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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일탈] 04-잘 쉬고 계신가요?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세 번째 편지

*[방구석 5분혁신-안병민TV] 저자가 직접 하는 <경영일탈> 해부 영상

https://youtu.be/5GGSI2qnKXk


내 일과 삶의 CEO를 위한 세 번째 편지 


‘연말도 못 쉬는 과로의 나라’, 어느 신문 1면 기사의 헤드라인입니다. 2주 혹은 3주에 이르는 장기 휴가를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다른 나라 직장인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살인적 근로 시간과 후진적 휴가 문화로 인해 연말에도 제대로 못 쉰다는 게 기사의 골자입니다. 


휴식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일상입니다. 지금까지의 산업화 과정에서는 조금이라도 쉬면 뒤처지지 않을까,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과 초조함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앞당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는 농업적 근면성이 아니라 창의성을 요구합니다. 


일에 빠져 있을 때 머리는 가장 무능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가지문제연구소 김정운 소장은 ‘제대로’ 쉬거나 놀 때 우리의 창의성이 발현되며 이런 창의성의 원천은 ‘낯설게 하기’이기에 여기에 포인트를 맞춰 ‘잘’ 쉬어야 성과가 난다고 역설합니다. 이제 휴식은 단순한 휴지休止의 의미가 아니라 익숙한 것과의 결별, 새로운 것과의 조우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진화된 휴식의 개념이 창의력과 바로 맞닿아 있는 셈입니다.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휴식의 이러한 의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벤처 붐이 다소 사그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국내외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문화로 무장한 벤처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또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도 부단한 변화 혁신을 통해 성공적인 경영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직원들을 ‘제대로 낯설게’ 하여 ‘제대로 휴식’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특유의 기업문화나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창의성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들의 독특한 휴식법은 주목할 만합니다. 


전 세계 창의력의 본산이라 일컫는 구글 본사엔 카페는 물론 수영장, 마사지실 같은 다양한 휴식 공간들이 즐비합니다. 직원들의 창의력이 이런 휴식과 놀이의 공간들을 통해 발현되는 것이지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하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들도 이런 문화의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도서실에서 근무 시간에 만화책도 읽을 수 있고 푹신한 소파에 누워 쉬거나 발 마사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내에 커피숍이 있는 회사도 많습니다. 일 자체가 놀이고, 쉬는 게 창조인 셈입니다. 해외를 내 집같이 드나들며 일과 놀이의 구분 없이 하루하루를 즐기는 여행박사 직원들을 보면 회사의 성장세가 이해가 됩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출근해 작품들을 감상하고, 회사 옥상에서 함께 키운 배추, 무 같은 채소로 다 같이 만찬을 즐기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학습휴가라 하여 만근 5년이면 한 달의 휴가를 주어 주말에 찔끔 주어지는 휴식과는 그 차원과 질이 다른 시간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직원들을 제대로 쉬게 하기 위한 제도들입니다. 


직장인과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야근이나 주말근무도 그렇습니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유럽의 직장인들에게 주말에도 출근하라 말하면 “내겐 가족이 있다”며 단호히 거부하는 반면 한국의 직장인들은 “내겐 가족이 있다”며 당연히 출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다 보니 오히려 야근을 자주 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회사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회사들은 매일 오후 5시 55분에 사내 방송이 시작됩니다. 퇴근을 독려하는 내용입니다.


여행박사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데이’처럼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에는 전 직원이 5시에 퇴근하는 제도라든지, 퇴근 시간 이후에는 사내 전산망 접근을 차단하거나 아예 전산망 전원을 내려버리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집으로 빨리 달려가라는 ‘홈런home-run 시스템’입니다. 


여행박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도 중 하나 '라운지데이'


휴식은 ‘일을 한다’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휴식은 현실에서 한발 떨어져 대상을 새롭게 보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낯선 상황에 집어넣어 새로운 관점을 체험하거나 체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직장인들에게 휴가를 낸다는 건 언감생심이며, 야근은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러니 이들에겐 주말 휴식도 타성이고 습관입니다. 통계적으로 가장 덜 행복한 요일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더 슬픕니다. 


일요일 오후의 우울은 직장에서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해야 하는 월요일에 대한 예고된 불안입니다. 직장이 재미가 없으니 휴일도 불행합니다. 나무도 무작정 도끼질을 할 게 아니라 도끼날을 벼리면서 해야 효율이 높은 법입니다. 휴식에도 전략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직원들의 휴식에 대한 어떤 투자가 최대한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창조경영 시대에 기업들이 초점을 맞추어야 할 또 하나의 화두입니다. 그래서 또 한 번 여쭤봅니다. 대표님과 대표님의 직원들은 ‘제대로’ 쉬고 있나요? 


연주를 뛰어나게 하는 것은 중간중간 어떻게 잘 쉬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그곳에 예술이 들어 있다.


전략적 휴식이란 차원에서 한번 되새겨볼 만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의 말입니다.


위 글은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저서 <경영일탈> 중 일부 입니다.

[출처] 잘 쉬고 계신가요? | 작성자 책 읽어주는 여자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여행박사 행복CEO의 '내 맘대로' 경영여행-물처럼 거침없는 그들만의 경영 이야기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 (bit.ly/kyungil)

*마케팅의 본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지금 다시 시작하는 마케팅 스터디

[보통마케터 안병민의 마케팅 리스타트](bit.ly/marketingrestart-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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