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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일탈] 02-사업, 왜 하시나요?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첫 번째 편지

*[방구석 5분혁신-안병민TV] 저자가 직접 하는 <경영일탈> 해부 영상

https://youtu.be/5GGSI2qnKXk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첫 번째 편지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의 터널이 많은 CEO 분들을 힘들게 하는 요즘입니다. 그 해결책으로 어떤 이는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열정과 도전을 말합니다. 물론 모두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 했습니다. 아무리 빨리 가봐야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어느 우스개 이야기처럼 기껏 힘들여 정상엘 올라서도 “이 산이 아닌개벼” 하며 터덜터덜 산을 내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대표님께서 사업을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요? 진정 그게 사업을 하시는 이유의 전부인가요? 그럼 이렇게 여쭤볼게요. 하루하루 세상을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왜 사냐는, 외람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똑같이 “돈을 벌기 위해 산다”라고 대답하실 분은 아마 안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행박사 신창연 창업주는 창업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세상에 없는, 정말 재미있는 여행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말입니다.


경영에서 중요한 건 비전과 미션입니다. 왜 사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미션이며, 그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한 리더의 가슴 설레는 꿈이 바로 비전입니다. 이런 비전과 미션이 회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왜 중요하냐고요? 돈을 버는 데 이런 것들이 대관절 무슨 소용이냐고요?


여기 두 회사의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비전이나 경영 이념, ‘그게 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반문하며 오로지 매출만 좇는 A사가 있습니다. 회사의 모든 제도나 시스템이 단 하나의 지표, 즉 매출을 위해서만 작동하지요. 직원들 역시 수익 실현을 위한 조직의 부속품일 뿐입니다. 우리 회사의 업이 무엇인지, 왜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지, 이런 비즈니스를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인지는 전혀 모른 채 주어진 일만 관성적으로 하는 직원들. 그들이 진행하는 업무에 영혼이 담길 리가 없습니다.


또 다른 회사도 있습니다. 최고의 디자인과 성능으로 중무장한 신제품을 출시한 B사입니다. 막대한 예산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입니다. 경기 탓이겠거니 애써 자위해보지만 별다른 광고도 없이, 결코 우리 제품보다 나을 것 없는 사양에도 불구하고 열광하는 고객들의 헹가래에 행복해하는 경쟁사를 보면 마음이 영 불편합니다.


자, 어떠신가요? 남 얘기 같지만은 않다고요? 만약 그러시다면 스스로의 비전과 미션을 다시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위대한 리더는 ‘결과(What)’가 아니라 ‘이유(Why)’를 말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행동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지점이 ‘결과(What)’나 ‘방법(How)’이 아니라 ‘이유(Why)’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요컨대 훌륭한 리더들은 “이걸 하자,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를 말함으로써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지금 즉시 자문해보세요. “내가 지금 이 일을 왜 하고 있나? 그리고 우리 회사가 하는 이 사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 답변이 나오는 조직은 활기가 넘칩니다. 반대로 이 일을 왜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내는 회사는 어두컴컴한 회색빛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일이 결코 행복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조직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비전을 어떻게 직원들과 공유하고 이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꿈꾸지 않는 리더라면 리더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는 이유입니다.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Jr King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흔들리지 않는, 미래에 대한 꿈과 헌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드리는 숙제입니다. 대표님께서 맡고 계신 조직에 새로 신입사원이 한 명 들어왔다고 가정하고요, 이 직원에게 이야기해줄, 리더로서 대표님의 꿈에 대해 한번 적어보세요. 길지 않게 1분 정도 분량이면 됩니다. 5년쯤 후에 대표님께서 꼭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런 꿈이 있어야 새로 온 직원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꿈이 없다면 할 말도 뻔하지요. “열심히 한번 해봐” 하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겁니다. 그러고 환영 회식에서 폭탄주나 권하는 모습? 이건 제대로 된 리더의 모습이 아닙니다.


여기, 신창연 창업주가 직장 생활을 하던 무렵 미래에 창업할 회사를 꿈꾸며 수첩에 하나하나 써 내려간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렇게 해보자>라는 제목의 메모 입니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표현들 속에서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과 경영에 대한 그의 꿈과 철학이 오롯이 엿보입니다. 이런 꿈으로 만들고 가꾸어온 회사가 바로 여행박사입니다. 창업을 꿈꾸거나 현재 하고 계신 경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꼭꼭 씹어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렇게 해보자]

ㆍ회의를 위한 회의를 없애자.
ㆍ출퇴근 시간을 없애자.
ㆍ복장을 자율화하자.
ㆍ보고서 서류와 상급자 결재를 없애자. (담당자 전결, 담당자 책임)
ㆍ직원 모두 업계 최고의 박사가 되자.
ㆍ자기 판단에 따라 시간만 나면 현지답사를 가자.
ㆍ이 업이 천직인 사람만 같이하자.
ㆍ돈을 좇지 말고 일을 좇아가자.
ㆍ컴플레인 고객은 무조건 고객이 되게 하자.
ㆍ임직원과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는 영업하지 말자.
ㆍ절대 손님을 귀찮게 하지 말자.
ㆍ손님에게 친절하기보다 당당하게 대하자.
ㆍ안 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말자.
ㆍ필요한 직원은 상시 채용하되 임직원과 친분이 있는 사람은 배제한다. (구비 서류 가운데 보증인의 서류나 재정보증 서류는 일체 필요 없이 의료보험을 들기 위한 등본 한 통만 받는다. 학력, 나이, 성별, 지역연고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ㆍ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본어나 컴퓨터 교육비, 운전 수강료 등은 회사 부담으로 하자.
ㆍ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회사와 연계된 비용은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다. (교통비, 식대, 접대비, 차량유지비 등, 단 이면지 한 장이라도 필요 없는 지출은 없애자.)
ㆍ휴일은 사무실에 나오지 않지만 인터넷을 통한 고객과의 대화는 24시간 가능하도록 하자.
ㆍ경쟁사를 만들지 말자. 다른 회사 상품과 비교하지 말고 우리 주관대로 가자.
ㆍ낼 세금 다 내는 투명경영으로 간다.
ㆍ남의 돈으로 사업할 생각을 버리자.
ㆍ거래처에 미수를 달지 말자. (어쩔 수 없는 외상 거래인 경우 두 번 이상의 청구 독촉을 받는 사람은 시말서를 쓰도록 한다.)


자, 모두 읽으셨나요? 어떠신가요? 이렇듯 ‘여행 상품이 아니라 행복을 파는, 돈이 아니라 재미를 추구하는, 세상에 없는 여행사를 만들겠다’는 창업주의 꿈과 철학이 있으니 여행박사는 너나없이 열정이 넘쳐납니다. 확고한 주인의식으로 무장한 직원들과,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된 고객들이 행복한 만남을 이어나가는 것이지요.


작은 장사꾼은 이문을 남기고 큰 장사꾼은 사람을 남긴다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가혹한 작금의 비즈니스 환경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내 비즈니스의 이유와 방향을 챙겨 볼 일입니다. 단언컨대, 사업은 단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금 여쭤봅니다. 사업, 왜 하시(려)는 건가요?


위 글은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저서 <경영일탈> 중 일부 입니다.

[출처] 사업, 왜 하시나요? |작성자 책 읽어주는 여자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여행박사 행복CEO의 '내 맘대로' 경영여행-물처럼 거침없는 그들만의 경영 이야기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bit.ly/kyungil)

*마케팅의 본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지금 다시 시작하는 마케팅 스터디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마케팅 리스타트](bit.ly/marketingrestart-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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