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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일탈] 03-발견력, 얼마나 확보하셨나요?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두 번째 편지

*[방구석 5분혁신-안병민TV] 저자가 직접 하는 <경영일탈> 해부 영상

https://youtu.be/5GGSI2qnKXk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두 번째 편지


치약 하나 사러 마트엘 갑니다. 그런데 뭐가 다른지 전혀 알 수 없는 어슷비슷한 치약들이 매대에 가득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민입니다. 뭘 사야 좋을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차별화 포인트 때문입니다. 가격이 싸든지, 디자인이 예쁘든지, 튼튼해서 오래가든지, 고급스럽든지, 뭐가 되었건 경쟁자와는 다른 우리만의 포인트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케팅의 절반은 차별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저는 ‘발견력(發見力)’이라는, 제가 정의한 개념을 하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발견력은 ‘발견하는 힘’과 ‘발견되는 힘’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발견하는 힘’은 세상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는 시각을 가리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이면의 진실을 나만의 통찰력으로 꿰뚫어보는 힘입니다. 아이팟에 이은 아이폰을 통해 내 손 안의 인터넷 세상을 구현한 스티브 잡스는 엄청난 발견력의 소유자였습니다. 이에 비해 ‘발견되는 힘’은 뜨거운 레드오션의 경쟁 속에서도 독야청청 돋보일 수 있는 차별적 경쟁력을 가리킵니다.


발견력(發見力)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발견하는 힘',
둘째, '발견되는 힘'.


이를테면 세계 경영 구루 중 하나인 세스 고딘Seth Godin이 이야기한 ‘보랏빛 소’의 개념입니다. 수백 마리의 소떼가 평화롭게 초원의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 풍광도 처음엔 감탄을 자아내지만 조금만 지나면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보랏빛의 소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고딘은 ‘리마커블Remarkable’이란 표현을 씁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주목할 만한’이란 뜻입니다. 이게 바로 발견되는 힘으로서의 ‘발견력’입니다. 이처럼 발견하는 힘과 발견되는 힘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다른 것 같지만 결코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창의’라는 단어로 연결되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차별화가 화두인 작금의 마케팅 상황에서 ‘발견력’은 이제 모든 기업이 갖추어야 할 미덕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여행박사의 발견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발견하는 힘’으로서의 발견력입니다. 여행박사는 돈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떠나는 패키지 해외여행을 들여다보다 비어 있는 시장을 발견합니다. 이른바 자유여행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자유로운 해외여행을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군을 발견한 거지요. 그 수요를 일본과 온라인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결합하여 매출로 연결시켰습니다. 젊은층의 배낭여행 붐과도 맞물려 여행박사가 개척한 새로운 시장은 폭발적으로 반응합니다. 이후 디지털과 모바일 등으로 그 시야를 넓혀 특유의 발견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발견되는 힘’으로서의 발견력도 대단합니다. 여행박사는 누가 봐도 희한한 회사입니다. 다들 숨기고 감추려고만 하는 고객 불평불만 사항들을 떡하니 게시판으로 만들어 홈페이지 첫 화면에 꺼내놓았습니다. 글을 올리는 고객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팀장을 투표로 뽑질 않나, 그런 투표에서 창업주가 낙선했다 하질 않나, 학벌 안 보고 직원 채용을 하기에 대학 나온 직원이 별로 없다 하질 않나, 성과급 포함해 1억 원 넘게 받아가는 직원이 있다 하질 않나, 회의와 결재가 없다 하질 않나, 세상에 듣도 보도 못 한 회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눈에 자꾸 밟힙니다. 얼룩무늬 소들 사이에 끼어 있는 보랏빛 소처럼 여느 여행사들과는 너무나 많은 게 달라서입니다.

 

화제의 여행박사 게시판. 백문이불여일견!! 직접 보고오세요! 미친力 절정이지만 신뢰力은 초절정!!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기업들이 차별화를 부르짖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오히려 동일화를 향해 달려만 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독보적 강점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약점을 보완하려다 보니 다들 비슷해져만 갑니다. 그러니 그나마 갖고 있던 발견력도 점점 약해집니다. 어차피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차별화는 그래서 또 다른 의미의 포기입니다.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하나를 포기하는 전략적 승부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회사들이 모든 걸 다 가지려 안달합니다. 이도 저도 아닌, 평범하기 그지없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건 그래서입니다. 나만의 무기를 가져야 합니다. 필살기 말입니다. 그게 없으니 차별화라는 링에 올라 승리는커녕 상대의 제물이 되고 맙니다.


말로만 차별화를 외칠 일이 아닙니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밖으로 눈을 돌릴 일이 아닙니다. 내 안으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강점을 찾아내어 그걸 더욱 뾰족하고 더욱 날카롭게 갈고 벼려야 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고객의 기대를 깨는 겁니다. 뻔하디 뻔한 결론은 고객을 지치게 합니다. 죄악입니다. 고객이 아무런 심리적 변화 없이 무념무상의 경지로 우리 브랜드를 받아들이고 있다면 게임은 절망입니다. 존재감이 없다는 이야기지요. 끊임없이 시장에 파문을 일으켜야 합니다. 우리의 발견력을 그렇게 제고해나가야 합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문영미 교수는 그의 저서 『디퍼런트』에서 차별화 브랜드의 예로 역브랜드, 일탈브랜드, 적대브랜드를 듭니다. 갖고 있던 속성을 ‘제거’하여 본질에 집중하고, 고객의 인식을 ‘변형’시켜 새로운 하위 카테고리를 만들며, 시장을 아군과 적군으로 ‘분열’시켜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강화시키는 발견력 획득 사례들이지요.


익숙한 브랜드와 낯선 브랜드가 있다면 고객의 관심은 아마도 후자일 겁니다. 그럼에도 다들 익숙함을 향해 질주하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입니다. 소비자 조사라는 결과 데이터를 놓고 약점만 보완한 까닭입니다. 때로는 직관이 필요합니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미움 받을 용기』란 책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행박사 사례도 그렇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 갈 길 가는 겁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뚜벅뚜벅 가는 겁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中


남들이 다 소리친다고 나도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이 다 목 놓아 외칠 때 오히려 침묵하며 속삭이는 겁니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눈에 띈다’는 뜻이고 그것은 ‘매력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눈에 띄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면 죽은 브랜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벤치마킹의 유효기간은 끝난 지 오래입니다. “Better is not enough. Try to be different!(더 좋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달라야 한다!)”스티브 잡스가 강조하는 발견력의 힘입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대표님의 비즈니스에서 브랜드의 발견력, 얼마나 확보하셨나요?


발견력(發見力),
얼마나 확보하셨나요?



위 글은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저서 <경영일탈> 중 일부 입니다.

[출처] 발견력, 얼마나 확보하셨나요? | 작성자 책 읽어주는 여자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여행박사 행복CEO의 '내 맘대로' 경영여행-물처럼 거침없는 그들만의 경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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