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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스타트업 단상

경영마케팅 연구•강의•자문•집필을 업으로 하다보니 이래저래 만나게 되는 스타트업들이 꽤나 있습니다. 기술 분야는 몰라도 경영마케팅 부문만큼은 나름의 도움을 드리려 노력은 합니다만 여러 가지 여건상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던 차, 어제 밤에 참석했던 모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님의 짧은 토크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울림이 컸던 그 내용, 짧고 거칠게 정리해봅니다.



①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


스타트업의 정의? J자 형태의 성장을 보일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진정한 스타트업이다. 그런 성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게 테크놀로지다. 예컨대, 구글 엔지니어들이 만드는 건 사람들의 검색 요구를 충족시킬 자동화된 IT시스템인 반면 야후는 사람들의 검색 요구에 사람이 직접 대응했다. 구글과 야후의 현 위치는 그래서 많은 차이가 난다. 테크놀로지 자체가 스타트업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테크놀로지가 접목되어야 J자 커브의 성장이 가능하다. 콘텐츠 비즈니스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자동화와 기계화의 가능성을색할 필요가 있다.


② 스타트업과 투자 유치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에 목을 맨다. 투자를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생각을 좀 달리 해보자. 투자 받으러 다니는 시간에 차라리 돈을 버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 투자 받는 게 능사가 아니다. 투자 받는 걸 돈 버는 거라 착각해선 안 된다. 비즈니스에 있어 관건은 투자가 아니라 매출이다. 스스로 돈을 잘 버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찾아 다니지 않아도 투자자는 줄을 서게 마련이다.


③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준은 두 가지다. 사람들의 '어떤' 문제를 풀어주느냐 하는 것과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주느냐 하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문제일수록 시장의 크기는 크다. 그런 점에서 풀려고 하는 문제는 중요하다. 다음은 솔루션이다. 문제를 푸는 데 있어 다른 경쟁사가 아닌 나만의 차별적 솔루션을 갖고 있냐의 여부다. 문제와 솔루션,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살펴볼,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높이 사는 회사가 바로 '룬랩'이다.


(*룬랩 기사 보기 : 남자가 개발한 생리용품…IoT 결합했더니 해외서 대박

http://news.joins.com/article/19488210 [출처: 중앙일보])


④ 스타트업과 사업적 성공


많은 스타트업들이 눈을 실리콘밸리에 둔다. 비즈니스를 성공시켜 엄청난 돈을 받으며 엑싯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그럴수 있는 스타트업은 미안하지만 소수일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즐기는 거다. 여러 스타트업을 만나다 보면 대표가 지금 하고 있는 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본다. 단지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승산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목표는 오로지 돈 하나인 거다. 잘 되기 힘들다.


⑤ 스타트업과 기업가정신


뜰 만한 분야? 있다. 대표적인 게 인공지능이다. 벌써 많은 언론들에서 앞다투어 이야기하고 있으니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이슈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을 둘러보아도 인공지능을 테마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들 만만한 O2O로만 몰려든다. 진입장벽이 낮아서다. 그래가지고는 성공하기 힘들다. 어렵더라도 남들 안 하는 걸 해야한다.


⑥ 스타트업의 가치


의미 없는 스타트업은 없다. 망하면 망하는 대로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우리가 지금 독버섯을 안 먹는 이유는 그 독버섯을 예전에 먼저 먹어주었던 사람들이 있어서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망하는 스타트업도 전체 벤처 생태계로 보면 그 가치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한번 먹은 독버섯을 연달아 먹는 스타트업도 많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많은 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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