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01909 밀레니얼세대의 '워킹-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 스케치

경영혁신에 대해 글을 쓰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자문을 한다. 이를테면 마케팅 혁신, 세일즈 혁신, 리더십 혁신, 조직문화 혁신 같은 이슈들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리서치 <밀레니얼 세대의 워킹-라이프스타일(Working-Lifestyle) 트렌드>에 이은 퍼시스 박정희 상무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사무환경 혁신>, 그리고 한국쓰리엠 김중 팀장의 <스마트오피스와 스마트워크의 콜라보레이션>. 모두가 ‘혁신’으로 연결되는 주제였다. 직접 참석해 보고 듣고 느꼈던, 사무환경의 변화가 빚어내는 혁신의 내용들을 찬찬히 짚어본다.                                                                       

 

0 퍼시스 본사 오피스 투어

 

시작은 오피스 투어였다. 본사의 실제 사무공간 2개층을 둘러보는 프로그램. 대략 10명 단위로 참석자를 묶어 팀 단위로 진행된 오피스 투어는 20분 남짓. 제일 먼저 사무실 입구의 ‘좌석예약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어느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할지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이 출근의 첫 단계다. 4시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이 바로 ‘자율좌석제’다. 내가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거다. 물론 데스크탑 컴퓨터를 이용해야만 하는 직원들의 고정식 좌석도 있다. 이동식이냐, 고정식이냐는 업무의 속성에 따라 나뉜다. 매일 자리를 옮겨다니는 자율좌석제를 운영하다 보니 개인라커는 필수다. 사무실입구를 들어서니 왼편에 자리잡은 개인라커가 깔끔하게 줄을 서 있다. 통창으로 투명하게 오픈된 임원실도 인상적이었다. 컴팩트한 크기에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임원실에서 수직이 아니라 수평의 조직문화가 엿보인다. 높낮이가 조절되는 책상 ‘모션데스크’는 높이를 높여 선 채로 일할 수도 있고 높이를 낮춰 앉아서 일할 수도 있다. 견물생심. 내 연구실에도 갖다 놓고 싶었다는. 공용 OA공간도 이색적이다. 스카치테이프, 자, 가위, 칼 등 일상적 사무용품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았다. 직원들의 책상 서랍마다 한 웅큼씩 들어있던 물품들이다. 하지만 다 꺼내서 한데 모아놓으니 낭비 요소가 없다. 잃어버릴 일도 없다. 가이드해주시는 직원 분 설명에 의하면, 직원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은 공간 중 하나란다. 그렇게 둘러본 2개층의 퍼시스 사무실. 짧은 오피스 투어였지만 퍼시스가 추구하는 몰입의 사무환경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1 밀레니얼 세대의 워킹-라이프스타일 트렌드 - 김난도 교수

 

새로운 종족’ 혹은 ‘새로운 인류’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작금의 젊은 세대는 이슈의 중심이다. 이름하여 밀레니얼세대. 이전 세대와는 판이한 생각으로 판이한 행동을 하는 그들로 인해 수많은 조직은 목하 고민 중이다. 단지 다르다고 배제하거나 배척할 수도 없다. 이젠 그들이 조직의 중심이라서다. 1981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 그들은 이전의 베이비부머 세대나 X세대와는 많은 부분 다른 삶을 살아왔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추구했던 핵심가치가 ‘반공’, ‘고향’, ‘국가’였다면, X세대의 그것은 ‘혁명’, ‘연대’, ‘소비’였다. 이제 밀레니얼세대의 가치는 ‘안정’과 ‘개성’, ‘자유’다.

 

이런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대 별 차이를 빚어내는 세 가지 효과를 입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먼저 ‘연령 효과’다. 그 나이대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특성들이다. 해당연령층이 가지는 생물학적, 사회학적 특성 말이다. 예컨대, 지금의 할머니는 예전의 할머니들과는 천양지차다. 화려한 패션을 자랑하며 멋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그들도 피해갈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낮은 굽 신발이다. 아무리 멋을 내고 싶어도 신체적 노화로 인해 자연스레 편한 신발을 찾게 된다. 시대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노년층의 특성이다. 그런데 이런 연령효과만이 세대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코호트 효과’도 있다. 특정 세대집단의 특성은 해당 연령층만이 가지는 특별한 공통경험에서 기인한다는 얘기다.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뿌리내린 가치관이나 생활양식 같은 것들이다. 50대 부모와 20대 자녀가 사는 가정을 예로 들어보자. 1960년의 우리나라 인당 GNP는 79$였다. 이 수치는 1990년이 되면서 $6,303로 수직상승한다. 쉽게 말해 60년대생 50대 부모가 후진국에서 태어났다면, 90년대생 20대 자녀는 선진국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다. 선진국 국민과 후진국 국민이 우연히 한 집에 사는 셈이다. 그러니 각자의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 치약을 마른 수건 쥐어짜듯 짜내고는 급기야 배까지 갈라 싹싹 긁어쓰는 부모와 달리 자녀는 치약 아까운 줄을 모른다. 그깟 치약이야 마트 가서 또 사면 그 뿐인 거다. 수입만 따지자면 50대 아버지가 훨씬 돈을 더 많이 번다. 내가 지금 얼마 버느냐가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자라면서 어떤 경험을 했느냐. 바로 코호트효과다. 마지막으로 ‘트렌드 효과’가 있다. 이를테면 2019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트렌드 같은 거다. 나이나 세대의 문제가 아닌 거다. 한 세대는 이처럼 세 가지 효과의 섞임을 통해 편집되고 구성된다.

 

여기 1985년생 밀레니얼이 있다. 세 살 때 88서울올림픽이 있었고 일곱 살 때 서태지의 음악 세례를 받았다. 11살 때 PC와 윈도우를 접했으며 열 두 살 때 IMF를 겪었다. 17살 때는 2002 월드컵으로 거리응원전에 참여했으며, 스물 두 살 때 아이폰을 샀고 그 폰으로 25살 때 카카오톡을 시작했다. 스물 일곱 살 때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주도했으며, 스물 아홉살 때 세월호 참사를 생생히 목격했다. 이런 그가 지향하는 것은 ‘개인주의’, ‘효율 중시’, ‘현재 지향’, ‘적정 행복’ 들이다.

 

밀레니얼세대들이 업무에 있어 어떤 가치관과 행태를 보이는지 말씀드리려 하는데요. 관련하여 총 8개의 키워드를 찾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에 업로드된 125,000여장의 이미지를 분석했고요. 거기에 포커스그룹 인터뷰와 전문가 인터뷰, 그리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트렌드 워크숍 등을 더해 찾아낸 키워드들입니다.” 김난도 교수의 강연이 본론으로 접어든다. 

  

1) 먼저 ‘나’중모드다. 모든 것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커리어의 성공보다는 일상에서의 내 행복이 더 중요하다. 취미는 내 행복의 견인차다. 제대로 즐긴다. 요가, 소이캔들, 프랑스 자수 등 한번 시작하면 그 취미로 끝을 본다. 취미가 또 다른 잡(Job)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이유다. 그러니 ‘저녁이 있는 삶’이 중요하다. 회사와 일상의 구분은 당연하다. ‘회사에서의 나’와 ‘일상에서의 나’의 모드 전환이 익숙하다. 퇴근 후의 일상도 제대로 누려야 하니 치밀한 시간 관리는 필수다. (#인생의목적은나 #회사는수단일뿐 #나나랜드 #모드전환)

 

2) 오픈 블라인드. ‘보이기’와 ‘숨기기’라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 한데 어우러졌다. 내 영역에서는 나를 드러내고 내 영역이 아닌 곳에서는 나를 숨긴다는 의미다. 회사 책상에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갖다놓고 내 스타일에 맞추어 꾸민다. 나의 표현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나만의 영역을 찾아 들어간다. 가령 회사 휴게실의 1인용 의자 같은 거다. 다른 이의 시선을 피해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누린다. 그들의 안식처다. 이들은 점심시간도 제각각이다. 회사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어서다. (#보이되보이지않는다 #나만의오아시스, #케렌시아)


3) 초효율주의자. 작금의 밀레세대는 효율을 중시한다. 회의도 미니멀리즘이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생략한다. 바로 본론이다. 꼭 필요한 인원만 모여 시간을 정해놓고 밀도있게 회의한다. 회의를 위한 회의자료는 없다. 회의자료 만들 시간에 문제해결을 고민한다. 절차가 아니라 일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거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그렇다. 감정 소비를 최소화한다. 대면접촉보다는 각종 협업, 소통 툴을 선호하는 건 그래서다. (#안티회의주의자 #효율적소통)

 

4) 내 머릿 속 계산기. 밀레세대는 그저 참지 않는다. 회사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 보다는 득실을 따진다. 예전 세대는 참고 견뎠다. 회사가 곧 내 삶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져서다. 수 틀리면 퇴사 혹은 이직이다. 직장은 그저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일터일 뿐이다. 그러니 출퇴근은 칼이다. (#계산은정확하게 #기브앤테이커 #체리피커)

 

5) 페어플레이어. 밀레니얼 세대에게 ‘참는다’라는 건 미덕이 아니다. ‘호구 인증’이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문화를 선호하는 이유다. 잘못된 것은 눈 감아줄 수 없다. 불만은 표현해야 한다. 나의 권리다. 상사와 나의 관계는 인간 대 인간일 뿐. 그러니 회사 내 위계와 서열은 싫다. 권위는 직위가 아니라 능력에서 나온다고 여기는 이들은 능력있는 상사를 인정하고 선호한다. 투명하고 평등한 세상,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다. (#공명정대 #인간대인간 #프로불편러)

 

6) 프로듀스AtoZ. 내 일과 삶의 주인이고자 하는 밀레세대는 내가 참여한 일에 대한 아웃풋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을 선호한다. 아이디어 제출에 끝나지 않고 실제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까지를 챙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 예전에는 내가 하는 일의 수평적 확장과 수직적 확장이 중요했다. 하지만 더 이상 승진이 능사가 아니다. 업계 전문가가 되기 위한 자기계발에 관심이 더 많다. 더 이상 나를 성장시켜줄 수 없는 직장이나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직장은 그 길로 이별이다. ‘평생직장’이란 단어는 이들에게 없다. 중요한 건 나의 포트폴리오다. (#내인생은내가설계 #승진보다성장)

 

7) 다다옵션. 천편일률적인 사무실은 싫다. 다양한 근무환경에 대한 선택지는 많을수록 좋다. 직업마저 다양한 옵션 중의 하나라고 여기는 밀레세대에게 업무공간 역시 선택이어야 한다. 이를 반영하여 많은 기업들이 만들어놓은 게 자율좌석제다. 각자의 니즈에 맞추어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하라는 거다. 사무실 공간의 카페화도 같은 맥락이다. 창의성과 소통이 중요해지다보니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사무환경은 독이란 판단이다. 재택근무, 사내 라운지 공간 등 일하는 방식이나 장소에 대한 다양한 옵션은 그래서 점차 늘어간다. (#공간선택 #워킹노마드 #자율과선택)

 

8) 마지막 키워드는 오피스스트리밍이다. 내 일상이 콘텐츠다. 회사에서의 일상 공유 역시 그래서 일상이 되었다. 내가 일하는 공간과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회사 내 예쁜 공간, 이를테면 옥상정원이나 전망 좋은 사내 라운지는 SNS 상에서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힙한 공간이다. 회사 내 건강식 뷔페 등의 기업 복지도 나를 뽐낼 수 있는 포인트다. 나 이런 회사에 다녀, 하는 자랑이 필요한 그들. 밀레세대의 또다른 특징이다. (#회사도보여지는곳 #있어빌리티 #쇼미더오피스)


길지 않은 40분이라는 시간. 8개의 키워드를 김난도 교수는 숨가쁘게 뿜어냈다. 이전 세대들과는 확연히 달라진 밀레니얼세대의 워킹 라이프스타일이다. 김난도 교수가 밝힌, 이러한 세대탐구의 목적은 심플하다. 상호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변화를 알았다면 그에 맞춤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그걸 우리는 혁신이라 부른다. 밀레세대를 이해했다면 상응하는 혁신 역시 이어져야 한다. “기존 사업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하는 것은 앉아서 재난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곱씹어보아야 할, 혁신에 관한 드러커의 경구다.

 

2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사무환경 – 박정희 상무


“절대적인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었던 노동생산성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고 더 효과적으로 근로시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되는 것입니다.” <초격차>에 나오는 문장이다. 박정희 상무의 발표를 여는 시작이기도 했다. 김난도 교수의 강연내용처럼 밀레니얼세대는 확연히 달라졌다. 완전히 다른 세대다. 조직 내에서 이들의 몰입을 끌어내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많은 조직의 고민이자 화두다. 퍼시스는 이 고민을 풀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그렇게 찾아낸 두 개의 단어. 자율과 효율이었다.


먼저 자율이다. 다니엘 핑크는 말한다.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은 경영이 아니다. 경영이란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율성을 주는 것이다.” 자율적인 환경이 몰입을 이끌어낸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율은 무엇인가. 권한을 부여하는 거다. 선택 가능한 옵션을 제공하는 거다. 그래서 퍼시스는 세 가지의 방향을 잡았다. 내가 일하고 싶은 공간은 내가 선택한다는 것, 업무방식에 있어서는 시간과 프로세스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조직문화 차원에서는 뚜렷한 목표와 오너십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방향 아래 퍼시스는 이에 맞춤하는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자율좌석 같은 거다. 아침에 출근하면 내가 원하는 자리를 내가 선택해서 앉을 수 있도록 한 거다. 집중해서 해야 할 업무, 소통하며 해야 할 업무 등 그날의 업무 성격에 따라 자리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배치하여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로비의 라운지 공간도 자연스레 업무공간의 연장선에 올랐다. 내가 일하는 곳이 곧 사무실이란 생각이었다.


두 번째 키워드, 효율. 수많은 직장인들이 지금도 일을 한다. 열심히 한다. 하지만 성과는 별 볼일 없다. 박정희 상무는 ‘부지런한 비효율’이란 개념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낭비 요소가 많다는 거다. 도끼날을 벼리지는 않고 들입다 도끼질만 해대고 있으니 효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효율적인 환경 구축을 위해서도 퍼시스는 세 가지의 방향을 설정했다. 목표 공유(조직의 목표와 나의 가치를 연결한다), 업무 속도(느슨한 연결로 동료들과의 관계를 확장한다), 비효율 제거(업무방해 요소를 줄인다)였다. IT 툴을 적극적으로 업무공간에 도입했다. 사무환경에 있어 정보의 시각화에 공을 들였다. 함께, 자주 어울릴 수 있는 공간들을 배치하여 타부서 직원들과의 소통도 늘어나도록 했다. 별도의 몰입공간을 두어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퍼시스의 <몰입 프로젝트>는 그렇게 자율과 효율의 콜라보로 완성되었다. 물론 완성은 아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변화혁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다. 결국 사무환경 개선은 그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단지 오래 되었으니, 보기에 예쁘지 않으니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퍼시스는 기업의 비전과 업의 특성에서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오피스를 만드는 사무환경 전문가이다.” 퍼시스가 정의하는 업의 목적과 개념이다. 이걸 출발점으로 해서 우리는 어떤 문화를 만들고 싶은지, 우리 조직은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고민했다. 편하게 모이는 소통의 공간, 다양한 업무방식의 실험, 연구조직의 창의공간, 일련의 사무환경 개선 프로젝트가 그렇게 하나씩 진행되었다.


2019년 올해, 아직도 퍼시스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맞는 워크스마트(Work Smart)한 공간에 대한 고민들. 공간을 디자인하기 전에 조직 변화를 고려했다. 직원들과 함께 과정을 공유하며 업무 변화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했다. 세미나 시작 전 퍼시스 오피스 투어를 통해 눈으로 확인한 내용들이다. 자율좌석, 모션데스크, 포커스존, 생각의 정원, 공용 OA공간, 스탠딩 회의실, 개방된 임원실 등이 그것이다. 결과?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사무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43% 상승했다. 자율과 효율의 차원에서도 수치는 각각 68%, 36% 올라갔다.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 했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퍼시스는 이 명제를 ‘참’으로 증명해냈다. 우리 업의 가치를 스스로가 증명해낸 셈이다. 자율과 효율로 빚어내는 몰입의 공간. 퍼시스가 직접 써내려간 ‘행복한 성장’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3 스마트오피스와 스마트워크의 콜라보레이션 – 한국쓰리엠 김중 팀장

 

박정희 상무의 발표에 이은 한국쓰리엠 김중 팀장의 발표. 사무환경 개선 사례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쓰리엠의 사무실은 전형적인 외국계 기업의 모습이었다. 정형화된 1인 중심의 사무실 모습. 하지만 세상은 급변했다. 창의와 상상이 중요해진 세상, 쓰리엠은 ‘Flexability’라는 개념을 새로 꺼내들었다. ‘Flexible’과 ‘Ability’를 합쳐서 만든 조어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걸맞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녹아있다. 실천적 과제로 위임, 상호존중, 다양성, 포용, 조직 활력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도출했다.


시작은 문제점 분석부터였다. 타사 평균 대비 과도한 개인공간이 비효율적이란 분석. 공용 공간의 부족은 당연한 일이었다.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레이아웃이나 업무 집중을 몰입하는 공간 배치도 문제로 드러났다. 문제가 제대로 정의되니 해답은 심플했다. 먼저 개인공간을 줄였다. 특히 본부장급 이상의 개인공간을 축소함으로써 수평문화를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 대신 소통이나 휴식을 위한 공용공간을 대폭 늘였다. 모빌리티 워킹공간도 함께 늘였다. 직군과 업무 특성에 따라 업무공간도 달리 가져갔다. 이런 변화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참여와 피드백을 통해 함께 만들었다. 김중 팀장이 보여준 달라진 사무실 모습은 놀라웠다. 스마트오피스로의 변화였다. 직원들의 만족도 역시 올라갔다. 결과는 신뢰로 이어졌다. 유연함이라는 가치를 녹여낸 사무환경 변화는 결국 고성과로, 신뢰로 이어졌다. 공간이 달라지니 사람이 달라진다.


4 유연해야 혁신이다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 두 시간 여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내 머리 속에 남은 키워드는 '유연', '자율', '수평', '창의', '투명' 등등. 이런 가치가, 이런 철학이 퍼시스의 사무공간에서 손에 잡힐 듯 생생히 느껴졌다. 우리가 어디로 가려는지 명징하게 보여주는 공간들 덕분이다. 이른바 조직문화의 브랜딩이다.


지금껏 다양한 기업경영 사례를 연구하고 취재하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이 있다. “조직문화가 경쟁력”이라는 거다. 그런 조직문화의 기원을 늘 ‘사람’, 즉 ‘리더’로부터 찾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핵심요인이다. 하지만 ‘환경’이라는 요소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달았다. 사람이란 존재는 환경의 지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모습은 그래서 경이롭다.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변화무쌍한 시대. 경쟁력있는 조직문화를 꿈꾸는 리더라면 이제 환경도 고민해야 할 듯싶다. ‘예쁜 환경’, ‘좋은 환경’이 아니라 우리 조직의 ‘업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는 환경 말이다. 우리의 경영철학을 내재화·외면화시킬 수 있는 환경 말이다. 우리의 ‘행복한 성장’을 빚어낼 수 있는 환경 말이다. 밀레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제신문 칼럼 05] 신문을 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