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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 우리는 왜 우주로 가는가?

안병민의 [통찰을 스케치하다]

무한한 시간과 온갖 사물을 포괄하는 공간. 우주의 정의다. 물리학과 같은 자연과학은 우주를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이 되는 시공간의 총체로서 정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우주는 꿈이고, 상상력이다. 가볼 수 없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그곳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존재를 떠올린다. 어린 시절 영화에서 보았던 E.T같은 생명체 말이다.


그런 우주를 오늘은 또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려 한다. 우주 분야 스타트업 컨텍의 이성희 대표와 함께다. 이성희 대표가 안내하는 우주와 우주산업. 그 한 시간의 내용을 텍스트로 풀어 펼친다.


1 우리는 왜 우주로 가는가?

 

많은 사람들이 ‘우주’ 하면 별과 달, 외계인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의 실생활에 굉장히 가까이 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우주를 직접 가 볼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속속 생겨나고 있다.


우주로 가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나가야 한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천문학적인 비용도 장애다. 그만큼 허들이 높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주로 가려 한다. 거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로켓 이론의 창시자로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란 사람이 있다. 비행역학 이론의 대가다. 치올콥스키는 우주여행과 로켓 추진에 대한 이론을 주창했다. 인류 우주 비행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개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보았던 공상과학 만화 <은하철도 999>는 우리로 하여금 우주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었다. 언젠가는 우주기차를 타고 달나라도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상상 말이다. 치올코프스키도 다르지 않았다. 어릴 때 읽었던 책이나 영화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다. 하지만 요람에서만 살 수 없다. (The Earth is the cradle of humanity, but mankind cannot stay in the cradle forever.)” 결국 인간은 지구라는 요람을 떠나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치올코프스키의 말이다.

 

“화성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은 치올코프스키가 꾸었던 꿈의 또 다른 버전이다. 테슬라보다 앞서, 2002년 창업한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서다. 스페이스X는 2026년에는 사람을 태운 화성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인류의 생활 터전과 시장이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확장된다. 성공만 한다면야 말 그대로 천지개벽,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거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이 있다. 은하계 초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중간을 가로막고 있는 지구를 철거한다는 상황적 배경. 그러니 우리의 상상력이 작동한다. 내부적인 핵전쟁때문이든 외부적인 외계인의 침공때문이든 어떤 이유에서든지 언젠가는 지구가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의 ‘테라포밍(지구화)’도 어릴 때 읽었던 이 책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론 머스크의 전공은 물리학이다. 이후 우주를 독학했다. 페이팔 등 몇몇 사업들을 했지만 마음 속에는 항상 우주가 있었다. 우주라는 상상을 실재화한 첫 번째 프로젝트가 ‘화성의 지구화’다. 화성의 온도와 식량, 공기를 지구인이 살 수 있는 형태로 만들겠다는 것. 톺아보면, 일론 머스크가 진행하는 모든 사업의 초점은 화성에 맞추어져 있다. 테슬라도 그렇다. 화성엔 연료가 없다. 유일한 에너지원은 전기다. 그러니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필요한 거다. 스타십이라는 거대한 우주선도 마찬가지다. 화성까지 가려면 많은 물자와 사람을 수송해야 한다. 시간도 많이 걸리거니와 여러 번 왕복해야 한다. 당연히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로켓을 한번 쏘고 버리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지구로 회수한 로켓을 점검한 뒤 다시 발사에 사용하면, 1회 발사 비용을 30% 가량 줄일 수 있다. 재활용 로켓을 연구하여 탄생시킨 배경이다. 여러 대의 우주선을 통해 지구와 화성을 오갈 수 있게 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꿈이 실현되려면 재활용 로켓은 필수다. 일반인들에게는 무척이나 엉뚱해보이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력이 기술 발전을 견인한다. 우주는 그렇게 이제, 점점 비즈니스로 연결되고 있다.


2 지금 우주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


과거에는 미국과 소련의 ‘경쟁(Competition)’ 차원에서 우주가 개발되었다. 뒤이어 ‘탐험(Exploration)’을 넘어 ‘협력(Cooperation)’의 시대를 거쳐 지금 우주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즉 새로운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뉴스페이스’란 무엇인가?


매년 11월, ‘뉴스페이스컨퍼런스’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다. 국가기관과 기업들만 참가하는 게 아니다. 투자사들도 참가한다. 투자사들이 발표도 한다. 왜 이 로켓회사가 아니라 저 로켓회사에 투자했는지, 기술적 배경과 함께 이유를 발표한다. 우리와 핏(fit)이 맞는 우주 관련 스타트업이라면 적극 투자할 테니 언제든 연락 달라는 취지다. 우주산업과 관련한 시장이 열렸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우리는 우주와 관련한 펀드도 없다. 다양한 펀드들이 넘쳐나는 인공지능과 바이오 분야와는 대조적이다. “우주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말은 하지만 그 싹을 틔우기 위한 제도적, 금전적 투자 지원이 없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투자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플랫폼도 만들어야 한다.


뉴스페이스컨퍼런스의 최근 화두는 ‘비즈니스화 주도권(Commercialization Initiative)’이다. 이제 우주는 더 이상 ‘연구개발’의 영역이 아니다.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그래서 연구 실적에 대한 발표와 공유도 있지만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런 걸 개발해서 이런 영역에서 이렇게 돈을 벌 거다. 그러니 투자해 달라’라는 얘기들이다. 그러니 우주 산업 투자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이 컨퍼런스에 꼭 가봐야 한다. 한국의 우주기업들이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안목을 기르려면 더욱 그렇다.


3 뉴스페이스 시대의 다양한 리더들


과거에는 다양한 국가의 우주 전담 부처나 기관이 우주 기술을 리드했다. 지금은 다르다. 우주를 배경으로 돈을 벌겠다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이 우주 기술을 리드한다. 먼저 ‘업스트림’ 분야다. 주로 로켓회사나 위성 발사 업체들이다. ‘다운스트림’ 분야도 있다. 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위성사진을 찍거나 통신 중계를 위해서다.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일은 지상국의 몫이다. 위성 데이터를 소스로 한 다양한 차원의 비즈니스 분석 및 콘텐츠 생산활동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내는 거다. 다운스트림 기업들의 영역이다. ‘비욘드 어스’ 분야도 있다. 예컨대, 이런 거다. 소행성까지 우주탐사선을 쏘아 올려 광물을 채취해오겠다는 사업모델. 기술에 상상력이 더해지니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난다. 뉴스페이스는 더 이상 ‘국가’ 차원만의 이슈가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앞세워 뉴스페이스를 개척하고 있다. 기회의 땅, 뉴스페이스다.

 


‘뉴스페이스’라는 용어는 2003년경 나왔지만 이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건 불과 10년 정도 되었다. 뉴스페이스의 부상에는 5가지 요소가 있다. 1) 먼저 ‘경제적인 비용의 발사체와 위성(Affordabla Launches & Satellites)’이다. 예전에는 위성 사이즈가 2-5톤 정도로 무척이나 무거웠다. 이 정도 무게의 위성을, 지구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로 쏘아 올리려면 발사체의 사이즈는 400-500톤은 되어야 한다. 이거 하나 만드는 데 드는 비용만 3천억-4천억원이다. 돈 많은 대기업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은? 큐브셋이라는 초소형위성이 일상화되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학생 교육용으로 만들었던 아이템이다. 100킬로그램 이하의 무게. 노트북 사이즈 정도의 초소형 위성이 이제 우주로 간다. 우리는 초소형 위성 플랫폼이 아직 없지만, 해외에는 표준화된 모델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발사체도 2-3톤 수준이다. 제작비용도 20억-30억 수준으로 예전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낮아졌다. 2) 두 번째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 ‘기하급수적 기술 발전(Exponential Technologies)’이다. 최근 우주산업의 발전은 이러한 기술 발전에 힘 입은 바 크다. 3) ‘개인 투자(Private Funding)’ 증가도 괄목할 만하다. 2018년, 한 해만 해도 우주 산업에 3조원이 넘는 개인 투자가 이루어졌다. 4) 위성은 국가 전략 물자다. 그러니 진입장벽을 낮춰달라는 우주산업 플레이어들의 요구에 각국 정부들은 화답했다(Lowering Barriers). 발사 라이선스와 국가 전략 물자에 대한 관련 프로세스 간소화 등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랐다. 5) 그러니 자연스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New Business Model)이 생겨난다. 요컨대, ‘뉴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이란 새로운 기회가 가득한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지난 7월,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전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우주 관광 시범비행에 성공해서다. 브랜슨은 자신이 창업한 버진갤럭틱의 우주비행선을 타고 우주 가장자리인 88.5km 고도까지 갔다 1시간 만에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왔다. 위성과 발사체만 우주산업 아이템이 아니다. 위성이나 발사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 관광도 가능해졌다. 적어도 10년 뒤에는 1조원 이상 규모의 우주 관광 시장이 창출될 거다. 우주 산업의 확장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리처드 브랜슨이 직접 우주선을 탄 이유? 이제 일반인도 우주 관광이 가능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기 위해서다. 브랜슨의 이번 비행은 우주 관광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음을 의미한다. 버진갤럭틱이 판매하는 우주선 티켓은 25만달러다. 대략 3억원이면 우주 관광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다. 초소형 위성들이 상용화되니 관련한 발사체 업체들도 많이 생겼다. 한 발 앞선 유럽 기업들의 아시아 시장 공략도 적극적이다. 위성 쪽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스타링크 프로젝트.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야망이자 스페이스X의 또 다른 핵심사업이다. 2027년까지 1만개, 최종적으로 4만개의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끊어지지 않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 하겠다는 게 목표다. 예상 매출은 33조원이다. 수많은 위성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위성의 수명이 보통 3-5년. 경제적으로 저렴한 위성을 만들어야 하는 건 그래서다. 위성을 싸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자사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을 통해 우리의 발사체로 우리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 그래서 위협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진두지휘하는 스페이스X는 한 달에 128개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 2주에 64개씩이다. 벌써 2천개 가까운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통신망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일본부터 공략하겠다는 게 복안이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이 많거나 대륙이 넓어 통신망 확보가 힘든 지역이 주 공략 대상이다.


4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인가?


우주산업에 적극적인 유럽의 사례를 살펴보자. 유럽에서는 ‘유럽스페이스에이전시(ESA)’의 ‘빅인큐베이션센터(BIC)’를 통해 1년에 우주 관련 스타트업을 180개씩 만들어 낸다. 그런 스타트업이 지금은 1,000개를 넘어섰다. 새로운 우주 스타트업이 창업하면 유럽우주청이 10만 유로 정도의 시드머니를 투자해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위기 등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적절한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만들어준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우주산업을 운영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컨텍 이성희 대표가 룩셈부르크에 유럽 지사를 만들었던 이유다. 관련 지원과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우주 비즈니스의 현황을 살펴보자. 가령, 북극과 남극만 도는 위성이 있다. 지구가 자전을 하니 북극과 남극만 도는 위성이라도 계속 사진을 찍으면 전 지구를 다 찍을 수 있다. 위성이 찍은 영상을 지상에서 받아야 하니 위성들이 돌아가는 주요 위치에서 지상국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컨텍도 그 중 하나다. 위성에서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 양에도 한계가 있다. 메모리가 다 차면 비워줘야 한다는 얘기다. 우주의 위성들이 생산, 보유한 데이터를 지상국으로 보내는 이유다. 위성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컨텍의 제주도 지상국에서 받아주는 데 받는 금액이 55불이다. 소요시간은 10분. 10분 동안 데이터 한번 받아주고 55달러를 버는 거다. 고속도로 영업소처럼 위성이 지나는 경로 상에 지상국을 설치하고 통행료를 받듯 돈을 받는 비즈니스다.  


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다. 카메라로 위성영상을 찍는 비즈니스도 있다. 예컨대, 도시 전체의 조망 사진을 주기적으로 찍으면 생활권의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지역 개발 등의 변동 사항들을 위성사진으로 찍어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기적으로 촬영한 생활권의 사진을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분석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리포팅한다. 도시 변화 탐지와 재난 대응에 중요한 소스가 된다. 위성 사진을 활용한 불법 무허가 건물 단속도 가능하다.


위성이 지날 때마다 사진을 찍어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1983년 발생했던 러시아의 KAL기 격추 사건의 근본 원인은 KAL기의 항로 이탈이었다. 내 비행기의 현재 위치와 항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생겨난 비극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이런 비극은 더 이상 없다. 이제는 1미터 수준의 해상도로 현재의 위치를 정밀하게 보정할 수 있다. 위성에서 찍은 영상에다 위치를 매핑한 데이터를 자율주행차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토요타, 폭스바겐 등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자동차회사들에서 한창 연구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나 항만 등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숫자를 보고 유통이나 물류, 매출 등의 데이터를 추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방법으로 경쟁사 상황도 추산할 수 있다.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이 경제적인 백그라운드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경영 의사결정에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국가적 이슈 상황도 마찬가지다. 팬데믹 시대, 주요 공항 계류장에 있는 비행기의 움직임 파악 등을 통해 국가 상황의 현황 파악과 진단, 예측이 가능하다.


인공위성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길어야 5년이다. 수명이 다한 위성 혹은 그 잔해들이 우주를 표류한다면 이는 문제다. 콘트롤이 안 되기에 잘못하면 정상 위성과도 충돌할 수도 있다. 수명이 다한 위성을 처리하는 수거 사업에 대한 니즈가 생겨난 이유다. 우주 궤도를 도는 위성이 많아지다 보니 더 이상 사용불가능한 위성에 대한 수거 및 청소가 필요한 거다. 민간 우주 청소기업인 스위스의 ‘클리어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우주 광산 사업도 있다. 우주에 떠다니는 소행성에서 니켈과 백금 같은 희귀 광물을 캐내어 돈을 벌겠다는 거다. 이른바 ‘스페이스 마이닝(Space Mining)’. 룩셈부르크 정부의 구상이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파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소행성에 대한 소유권 개념을 주장하며 범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위성과 통신하는 주파수는 높다.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대역폭은 많아지지만 제약 요소 또한 많다. 그 중 하나가 비가 많이 오면 신호수신률이 감쇄한다는 것. 이걸 역이용하는 기업도 있다. 신호수신률을 분석하여 강우량을 예측하는 거다. 유럽에 깔아놓은 안테나 기기를 통해 유럽 전체의 강우량을 측정하고 예측한다. 드넓은 아프리카 대륙 등에도 몇 개의 안테나 만으로도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은 이렇게 열린다.


훨씬 더 많은 우주 비즈니스가 있는데 실제로 돈을 벌면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만 언급해도 이 정도다. 한국에도 많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성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있다. 세텍도 그 중 하나다. 세텍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개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위성이나 발사체로부터 데이터를 받는 지상국을 구축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용역 형태로 일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자체 지상국 네트워크를 통한 플랫폼 구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미국 알래스카, 칠레, 핀란드, 두바이, 말레이시아, 호주, 남아공 등 세계 곳곳에 지상국을 설치한 이유다. 각 지상국은 원격으로 운영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현지 네트워크 협력사를 통해 해결한다. 두 번째가 위성 영상 수신 처리 분석이다. 원시데이터를 수신하여 위성영상 전처리 작업을 수행한다. 마지막은 영상 활용 서비스다. 위성 영상 정보를 토대로 시계열 변화를 탐지하고 분석한다. 도시 변화 탐지, 물동량 분석, 작황 예측 등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생산하는 일이다. 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컨텍밖에 없다는 게 이성희 대표의 얘기다. 향후 계획으로 위성영상 교육서비스도 꼽았다. 인공지능과 우주와 코딩을 접목한 위성 영상 교육 서비스 개발 건이다. 2023년을 목표로 자체 위성을 올리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우주, 진짜 멀게만 느꼈다. 우주는 예전부터 쭉 우주였으니까. 하지만 우주는 더 이상 그 옛날의 우주가 아니다. 우주는 현재이고, 우주는 일상이고, 우주는 비즈니스이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야겠다. 물론 시선은 내일을 향하며. ⓒ혁신가이드안병민


기타 Q&A?


*위성사진과 날씨와의 관계?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카메라는 사용 불가다. 그럴 때는 레이더 신호를 활용해 촬영한다.

*스타링크와 GPS는 경쟁 관계? 스타링크 위성과 GPS 위성은 역할 자체가 다르다. GPS 위성은 국가들이 올리는 것으로 기업들의 그것과는 경쟁의 차원이 아니다.

*위성 많아지면 충돌 위험은?  4-5만개 위성이 지금 우주에 있다. 그래서 새로 위성을 올리려면 국제통신연합(ITU)에 주파수 허가 등 어느 지점, 어느 고도, 어느 궤도에 올릴 건지 사전에 분석을 통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우주상황인식(SSA:Space Situational Awareness)과 우주교통관제(STM:Space Traffic Management) 등 국가 연합 차원의 기구와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 물체를 감시한다.

*스타링크 시스템은 스마트폰과 직접통신 가능한가? 현재로선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프로토콜이 아직 없다. 하지만 향후 스마트폰과도 다이렉트로 연결 가능할 걸로 보인다.

*위상 통한 지상 데이터 사용시 프라이버시 문제?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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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이자 [방구석5분혁신](bit.ly/5booninno)의 혁신크리에이터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 <주소가 바꿀 미래사회와 산업>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실재화하는 혁신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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