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이드안병민의 AI너머]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AI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단어 하나 삐끗하면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정확한 질문, 깔끔한 지시, 정교한 명령어가 필수였다. 프롬프트를 잘 짜는 사람이 고퀄리티의 답을 독점했다. 이제는 다르다. 대충 얘기해도 의도를 짚어낸다. 말이 엉성해도 맥락을 추론한다. 모르면 되묻고, 말투를 감지하고, 상황을 고려한다. 기계가 사람을 배우며, 행간을 읽어낸다.
기술의 진화는 인간의 언어를 배운다는 뜻. AI는 더 이상 딱딱한 명령을 기다리는 검색창이 아니다. 사람처럼 듣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존재다. AI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명령하고 지시한다. 이 방식으론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이제는 말을 건네야 한다. 단편적인 지시와 명령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단편적인 답변 뿐이다.
“A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AI에게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시대는 끝났다. “A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해?”라고 물어야 한다. “이 주제를 더 정확하게 다루려면 어떤 데이터를 더 넣어야 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고려할 건 뭐야?”, “이 아이디어를 더 확장하려면 어떤 요소가 빠졌는지 알려줘.” 이런 식의 질문과 대화는, AI와 함께 문제를 ‘설계’하는 단계로 우리를 이끈다.
핵심은 이거다. 질문을 바꾸면 답이 바뀐다. 단순히 설명을 요청하면 AI는 정리된 정보를 나열한다. 하지만 문제를 함께 검토하게 만들면, AI는 필요한 정보를 요청한다. 반대로 질문을 던진다. 해석의 프레임을 함께 만든다. AI가, ‘답하는 기계’에서 ‘질문하는 파트너’가 되는 순간이다.
프롬프트 세계도 바뀌었다. 기존 방식은 이랬다. “A에 대해 설명해줘”, “A의 장단점을 알려줘”, “A의 활용법을 말해줘.” 이런 요청은 AI가 사전에 학습한 지식의 요약만 뱉어낼 뿐이다. 대화형 방식은 다르다. “A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해?”, “이 답변을 정밀하게 하려면 어떤 데이터가 더 필요할까?”, “이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AI는 이때부터 생각을 시작한다. 맥락을 따지고, 정보의 공백을 찾고, 그 틈에 질문을 던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는 진정한 협업자가 된다. 단순한 검색창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된다.
▶ 기존 지시형 프롬프팅:
- "A에 대해 설명해줘."
- "A의 장점과 단점을 알려줘."
- "A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줘."
➡ 이런 방식은 AI가 이미 학습한 지식을 단순 요약해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 새로운 대화형 방식:
- "A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해?"
- "이 주제에 대한 답변을 더 정밀하게 하려면 어떤 데이터를 추가해야 해?"
-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야?"
➡ 이런 접근은 AI가 먼저 맥락을 짚고 필요한 조건을 묻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보다 상황에 맞고 깊이 있는 맞춤형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대화형 접근이 중요한 이유? 세 가지다. 첫째, 더 깊은 답을 얻을 수 있다. AI가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게 하면, 단순 요약이 아니라 맥락에 맞춘 해석이 따라온다. 둘째,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관점이 튀어나온다. AI가 되묻는 질문은 사용자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맹점을 찌른다. 셋째, 협업 감각이 생긴다. “시키는 대로 하는 기계”에서 “같이 고민하는 동료”로 전환된다. 프롬프트를 넘어선 소통이다. 도구가 아닌 파트너로 AI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데이터를 더 깊이 분석하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할까?”, “이 비교를 정밀하게 만들려면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까?”, “이 결정을 내리기 전 어떤 요인을 점검해야 할까?”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질문은 생각의 구조다. 협업의 방식이고, 창의의 기초다. 우리가 묻는 만큼 AI는 생각한다. 깊이 묻지 않으면, AI의 답변 역시 얕다. 질문은 지시가 아니라 대화의 시작이다. 질문의 품질이 사고의 깊이를 결정한다.
▶ AI와 대화를 나누는 프롬프트 예시
1) AI의 답변을 더 정밀하게 만들기
“이 주제를 더 깊이 있게 다루려면, 어떤 추가 정보나 맥락이 필요한가?”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 내가 보완해야 할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너의 답변을 구체화하기 위해 어떤 세부 데이터를 입력해줘야 하나?”
2)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형 프롬프트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쟁점은 뭐야?”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설계하려면, 어떤 전제나 조건을 확인해야 할까?”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범위는 어디까지야?”
3)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프롬프트
“이 아이디어를 더 혁신적으로 전개하려면, 어떤 관점이나 시각을 추가해야 할까?”
“이 개념을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하려면 어떤 질문을 기반으로 삼는 게 좋을까?”
“기존 틀을 깨는 방식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떤 요소나 제약을 재해석해야 할까?”
4) 분석 및 평가를 위한 프롬프트
“이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추가로 어떤 비교 자료가 필요할까?”
“평가 기준을 더 명확하게 설정하려면 어떤 변수나 지표를 고려해야 할까?”
“정확한 비교 분석을 위해 어떤 프레임이나 분석 틀을 적용하는 게 적절할까?”
5)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프롬프트
“이 결정을 내리기 전 반드시 검토해야 할 주요 리스크나 전제 조건은 뭐야?”
“최적의 선택을 판단하기 위해 지금 어떤 근거 기반이 더 확보돼야 할까?”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보완적 검증 절차가 필요한가?”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 AI는 더 많이 예측하고, 더 많이 해석하고, 더 넓은 문맥을 이해한다. 그럴수록 인간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해진다. 진짜 중요한 건, AI가 얼마나 잘 답하느냐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묻고 있느냐다. 질문을 설계하는 사람이 사고를 주도한다. 문제를 구조화하는 사람이 판을 짠다. AI는 충분히 준비돼 있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우리는 어떤 질문을 꺼내고, 어떤 대화를 시작할 것인가.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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