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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이니즘 : 디지털자산과 파괴적 금융혁신

안병민의 [통찰을 스케치하다]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1.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변화가 생겨난다. 자산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예전에는 현금을 위시하여 주식과 부동산 등이 자산의 핵심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이 한창이다. 미래의 자산 역시 디지털을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른바 ‘디지털자산’의 부상. 자산의 속성이 바뀐다면 금융의 모습 역시 현재와는 다를 터다.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이라는 신조어가 이를 웅변한다. 디지털자산과 금융 빅뱅. 이번 스케치는 그에 대한 거친 전망이다. 



2. 재테크 열풍의 시대다. 어떤 자산에 투자했을 때 더 많은 리턴이 나오느냐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이슈다. 다들 새로운 자산인 디지털자산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반응의 속도는 모두 다르다. 디지털자산 투자에 빨리 뛰어드는 사람도 있고, 반대도 있다.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역사는 모험을 하는 자에게 주도권을 내어준다는 거다.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에 대한 공부는 지식 습득의 차원이 아니다. 이들이 빚어낼 금융 빅뱅과 거기에 녹아있는 어마어마한 기회, 이걸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정신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3. “천 년에 한번 오는 기회예요. 기존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겁니다. 월가의 전통적 금융공룡이 아닌,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는 의미입니다.” 블록체인법학회 이정협 회장의 말이다. 그는 덧붙인다. 블록체인은 미래 네트워크 정보사회로의 진화를 위한 새로운 이념이라고. 이런 의미를 담아 ‘블록체이니즘’이란 단어를 꺼내든다. 단순한 기술만의 이슈가 아니라서다. 혁신 기술의 차원보다 한참 위에 있는 시대적 요청이라 여겨서다. 블록체인, 아니 블록체이니즘은 한 시대를 풍미할 혁명적 변화를 의미한다. 시대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게 블록체인이라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변화의 조류는 거대한 해일이 되어 세상을 덮칠 것이다. 


4.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1,000조원에 도달한 자산은 무엇일까? 석유다. 하지만 이런 석유 역시 처음부터 각광받은 건 아니었다. 석유가 처음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석유를 ‘악마의 물질’이라 불렀다. 그나마 아토피 치료 등에 쓰였다. 석유에 불이 잘 붙는다는 걸 발견한 사람들은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쓰기 시작했다. 석유는 이내 자산시장에 편입되었다.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석탄 등 기존 에너지원과의 치열한 경쟁이 석유를 기다리고 있었다. 석유의 가치도 이에 따라 널뛰듯 오르내렸다. 그 와중에 석유화학 기술이 개발되었고, 석유의 잠재력이 커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석유 가치 상승. 석유가 자산이 되기까지는 이처럼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디지털시대의 석유인 ‘정보’도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5. 정보를 ‘디지털시대의 석유’라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다. 정보가 돈이 된다는 얘기다.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 네이버 등 디지털 정보가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IT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들 성장의 근저에는 전 세계 유저들이 만들어 가져다주는 디지털 정보가 있다. 서버에 축적된 이러한 정보들은 인공지능 기술로 가공되어 정보로서의 가치를 더한다. 거대 IT기업들이 돈을 버는 메커니즘이다. 


6.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정보의 생산자와 보관자 사이의 갈등 문제다.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과 그들이 생산한 정보를 보관하는 사람, 이 중 많은 것을 가져가는 이는 후자다. 페이스북만 봐도 이런 현상은 명백하다. 정보를 생산하는 이들은 페이스북의 사용자이지만, 돈을 버는 이는 페이스북이다. 이런 가치있는 정보가 나로부터 나왔다는 걸 알게 된 사용자들이 새로운 변화를 견인한다. 내가 제공하는 정보들이 돈이 되는데 정작 내게는 돌아오는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시대적 고민과 요구는 여기서 비롯된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러한 요구에 대한 응답이다. 


수평적인 네트워크에서의 디지털 행위가 곧 자본이 되는 시대다.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게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의 일상이 될 현재진행형 미래인 것이다. 


7. 그렇다면, 생각해야 할 대목이 있다. 어떤 디지털자산이 더 크게, 더 많이 성장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는 ‘어떤 디지털네트워크가 디지털자산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의 문제로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해당 네트워크에 참여할 것인가?’ 디지털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8. 디지털자산은 전통자산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다. 지급수단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 가능한 외환의 역할도 한다. 금융 빅뱅의 단초다. 


디지털자산은 필연적으로 전통금융에 대한 파괴적혁신을 야기한다. 전통금융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다. 전통금융을 대체하는 혁신이다. 디지털자산 금융은 기존 금융과는 그만큼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직원도, 건물도, 국경도 없다. 규제도 없다. 이런 형태의 금융이 자리를 잡게 되면 하나의 국가 내부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받던 전통금융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자본도, 인력도 별로 없었던 넷플릭스가 파괴적혁신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잘 알다시피 비디오 대여 분야 전통의 강자였던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 때문에 파산했다. 



9. 여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갖고 왔다. 늙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두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준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전답의 대부분은 장남에게, 별 쓸모없는 임야는 둘째에게 물려줬다. 내 제사는 장남이 지내 준다는 고루한 생각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렀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둘째가 물려받은 황무지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개발 호재 덕분이다. 반면 장남이 물려받은 논과 밭은 농지법에 묶여 팔 수도 없는 상황. 기존 자산도 시대 변화와 기술 혁신에 따라 이처럼 가치가 변한다. 


돈을 벌려면 방법은 뻔하다. 가치평가를 높게 받는 자산에 먼저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래에 가장 각광받을 자산은? 디지털자산이다. 이런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게 포인트다. 그러니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지금 당장 투자해야 한다. 10% 정도는 초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디지털대전환이 진행되면 될수록 디지털자산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10. 2008년은 역사적인 해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해라서다. 비트코인의 가치? 2013년만 해도 1달러가 안 되었다. 지금은 많이 내려가서 원화로 4천만원 선이다. 작년만 해도 8천만원 선을 뚫고 올라갔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비트코인이 열어젖힌 새로운 금융의 세상은 무척이나 생경하다. 기존 금융과는 전혀 다른 얼개여서다. 제 3의 중재자가 없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금융의 가능성을 비트코인이 보여줬다. 제 3자가 필요없는 장부 관리 기술. 비트코인의 가능성은 바로 여기, 블록체인에서 시작된다. 


11. 은행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럴 만하다. 사람들이 은행 혹은 증권사에 돈을 맡기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전통자산에 있는 돈을 빼서 디지털자산으로 넘어간다면? 테더(USDT·세계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화와 1:1로 연동된다)나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면? 기존 금융기업들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12. 아닌 게 아니라 10년 안에 모든 자산은 ‘디지털토큰화(化)’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들이 나오는 요즘이다. 그렇게 되면 뭐가 좋아질까? 전통금융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획과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예컨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준다. 이자의 형태는 돈이다. 다른 방식은 불가능하다. 


자산이 토큰화된다면 예기는 달라진다. 이자를 돈이 아니라 다른 토큰으로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공연네트워크에 최적화된 토큰, 여행네트워크에 최적화된 토큰 등 고객의 성향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그에 맞춤하는 다양한 형식의 보상이 가능해진다.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이자 대신에 유명 공연 우선초대 및 할인권 등의 토큰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돈으로 받아 그런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면 되지 않으냐고? 돈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훨씬 더 안정적이며, 훨씬 더 섬세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멤버십 형태의 서비스도 만들 수 있다. IT 프로그래밍을 통해서다. 


13. 블록체인 분야에서 ‘넥스트 구글’ 기업이 반드시 나올 거라는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전 세계 20억명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다. 20억은,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의 숫자다. 그러니 위험하더라도 공부하고 투자해야 한다. 이런 흐름을 잘 아는 구글과 애플 같은 회사들의 미래는 아마도 금융회사가 아닐까 싶다. 


14. 모든 디지털 정보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의 출현. 우리는 이를 ‘비트코인 혁명’이라 부른다. 비트코인이 혁명의 도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이중지불 문제는 동일한 화폐가 두 번 지불되어 생기는 문제를 가리킨다. 만원을 갖고 있는 사람이 A와 B 두 사람에게 동시에 만원을 송금하면 만원이 이만원이 되는 ‘기적’이 행해지는 바, 이는 시스템 붕괴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크게 두 가지다. 중앙화된 방법과 탈중앙화된 방법이다. 


중앙화된 방법은 지금의 일상이다. 예컨대, 은행이라는 제 3의 기관을 두고 그를 통해 거래에 대한 인증을 담보하는 거다. 일원화된 장부를 은행의 중앙서버에 두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탈중앙화된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블록체인이다. 자산에 대한 장부관리자가 따로 없는 네트워크 방식이다. 



부동산의 경우, 국가가 거래와 소유를 관리한다. 내역은 등기부등본에 기록된다. 주식은 예탁결제원에서 관리하며, 현금은 은행에서 관리한다. 하나의 장부를 통한 중앙집중형 관리다. 블록체인에는 이런 장부관리자가 없다. 아니,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유저들이 함께 관리하니 모두가 장부관리자인 셈이다. 디지털네트워크장부, 혹은 분산장부의 출현이다. 네트워크에서 만들어진 정보들을 돈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게 코인이다. 네트워크 구성상 각자의 역할에 따른 보상인 거다. 


15. 블록체인의 핵심은 ‘탈(脫)중앙화’다. 사고자 하는 사람의 정보와 팔고자 하는 사람의 정보를 중앙관리자 없이 매칭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우버는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자동차를 제공하는 사람을 중앙에서 이어줌으로써 수익을 만드는 회사다. 그런데 그런 중앙관리자가 없어진다면 수수료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거래 효용이 올라가는 거다. 현재는 대부분의 디지털 기업들이 중앙집권적인 플랫폼을 활용해 돈을 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일반화되면 자유와 분산을 키워드로 한, 전혀 다른 형태의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상상해보라. 유튜브의 수많은 영상들은 모두가 유저들이 올린 거다. 그럼에도 유튜브라는 회사가 중앙관리자가 되어 플랫폼을 지배한다. 만약 유튜브 스타일의,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그래서 이용자 모두가 플랫폼의 거래 주체로서 저마다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서부로 향했던 미국 개척시대처럼 또 하나의 러시가 일어날 것이다. 기존의 ‘주식회사 모델’을 ‘디지털네트워크 모델’로 바꾸는 핵심 열쇠가 바로 블록체인이다. 


16. 디지털자산과 디지털자산의 거래를 가능케해주는 거래소는 금융 빅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디지털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세계적 거래소가 이미 등장했다. 전통적인 법정화폐와 디지털정보 교환을 위한 거래소들이 앞으로 줄지어 나올 것이다. 우리의 모든 디지털 행위들을 돈으로 바꿔줄 수 있게 될 것이란 의미다. 



한국에도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생겨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도 시작됐다. 마이데이터는 금융기관과 통신사 등이 보유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개인이 직접 제3의 업체에 전달해 새로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시범 사업이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내가 거래하고 있는 각 은행사, 증권사, 보험사 등의 사이트에서 나의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하나의 사이트 혹은 어플에서 나의 금융 거래 내역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거다. 요컨대, 스스로의 데이터를 활용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거다. 이런 요소들이 결국 탈중앙화를 철학으로 하는 블록체인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 국경을 초월하여, 인터넷에서 자신에게 맞는 금융서비스 회사 혹은 소프트웨어에 돈을 맡기게 되면 어떻게 될까? 가령 구글이나 애플에 돈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많은 IT기업들이 지갑 서비스를 운영한다. 돈을 충전해 놓을 수 있는 계좌 서비스 말이다. 그 돈으로 각종 결제도 할 수 있는 지불서비스 말이다. 기업들이 이런 서비스를 하는 이유?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가령 스타벅스페이에 일정 금액 이상의 돈을 예치해 둔 고객에게는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한 잔씩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도 가능해진다는 거다. 


18. 구글이나 페이스북 계정, 삼성이나 애플의 스마트폰이 코인이나 토큰 등의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의 역할까지 한다면? 송금과 결제의 역할까지 해준다면? 이런 대형 IT기업들이 금융사로 진화할 거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현실 전통금융에서 인터넷 기반으로,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그리고 또 메타버스 기반으로! 앞으로도 금융의 모습과 형식은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전통적인 금융의 해체. 인터넷 상의 다양한 사용자 네트워크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킬 거다. 빅블러(Big Blur), 대혼돈의 시대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19.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뉴욕에서 팔려면? 쉬운 일이 아니다. 금융의 본질은 이처럼 가치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거다. 가치의 디지털화(化)가 필수다. 


인터넷을 통하여 가치있는 자산을 쉽게 모집할 수 있고, 모집된 자산을 담보로 하여 대출기능을 구현하고, 이와 관련한 신뢰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장부로 확보하는 것. 바로 디파이(DeFi)의 개념이다. 디파이는 Decentralized Financial의 약자로서, 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을 뜻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서 가상화폐를 담보로 한 예금과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장부작성 권한을 라이선스로 보유한 전통금융 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장의 붕괴를 웅변하는 개념이다. 


20. 디파이는 포용적 금융으로 이어진다. 앞에서 전통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20억명의 지구인을 언급했다.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 자아실현은 불가능하다. 고비용의 전통금융 계정들이 수용할 수 없어 외면했던 이들.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계정은 고객으로 포용할 수 있다. 은행 건물, 은행원 등 은행지점망이 없더라도 은행서비스를 받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얘기다. 


21. 기존 금융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역량파괴적 환경변화다. 전통적 금산분리 원칙도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 카카오, 네이버, 하이브 같은 회사가 금융회사 아닌 금융회사가 되는 셈이다. 이들은 토큰이라는 새로운 디지털자산을 통해 지급, 결제,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게임업체의 변신 또한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게임에서 획득한 가상재화를 코인화하여 현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금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업체 위메이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2. 정리한다. 모든 디지털정보가 곧 돈이 된다. 얘긴즉슨, 모든 디지털기업은 광의의 금융기업이 된다는 얘기다. ‘디지털신인류’ 혹은 ‘포노사피엔스’라 불리는 젊은 세대가 어느 사이트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내고, 어떤 어플에서 어떠한 디지털 행위를 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 회사가 곧 금융회사로 변신할 거다. 디지털은 국경을 초월한다. 국내 1위 타이틀은 의미가 없다. 전통금융 기업들에게는 적신호다. 상상도 못한 빅뱅이다. 여름이 오면 반팔 옷을 입고, 겨울이 오면 긴팔 옷을 입어야 한다. 다른 것 없다. 변화가 문제라고? 그렇다면 해답은 혁신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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