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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 초거대 AI가 만든 지적 혁명

[방구석5분형신.인공지능]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AI 기술이 일상생활과 업무 방식을 넘어 모든 산업과 사회 전반에 가져온 변화가 '쓰나미급'이다. 인공신경망의 대규모 매개변수와 수조 개 이상의 토큰 데이터 학습을 통해 전례 없이 향상된 AI의 성능 덕에 생성AI의 적용 범위는 날로 확장되고 있다. 생성AI 기술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와 기업, 개인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다. 네이버 AI혁신센터 하정우 센터장이 오늘의 길잡이다. 21세기 인류의 지적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생성AI.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 생성AI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로의 항해


IT 기술 혁신이 가져온 변화가 어마어마하다. 1984년 PC가 나온 이후 인터넷, 모바일 기술 등이 등장할 때마다 콘텐츠 제작과 정보 유통 방식 등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모바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만들고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추천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이후 십여 년의 소강 상태. 그러다 챗GPT가 나왔다. 혜성 같은 등장. 세상을 바꿀 혁신으로 인식되는 생성AI 기술이다.  


AI는 혁신을 넘어 혁명이다. 다양한 작업을 척척 수행한다. 주어진 예시만으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비결은 규모의 혁신이다. 인공신경망의 매개변수 수를 엄청나게 늘렸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AI가 더 똑똑해질 수 있다. 수조 개 이상의 토큰-단어, 숙어, 철자 등으로 이뤄진 AI 최적화 단위-으로 구성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학습도 시켰다. 안 그래도 똑똑한 아이가 공부마저 엄청나게 한 셈이니 안 똑똑한 게 이상할 일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AI는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 부족한 게 사실이다. 콘텐츠 오류가 있거나 적절치 못한 응답을 할 수 있어서다. 해결책은 전문 분야 데이터를 통한 추가 학습이다. 해당 분야 양질의 데이터로 AI를 추가 학습시켜야 보다 실전적인 AI가 만들어진다. 도메인 전문가와 AI 전문가가 협력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전문 분야 데이터로 학습할 때는 데이터의 양보다 품질이 중요하다. 품질 높은 데이터라면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도메인 지식과 전문가 능력이 필수적이다. AI를 내부 직원이나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피드백을 받아 계속 학습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생성AI 혁명 시대, 글로벌 이용 현황은?


챗GPT 출시 후 1년 4개월이 지났다. 전 세계 생성AI 서비스 이용 현황은 어떨까? 라이터버디 사의 분석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생성AI 서비스 방문자 수는 약 240억 명에 달했다. 그중 대부분인 146억 명이 챗GPT를 이용했다. 구글의 바드(현 제미나이)는 2억 5천만 명에 그쳤다. 선점 효과의 위력이 그만큼 크다. 챗GPT는 생성AI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주목할 만한 서비스로 캐릭터닷AI가 있다. 방문자 수 2위다. 페르소나 기반 챗봇이다. 셰익스피어, 아인슈타인 등을 구현했다. 사용자들은 이 챗봇과 하루 평균 2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기술력보다는 사용자 시나리오와 니즈에 부합하는 것이 AI비즈니스의 주요 성공 요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전 세계 생성AI 사용 상위 20개국에 한국은 없다. 1위는 미국, 그 다음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라질 순이다(중국은 인터넷 규제가 심하다. 카운팅이 의미가 없다). AI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는 많지만 실제 AI를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생성AI는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세상을 바꿀 지적 혁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한국의 AI 활용 경쟁력은 취약한 게 현실이다.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규모의 혁신에 기반한 생성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데이터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AI가 인간을 더욱 닮아가는 이유다. 팁을 준다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인간 행동 패턴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AI에게 팁을 줄 수 없음에도 말이다. 

똑같은 프롬프트를 입력했음에도 계절에 따라 AI 생성 텍스트 길이가 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추수감사절 연휴 시즌이 다가오면 AI가 생성하는 텍스트의 길이가 짧아진다. 연휴에 즈음한 사람들의 근무 패턴 변화가 그대로 AI 모델에 반영되어서다.

      

▶ AI 전쟁, 누가 주도할 것인가? 


구글의 제미나이1.5는 오픈AI의 GPT-4에 대응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이전 모젤 대비 주목할 만한 변화는 컨텍스트 길이 증가다. 컨텍스트는 사용자가 입력한 명령과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포함한 전체 대화 내용을 의미한다. AI는 이전에 사용된 모든 내용을 고려해 다음 텍스트를 생성한다. 컨텍스트 길이가 길어질수록 AI는 더 많은 정보를 참조하여 응답을 생성할 수 있다. 


컨텍스트 길이가 짧은 경우, AI는 최대 A4 용지 2장 분량의 텍스트만 처리할 수 있다. 컨텍스트 길이가 길어지면? 책 한 권 분량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질문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수백 페이지 계약서 전체를 넣고 독소조항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용성의 차원이 달라지는 거다.


1년 전만 해도 GPT-4의 컨텍스트 길이는 12만 8천 토큰(8-9만 단어)에 불과했다. 하지만 구글 제미나이1.5는 100만 토큰(70-80만 단어)까지 커버한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최대 1,000만 토큰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컨텍스트 길이 증가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할루시네이션은 AI가 허구를 사실인 양 생성하는 문제다. 긴 컨텍스트를 통해 AI는 더 많은 정보를 참조하여 사실에 기반한 내용을 생성할 수 있다. 컨텍스트 길이가 길어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효용이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유일한 대항마로 인식된다. 오픈AI 출신 창업자들이 만든 회사로, 클로드3 모델을 선보였다. 벤치마크 상으로는 GPT-4 이상의 능력을 보인다. GPT-4가 다소 딱딱한 선생님 느낌이라면, 클로드3는 친근하고 감성적인 느낌이다.  


구글 제미나이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도 다룰 수 있는 멀티모달 AI다. 하지만 구글의 목표는 스마트폰에 풀스택의 AI를 탑재하는 거다. 이를 위해 대규모 ‘울트라’ 모델부터 사이즈가 작은 ‘나노’ 모델까지 공개했다. 2023년 12월, 픽셀폰에 제미나이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아직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애플도 최근 논문에서 이미지를 포함한 멀티모달 AI 'MM1'을 공개했다. 중요한 건 애플이 이 AI 모델을 어떤 형태로든 애플 생태계에 녹여낼 것이라는 점이다. 애플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기가 막히게 잘 하는 부분이다. 기술을, 고객을 매혹시키는 서비스로 완벽하게 바꾸어 내는 것 말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폰에 구글 AI를 먼저 탑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별 디바이스에 AI를 탑재하게 되면? AI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


▶ 대형 언어모델(LLM) vs 소형 언어모델(SLM), 현명한 선택은?


최근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소형 언어모델(SLM)들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일부 기사에는 SLM이 챗GPT-4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언급도 있다. 그러나 오해하면 안 된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장단점이 있다. 큰 모델일수록 더 어렵고 더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SLM이 모든 수준을 대체할 수는 없다. 잘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적이다. SLM이 대형 언어모델(LLM)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한 주장이다.  


SLM이 LLM보다 더 똑똑하다는 근거로 벤치마크 점수를 언급하곤 한다. 벤치마크는 AI 능력 평가 체계 중 하나일 뿐이다. 토익 점수가 높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오히려 벤치마크 점수 만을 위해 학습하면 AI가 더 멍청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벤치마크 숫자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초거대 AI를 활용하는 이유는 최대한 많은 리소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SLM은 분야별로 추가 학습이 필요하다. 범용적 활용에 한계가 있다. 업무생산성 측면에서도 각 업무 별로 다른 SLM을 활용할 경우, 업무 간 분절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한다.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업무 흐름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 SLM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운영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오픈소스 SLM은 GPU, 개발자 비용, 파트너사 지원 등의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적용 분야를 정확히 파악하는 거다. 그에 맞는 적절한 규모의 모델을 선택하여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생성AI 시장 확대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작년 6월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까지 1.3조 달러 규모의 생성AI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는 AI가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필요 앱과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중간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AI 자체로 모든 서비스를 완결시킬 수가 없어서다. 기존 이 역할을 하던 게 검색이다. 구글의 검색 시장이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생성AI는 강력하고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 도구다. 이를 통한 자동화와 생산성 혁신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회다. 올해 1월 맥킨지 보고서에서는 생성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최소 2.6조 달러, 최대 4.4조 달러(6천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영향 분야는 고객운영, 마케팅/영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등이다. 이르든 늦든 모든 산업이 생성AI의 중차대한 영향을 받을 거다. 핵심 동력은 자동화다. 개인 역량 강화와 작업 방식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변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교육과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다행히 아직은 시작 단계라 기회가 있다, 하지만,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서둘러야 한다. 생성AI라는 이 거대한 흐름에 얼마나 빨리 합류하느냐가 기업의 기회를 결정할 것이다.


[McKinsey 의 생성AI 보고서 (2024. 1)]

*생산성에 대한 생성AI의 영향력은 세계 경제에 수조 달러($2.6-$4.4조)의 가치를 더할 수 있음
*생성AI 사용 사례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약 75%는 네 가지 영역(고객 운영, 마케팅 및 영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R&D)에 걸쳐 있음
*생성AI는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임
*생성AI는 개별 활동의 일부를 자동화하여 개별 작업자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업무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
*기술 자동화의 잠재력이 증가함에 따라 인력 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임
*생성AI는 경제 전반의 노동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가 업무 활동을 전환하거나 직업을 변경할 때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 필요
*생성AI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음


기업에서 생성AI를 활용하는 방안? 생성AI는 데이터 중심의 통찰력과 창의적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 수립도 가능하다. 다만 편향성 문제와 AI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 인간관계 등 AI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도 AI는 활용도가 높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사례를 보면 생성AI 활용 시 보고서 품질이 50% 이상 향상됐다. 최고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 결과다.  

 


금융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금융 사기 탐지, 신용평가 등에 보조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 특화 모델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였다. JP모건도 투자 조언 AI '인덱스GPT'를 출시했다. ‘KAI GPT’ 등 뱅킹 특화 모델도 등장했다. 예컨대, 금융권의 경우, 기존 대형 모델에 금융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금융 특화 AI를 만들면 서비스와 업무 생산성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이를 무기 삼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 자영업 분야도 AI 효용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 장의 상품 사진만으로도 마케팅 전략과 카피라이팅을 생성AI에 의뢰할 수 있다. 디자이너 업무 방식도 바뀐다. 더 이상 인터넷에서 디자인 초안을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생성AI에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주면 원하는 디자인을 쉽게 그릴 수 있다.  


생성AI의 첫 번째 비즈니스 활용처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였다. 생성AI가 개발자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이 맡을 일과 AI가 맡을 일은 다르다. 소프트웨어 테스트 업무를 예로 들면, 요구사항 정의, 계획 수립, 실행 등의 업무는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 반면 테스트 케이스 준비, 보고서 작성, 프로그램 수정 등은 AI가 더 잘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일자리에서 생성AI 활용을 통한 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다. 중요한 건 AI에 맡길 일과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GPT 스토어 출시로 누구나 손쉽게 맞춤형 챗봇을 만들고 배포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생성AI 앱 생태계의 씨앗이 뿌려진 셈이다. 얼마 전 발표된 ‘소라AI’도 인상적이다. 소라AI는 입력된 텍스트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 낸다. 앞으로 콘텐츠 제작 방식에도 일대 변화가 몰아칠 전망이다. 


생성AI는 물리 세계와 연결되는 로봇과도 자연스레 연동될 것이다. 인간이 꺼리는 위험한 일들을 이제는 생성AI가 탑재된 로봇이 수행할 거다.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절벽으로 생산성 저하가 우려되는 우리나라다. 생성AI와 로봇으로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생성AI 기술 확보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다.


▶ 생성AI, 기술 패권을 넘어 문화 패권 경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AI 기술 경쟁에 이어 한국을 포함한 10여 개국이 자체 AI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술 및 경제적 종속뿐만 아니라 문화적 종속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는 작성자의 문화, 역사, 가치관, 규범, 제도 등이 반영되는데, 대부분의 AI 데이터가 북미 중심이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중 북미 문서가 90% 이상이라서다. 그러니 이슬람 등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내보인다. 이에 대응해 아시아, 아랍 등 여러 국가들이 자국 문화를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노력 중이다. 


지정학적 역학 관계 역시 AI 기술 발전과 함께 재편되고 있다. 안면 인식과 행동 인식 분야에서 중국의 선도적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은 이에 대응해 GPU 수출 통제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영국은 AI 안전 표준을 둘러싼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동은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중동과의 협력을 통해 GPU를 확보하려 하지만, 미국은 중동에 대한 GPU 판매 제한으로 대응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경쟁 환경 속 한국의 기회가 있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구축을 위한 협력을 제안한다. 소버린 AI란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AI를 개발하는 국가의 역량을 의미한다.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한국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략을 통해 다국어 모델 개발 및 산업 생태계 구축 경험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국가들과 공생하는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중립적인 포지셔닝으로 여타 국가들에 손을 내미는 네이버의 전략이다. 해당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상호 이익이 목표다.


▶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은 ‘디지털화’가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술이 없던 시대에 정의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 새로운 방식에 맞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 이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을 빚어낸다. 


가령 과거에는 행정 서류를 각 주민센터에 가서 직접 떼어야 했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 그렇게 출력한 서류를 다시 행정 기관에 가서 제출한다는 건 넌센스다.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송수신하면 될 일이다. 진정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서 출발한다. 


디지털 전환은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파괴적 혁신은 고통을 수반하고,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중간리더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은 이유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정확한 이해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보상 평가 체계의 변화, 교육, 성공 사례의 축적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높이고, 이를 중간 관리자들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탑다운 접근과 조직 체계 변경이 필요하다.


이번 CES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로레알이었다. 디지털 기업이 아니었음에도 디지털 혁신에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로레알은 디지털 기술과 가상 현실을 포함해 실제와 가상이 결합된 새로운 뷰티 기술, 즉 '뷰티테크'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이 미용 산업의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시키는지, 아름다움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미용 조언과 피부 상태 진단, 그리고 가상으로 화장품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능도 소개됐다. 


▶ ‘인간 vs AI’ 아닌 ‘인간+AI’, AI 리터러시가 열쇠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바둑과 단백질 구조 예측에서 이미 사람을 뛰어넘은 사례가 나타났다. 범용 AI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AI의 안전 문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 한계로 인한 문제, 악의적 활용, 그리고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주요 우려사항이다. 특히, AI에 의존해 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경향은 통제 불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AI 시대다. 우리는 AI와 함께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AI 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AI의 도움을 받아 여러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결국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AI가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이 틀렸다면, 혼나는 것은 AI가 아니라 우리다. 따라서 AI의 도움을 받을 때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사용이 쉬워질수록,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업무를 AI에 맡길지, 어떤 업무를 직접 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 책이나 강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일상생활과 업무에서 AI를 직접 사용해보며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의사결정권자의 AI 리터러시 역량이 중요하다. 조직 내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발굴하고, AI를 통해 생산성 혁신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우선순위에 따라 개선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적이고 고민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 해커톤 같은 방식도 좋다. 전사적으로 고민을 공유하고, 사내 구성원들의 역량 전환 교육도 시행해야 한다.


결국, AI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조직과 사람은 AI를 잘 사용하는 조직과 사람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숙제?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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