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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HU May 31. 2018

여성 주짓수 원데이 클래스 후기

2018-5-30 힘은 뻔하다 그러나 상황은 뒤집힌다


 온전히 내 팔 힘으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 있는 힘껏 밀어본 적은
어제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_참가자 A 씨의 말

 [1]


 주짓수는 덩어리가 큰 운동처럼 느껴졌다. 목표를 정하고 몸으로 짓누른 뒤 ‘항복’을 받아내면 이기는! 한 시간 반 남짓 체험해보고서 주짓수는 이런 운동이었구나 깨닫는 건 좀 웃기지만, 앞으로 주짓수를 배우겠다 다짐한 것도 분명 체험 이후에 생긴 마음이다.

[2]

 관장님은 우선 기본 동작을 설명해주셨다. 나는 그 순간 중요한 원리를 엿본 것 같다. “내 앞에서 나를 제압하는 상대가 있다고 쳐요. 그럼 내 몸을 어떻게 써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거예요.” 상대방과 똑같이 힘을 써서 상황을 유지하거나 둘 중 하나가 지치도록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상대가 가하는 힘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 바깥으로 빠져나와 상대가 그 힘과 함께 흘러가도록 판을 만드는 것.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상황을 뒤집는 것. 내가 이해한 주짓수의 원리는 이것이었다.


사실 나에게도 근육이란 게 있었던 거야. 그 안에 엄청난 힘이 숨어있었던 거야. 내 안에 내재한 힘을 발견하고 그걸 최대치로 끌어내는 걸 거야. 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거겠지. 다 발라주마 후후. 그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상대가 내 앞에서 나를 꼼짝 못 하게 막고 있더라도, 맞대응하기에 내 힘이 부족하더라도, 내가 그 안에서 새로운 틀 그러니까 프레임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된다. 거기서부터 이후를 기획하는 거다. 상대가 나를 위에서 막는다면 나는 옆으로. 상대가 앞에서 공격해온다면 나는 뒤로 빠졌다가 옆으로.


‘겨냥해서 격추’할 수 없다면, 상대의 힘이 나보다 세다면,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이후를 계산한다.

[3]

“내 몸을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는 자세는 공처럼 동그랗게 말아서 접촉면을 최대한 줄이는 거예요.”

몸을 동그랗게 말고 오랫동안 있는 건 힘들었다. 지금 당신이 열심을 다해 당신 자신을 주변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도 힘이 있다는 것.  그것으로 이후를 기획하고 상황을 전복할 힘으로 바꾸어낼 수도 있다는 것.


그러고 나서 말하는 거다. 내가 벗어난 그 프레임에서 당신은 내 뒤에 있고, 뒤쳐졌다고.

나는 주짓수 원데이 클래스에서 배운 다음의 ‘기술’을 명심하면서 이후를 기획하려 한다.


하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하나, 새로운 틈을 찾고

하나, 적극적으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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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10-4842-1625 BOSHU서한나


Overset

1. 뒤엎다

2. <정부를> 전복하다, <제도를> 파괴하다; 혼란하게 만들다




기획_BOSHU팀

사진_BOSHU 박지현 최다빈

글_BOSHU 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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