 AI 메이트 쇼핑 채널 프로필을 선택하면 전용 웹페이지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웹페이지는 다른 AI 툴들과 유사한 UI였는데요, 화면 하단에 채팅방에서보다 더 많은 프리셋을 제공하고 여러 건의 대화를 운영하고 저장할 수 있도록 대화목록도 지원해주고 있었습니다.
답변의 퀄리티도 더 좋았습니다. "이번 달 생일인 친구 알려줘"하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처럼 일일이 텍스트로 보여주던 걸 테이블 형태로 깔끔하게 보여주고, 다음 대화로 '00친구에게 선물하기'를 이어가도록 유도해서 대화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선물 추천을 요청했을 때 결과를 탭 형태로 탐색 가능한 정도로 많이 보여주어 선택의 여지가 많습니다. 추천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면, 이렇게 풍부하고 보기 좋게 결과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아까 카카오톡 버전에서 좋게 느꼈던, 추천에 참고한 유튜브 영상 링크도 웹페이지에서는 페이징이 될 정도로 여러 개 제공하고 있습니다.
AI와 함께 카카오톡 선물을 골라보면서 느낀 점은 이랬습니다.
1) 프리셋을 다양하게 제공해서 가격대, 더 고급스럽게 등 조건을 간편하게 변경하며 빠르게 상품을 다시 추천받을 수 있다.
2) 세밀한 요청도 비교적 잘 대응한다. (ex. "3만 원 이하 유리잔", "맥주잔으로 보여줘" 등)
3) 추천 상품에 유튜브 영상 링크와 같은 참고 자료 출처를 함께 제공해 설득력을 높였다.
4) 웹페이지 버전에서 더 풍부한 결과, 더 개선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1) 추천 사유가 개인화되지 않고, 브랜드/제품 설명 위주로 제공돼 몰입감이 떨어진다.
2) 부정적 피드백 이후 추천을 이어주지 않고 단순 의견 수집으로 마무리된다.
3) 다른 상품 추천 요청 시, 이전 추천과 연결이 끊긴 상품이 추천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4) 어떤 버튼/이미지를 누르냐에 따라 친구 정보 연동 여부, 결제 플로우가 달라지는 등 유저 플로우가 일관되지 않다.
5) 1시간에 30회의 대화 제한이 있어, 몰입해서 쓰다가 중간에 대기해야 한다.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라, 기대했던 개인화 추천이나 대화의 자연스러운 흐름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선물 받을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정교한 추천이라기보다는 아직은 브랜드 중심 상품 소개에 가깝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건을 추가해 가며 상품을 좁혀나가는 과정이나, 추천 이유에 참고 출처를 함께 제공해 주는 점은 확실히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웹페이지 버전에서는 더 풍부한 결과와 대화 흐름 유지 등 앞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정식 출시가 예정된 올해 상반기에는 이런 아쉬운 점들이 얼마나 개선될지 기대해 보게 됩니다.
AI가 선물 고르기의 어려움을 얼마나 덜어주고, 또 고르는 즐거움을 함께 해줄 수 있을지.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