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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NFT, 창작자경제

안병민의 [통찰을 스케치하다]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디지털이 가져다 준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중 하나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NFT'로 이어지고, NFT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경제)'를 빚어낸다. 오늘 스케치는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어떻게 디지털 자산의 가치와 거래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 메타버스에 진심인 기업, 메타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말이다. 요컨대,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가 메타버스다. 


페이스북을 빼놓고는 메타버스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사명까지 메타로 바꿀 정도이니 메타버스의 미래에 그만큼 진심이라는 의미. 


아바타, 이동, 사용자경험, 게임. 운동. 일.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꾼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거가 메타버스의 비전을 밝히면서 언급했던 6개의 키워드다. 메타버스에서 나를 인증하는 툴? ‘아바타’다. 기존의 웹과 앱에서 ‘공간이동’이란 개념은 없었다. 평면적인 모니터 속 화면을 오가는 것뿐.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공간을 이동한다. 그러니 이 자체가 특별한 ‘사용자경험’이다.  


‘게임’이 메타버스에서의 킬러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메타버스의 메커니즘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이 게임이라서다. 여기에 ‘운동’이 더해진다. 지금껏 운동은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메타버스에서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안에서 내 아바타가 운동을 한다. 내 몸이 곧 조이스틱이다. 게임과 운동의 경계가 그렇게 사라진다. 새로 나온 디지털 디바이스와 함께라면 가상공간에서의 운동은 이제 일상이 된다. “운동이 메타버스의 킬러앱이 될 것이다.” 메타 CEO 저커버그의 말이다.  


‘업무’는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19를 맞아 이미 우리는 가상공간에서 회의를 하고, 업무를 본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해주는 게 바로 메타버스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전환에 적극적인 이유다. 


▶ 인터넷경제에서 가상경제로 진입하다 


2000년부터 시작된 PC 웹과 2010년부터 시작된 모바일 앱을 통해서 태동한 경제메커니즘을 우리는 ‘인터넷경제(Internet economy)’라 부른다. 기존 오프라인 경제를 가리키는 ‘실물경제’와의 구분을 위해서다. 하지만 세상은 멈춰 있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제 세상은 실물경제와 인터넷경제를 넘어 ‘가상경제(Virtual economy)’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인터넷경제만 해도 오프라인의 실물경제와 연결되어 있다. 오프라인 경제의 거래수단으로 인터넷이 사용되었다는 것뿐. 하지만 가상경제는 기존 경제 시스템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자기완결형이다. 인터넷경제가 실물경제와 상호보완적 입장이라면 가상경제는 독야청청 혼자서도 잘만 돌아간다. ‘공유경제’, ‘구독경제’로 대표되던 인터넷경제는 이제 ‘토큰경제(Token economy)’, ‘창작자경제(Creator economy)’ 개념의 부상과 함께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 아리아나 그란데의 메타버스 공연과 임바디드 인터넷 


2021년 여름, 팝의 여왕 아리아나 그란데의 특별한 공연. 무대는 메타버스 공간 속이었다. 게임플랫폼 포트나이트의 가상공간에서 진행되었던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를 찾은 인원이 1,230만명. 그 뒤를 이어 아리아나 그란데도 메타버스로 활동 영역을 넓힌 거다. 가수도, 청중도 모두 아바타로 참여하는 콘서트. 관객들은 게임처럼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가수의 공연을 즐긴다. 웹과 모바일로 즐길 때와는 차원이 다른 체험이다. 


예전에는 사각형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통해서만 나의 의도를 입력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인터넷 공간을 누빈다. 마치 내 몸이 인터넷에 풍덩 빠진 느낌. 이름하여 ‘임바디드 인터넷(embodied internet)’이다. 시청의 차원이 아닌, 내 몸으로 직접 움직이며 즐기는 인터넷이다. 

이런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제메커니즘이 바로 가상경제다. 가상공간에서도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거래수단이 필요하다. NFT와 가상화폐의 역할과 효용이 그것이다. 


▶ 웹과 앱을 넘어 메타버스 세상으로 


2000년대는 웹의 시대였다. 컴퓨터와 초고속 인터넷이 웹의 산파였다. TV와 라디오, 신문과 잡지, 이른바 4대 매체를 통해 수동적으로 세상을 접하던 사람들은 웹을 통해 능동적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혁신이다. 웹으로 사람들이 몰리니 광고 역시 웹으로 몰린다. 새로운 광고 매체의 부상이다. 상거래 분야의 혁신도 눈부셨다. 직접 가게로 가야만 구매가 가능했던 많은 것들이 웹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거다. 


2010년대는 앱의 시대였다. 스마트폰으로 택시도 부르고, 배달도 시키고, 쇼핑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도 보고, 송금도 하고, 자기인증도 한다. 통신, 교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났다. 모바일혁명이다. 


2020년. 웹과 모바일에 이은 세 번째 변화가 시작됐다. 메타버스와 함께 시작된 가상경제 시대의 개막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혁신이 생겨난다. 메타버스는 SNS, 엔터테인먼트, 유통, 중계, 창작, 교육, 마케팅 분야의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메타버스로 인한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겨난다는 의미다. 


이전 시대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메타버스만의 새로운 서비스는 무엇일까? 어디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있을까? 가까이는 비대면 미팅 서비스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대면 소통이 힘들어진 세상. 우리는 줌과 웹엑스, 팀즈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회의를 한다. 광의의 메타버스 서비스들이다. 


메타버스 SNS도 있다. 기존 SNS는 특정 웹과 앱의 공간에서 각자의 글과 사진,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서비스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메타버스 SNS는 가상공간에서 사람을 만나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제페토, 이프랜드, 게더타운, 렉룸 같은 서비스다. 2차원의 평면적 만남이 아닌 3차원의 입체적 만남이다. 아바타의 형태로 가상공간에 직접 들어가 아바타로 로그인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식이다. 메타버스 SNS는 기존 SNS와는 전혀 다른 사용자경험을 제공해준다. 


▶ 메타버스의 종류와 구성 요소 


메타버스는 크게 라이프로깅, 증강현실, 거울세계, 가상현실로 나뉜다. 라이프로깅은 일상의 기록이다. 페이스북,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편집된 일상을 공유함으로써 나는 또 다른 세상을 사는 거다. 


증강현실은 포켓몬고를 떠올리면 쉽다. 현실세계에 덧입혀진 판타지와 편의성이 증강현실의 속성이다. 가령 이케아 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 내 거실에 이케아 가구를 배치해 사이즈도 확인하고 분위기도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 현실에 디지털 정보를 덧씌워 생활의 편의를 더해주는 거다. 


다음으로 거울세계다. 거울세계는 현실공간을 가상공간으로 복제하듯 가지고 온 세상이다. 다음 로드뷰나 구글 스트릿뷰가 대표적이다. 구글 어스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다. 현실은 보이지 않고 전혀 다른 세상만 보이는 것, 그게 가상세계다. 이를테면 메타의 가상공간 디바이스인 오큘러스 퀘스트를 머리에 쓰면 보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상이다.


이렇게 네 개로 나뉘는 메타버스지만, 증강현실과 가상세계만 메타버스로 보는 시선들도 많다. 디바이스가 바뀌어야 새로운 체험이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기존의 웹이나 모바일로 즐기는 메타버스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메타버스의 구성 요소도 살펴보자. 먼저 아바타다. 메타버스에서의 아바타는 나를 투영한 나의 정체성이다. 

두 번째는 공간이다. 웹과 앱은 단편적인 페이지였다. 평면적일 수밖에. 메타버스는 다르다. 3차원의 공간 속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입체적 공간은 메타버스의 중요한 요소다. 


세 번째는 오브젝트다. 웹이나 모바일과 달리 메타버스 공간 속에는 입체적인 형태를 가진 디지털 사물들이 있다. 사용자경험 상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들이다. 메타버스만의 독특한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경제 생태계다. 메타버스에서는 자기완결적 가치 거래가 가능하다. 현금과 카드가 아닌, 메타버스에서 사용가능한 새로운 가치 거래 수단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NFT, 코인, 토큰 등이다 


▶ 메타버스가 만들어낸 비즈니스 경쟁 구도 


메타버스는 세 가지의 경쟁구도 속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경쟁과 서비스 경쟁, 그리고 인프라 경쟁이 그것이다. 


먼저 플랫폼 경쟁이다. 예컨대 모바일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OS) 플랫폼으로 나뉘어져 있다. 애플과 삼성이 하드웨어 플랫폼 측면에서의 경쟁자라면, 소프트웨어 플랫폼 측면에서의 경쟁은 애플과 구글이 이끌고 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의 사용자경험을 완성시켜줄 디바이스(하드웨어)와 OS(소프트웨어). 이 두 가지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증강현실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메타가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 소니,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이 언제, 어떻게 이 시장에 진출할까 하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다음으로 서비스 경쟁이다. 킬러앱을 가진 서비스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패토, 이프랜드, 호라이즌 같은 서비스들. 그리고 미래의 구글을 꿈꾸며 허름한 차고에서 열심히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을 수많은 스타트업들. 카카오와 네이버도 예외일 수 없다. 흡사 10년전 모바일 붐이 일 때의 모습이다. 일단은 기존 게임회사들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경쟁이다. 인프라는 사회적 생산이나 경제 활동의 토대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시설을 가리킨다. 요컨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 시스템 같은 거다. 모바일 서비스도 통신, 클라우드 등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기업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메타버스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에픽게임즈, 엔비디아, 유니티소프트웨어 같은 기업들이다. 고성능게임과 초고화질 그래픽을 구현해주는 3D 엔진과 그래픽 처리 장치 등을 제공해주는 이들 기업 덕에 메타버스는 비로소 사용자를 만날 수 있다. 


*호기심 BOX 1-메타버스와 광고메타버스 안에서의 광고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는 PPL이다. 가상공간 속의 디지털 오브젝트를 오프라인 상의 실물 상품 그대로 만들어 배치해 두는 식이다. 메타버스 콘서트에서 유명가수 아바타가 신을 신발을 나이키가 제공하는 것이 일례다. 아바타로 참여하는 애프터파티 공간 속 가구를 이케아가 실물제품과 똑같이 만들어 제공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메타버스 공간에 아예 숍을 여는 거다. 메타버스 숍에서의 쇼핑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주면 광고는 바로 매출로 연결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듯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역시 이처럼 끊김없이 이어진다.


▶ 디지털아트와 NFT의 탄생 


기존 웹은 수많은 서비스의 성장을 가져왔다. 블로그와 카페가 대표적이다. 모바일로 인해 성장한 기업들도 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이 그러하다. 새로운 플랫폼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네트워크 이펙트를 가진 플랫폼 기업들이 세상을 독점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좀 다르다. 탈중앙화된 서비스인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다. 


탈중앙화된 인터넷 서비스를 구동하는 경제 메커니즘은 기존의 금융망을 통하지 않는다. 탈중앙화된 시스템 기반의 새로운 화폐덕분이다. NFT가 바로 그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결합하고 소유권자를 인증하는 방식. NFT는 디지털 파일이 고유함을 인증하는 데이터 단위로, 블록체인으로 분산된 디지털 원장에 저장된다. 디지털로 창작된 이미지나 프로그램, 예술작품과 같은 디지털 자산의 경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누구든지 쉽게 사본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저작권과 소유권을 분리하여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자산의 창작자와 소유권을 보호하는 효율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백과에 수록된 NFT 설명이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말로 ‘대체불가능한 토큰’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등기권리증, 그게 바로 NFT다. 


NFT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2021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7천만 달러에 판매된 비플의 작품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 매일 하나씩 자신이 컴퓨터로 그린 그림 5천개를 모아 붙인 디지털 작품이다. 말하자면 5천일의 행위 예술. 오프라인 상의 원본은 없다. 디지털 파일로만 존재하는 작품이다. 


디지털 아티스트인 비플의 또 다른 작품으로 ‘휴먼 원(Human One)’이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3차원 비디오 조각품이다. 사면이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물리적인 액자는 내 집에, 그 안의 작품은 계속 바뀐다. 물리적 현물에다 디지털을 접목시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주는 형식이다. 디지털 아트의 진화된 형태다. 2021년 크리스티경매에서 2,890만달러에 낙찰되었다. 


하나 더 살펴보자.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거리의 작가 뱅크시가 있다. ‘사랑은 공중에’라는 그의 작품을 파티클이란 회사에서 151억원에 구매했다. 이 작품을 가로, 새로 100개씩 디지털로 구획을 나누어 1만개 조각으로 나누어 판매했다. 개당 176만원이니 총 판매가는 176억원이었다. 25억원의 수익. 파티클은 원작을 자신들이 설립한 재단에 기증하여 어느 누구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그리고 거래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원작의 거래와 소유를 막고 디지털로만 원작의 가치를 인정토록 하겠다는 의도였다. 


NFT는 이처럼 디지털 콘텐츠에 있어 다양한 방식의 거래를 가능케 한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기루와 신세계의 담 위를 아슬아슬 걷고 있는 NFT. NFT의 진화는 무죄다. 


▶ 복제가능한 NFT를 구매하는 사람들 


디지털 작품은 언제든, 누구나 복제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7천만 달러에 팔린 비플의 작품도 구글링을 통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해상도 높은 프린터만 있다면 크게 인쇄하여 우리 집 거실에도 걸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유일무이한 오프라인 작품과 달리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아트. 그렇다면 궁금하다. 구체적인 물성도 없는 이 작품이 그렇게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 말이다. 


예전엔 미술품의 위작과 진품 구분이 힘들었다. 원작보다 더 나은 위작이 나올 수도 있었다. 관건은 원작자의 인증이었다. 원작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건 작품 그 자체라기보다는 원작에 대한 작가의 인증이라는 얘기다. 이 어려운 걸 가능하게 해준 게 NFT다. 


구체적인 NFT의 효능? 작가가 인증하는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에서는 어떤 게 원본이고 어떤 게 복제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러니 소유권이란 게 의미가 없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 표식이라는 토큰을 대체 불가능한 암호화폐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거다. 


두 번째 효능은 모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다. 판매될 때마다 부가되는 로열티를 포함하여 소유권에 대한 다양한 거래방식을 가능케 해준다는 거다. 결국 투명하고 손쉬운 거래와 소유권의 공증이 NFT의 존재이유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투자 열기도 높기에 노파심에 한 마디 덧붙인다. NFT라고 무조건 투자가치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가치에 대한 기준은 다 다르다. 객관적일 수 없다. 예술작품들은 더욱 그렇다. 그만큼 유동성이 낮다는 말이다. 오프라인 상의 예술작품들이 그렇듯 NFT도 인기작품 상위 0.1프로만 팔린다. 기억해야 한다. NFT는 소유에 대한 인증이지 NFT 자체가 없던 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걸. 


▶ 메타버스 경제는 NFT로 돌아간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거래는 필수다. 내 아바타도 꾸며야 하고, 내 공간도 꾸며야 한다. 실제로 아바타를 꾸미는 데 필요한 옷과 액세서리를 파는 사람과 기업들이 있다. 메타버스 내 수많은 공간을 디자인, 설계하고 구현해주는 회사도 있다. 실물경제와 전혀 연동되지 않는 자기완결형의, 가상공간만의 경제 시스템.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NFT다. 


나이키는 NFT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메타버스에 특화된 신발을 출시하여 판매한다. 가상공간 속 아바타가 신고 다니는 신발이다. 반응이 좋으면 오프라인 상 실제 운동화로도 출시한다. 현실과 가상공간을 오가는 다양한 실험들을 하는 거다. 


앞으로의 미래를 잠깐 상상해보자. 콘서트를 보러 간 친구가 너무 신난다며 현장에서 나를 호출한다. 내 몸은 우리 집 거실에 있지만, 나는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디지털 가상공간에 입장해서 친구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콘서트를 즐긴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끝나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가상공간 속 애프터파티. 친구도 나도 각자의 아바타로 파티에 참석한다. 근사한 옷으로 아바타를 꾸며주고 참석한 애프터파티에서 오늘 콘서트를 마친 가수의 디지털 신규 음원을 판매하고 있다. 즉석에서 음원을 구매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콘서트와 애프터파티의 모습이다. 디지털 아이템의 소유와 거래를 인증해주는, 기존의 거래 시스템과는 다른 시스템이 필요할 수 밖에. 


*호기심 BOX 2-게임머니와 NFT인터넷 게임 속에도 아이템이 있다. 엄청난 금액으로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과 NFT의 차이는 무엇일까? 게임머니는 게임 안에서만 통용된다는 거다. 리지니라는 게임 속 아이템을 또 다른 게임에서는 불러올 수 없다. 하지만 NFT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인터넷이 연결된 가상공간이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차이는 또 있다. 게임 속 아이템은 종류가 제한적이다. 정해진 아이템들만 거래할 수 있다. 반면 NFT는 아이템 제한이 없다. NFT는 게임회사의 간섭 없이 탈중앙화 방식으로 무엇이든 거래가 가능하다.


▶ 메타버스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메타버스는 새로운 경제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다. 세상은 이제 ‘창작자 경제’ 시대를 맞았다. 탈중앙화된 방식의 P2P 가치 거래. 창작자들이 글과 그림, 영상, 음악을 만들어 판매하는 걸 넘어 실물경제에서처럼 가상공간 속 실질적인 오브젝트들을 만든다. 가상공간 속 가구와 옷, 건물 같은 것들이다. 그걸 거래하기 위한 수단이 NFT다. NFT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활성화의 핵심요소인 셈이다. 


거칠게나마 메타버스와 NFT,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10년 전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우리 삶의 많은 걸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제는 폰으로 택시를 부르고 쇼핑을 하는 게 무척이나 자연스럽듯 새로운 미래는 성큼성큼 우리의 오늘로 다가올 것이다. 가랑비 옷 젖는 줄 모른다 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세상은 시나브로 변하고 있다. 혁명적 변화의 세상이다. 메타버스와 NFT는 그런 변화의 최전선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이자 [방구석5분혁신](bit.ly/5booninno)의 혁신크리에이터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실재화하는 혁신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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