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지 벌써 3개월째다. 늘 그렇듯 '어제같은 오늘'과 '오늘같을 내일'을 살아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왠지 서글프다. 나는 '나'이고 싶은데 '나'이기가 힘들어서다. 오롯이 '나'이자니 시간도 없고 챙겨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무작정 도끼질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도끼도 벼려야 효율이 높아진다. 앞만 보고 달리던 외눈박이 삶 속에서 때로는 주변을 둘러보며 나만의 '축제'를 즐기는 여유가 그래서 필요하다.
학창시절에 나를 사로잡았던 기타, 주변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저장케 해주었던 사진 촬영,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줬던 마라톤, 새롭게 알게 된 스킨 스쿠버, 벼랑 끝을 거슬러 올라가는 희열을 알게 해준 암벽 등반 등, 세상은 넓고 놀거리는 많다. 뭐가 되었든 오로지 내가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얘기는 더 이상 말자. 돈을 버는 누군가로만 남기에는 나는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다. 조직의 소모품으로서만 내 모든 것을 소진할 수 없는 이유다. 따로 시간을 내어 ‘놀아야’ 한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회사에 있으면 한가지 생각 밖에 못 하게 돼요. 틀을 벗어나지 못하죠. 꼭 저녁에 밥을 먹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어요. 밥 말고도 더 재밌는 일이 있으면 굶고 내일 아침에 먹어도 되는 거잖아요. 삼시 세끼를 다 먹을 필요도 없고 하루 정도 굶는다고 죽지도 않아요. 근데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고 사는 거 같아요.” 지난 2년 동안 패러 글라이딩의 매력에 빠져 100회 이상의 비행을 했다는, 올해 49세의 어느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나만의 축제가 있으니 그의 하루하루는 늘 열정으로 뜨겁다.
필요한 건 '변화'와 '용기'다. 타성에 젖은 익숙함엔 이제 작별을 고하자. 된장찌개, 갈비탕만 식사가 아니다. 커리도 있고 쌀국수도 있다. 몰라서 그렇지, 안 해봤던 것들 중에 의외로 좋은 것들이 많다. 그러니 일단 한번 해 보는 거다. 아니면 말면 그만이다. 내 길은 내가 만들며 가겠다는 용기와 배짱이 필요하다.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스스로의 가능성을 짓밟을 이유가 없다. 틀에서 벗어나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그 세상은 오롯이 나의 것이다. 잊지 말자, 나는 나다! ⓒ혁신가이드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