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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아무개 Apr 11. 2022

경쟁사회에서 벗어나는 방법

몇 년 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방송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듀스101. 아직 어리기만한 친구들이 TV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고, 탈락해도 패자의 웃음을 억지로 짓는 모습을 우리는 환호하며 바라봤습니다. 물론 시청 중인 '나'는 그 경쟁에 끼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환호하며 열광할 수 있었겠죠. 참여하는 어린 친구들이 경쟁하며 받는 상처는 모른채 하면서. 그 이후로 경쟁을 붙이고, 성장이라 포장하며 다그치는 방송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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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 직원의 숙명은 매년, 매월, 매주, 매일 경쟁PT를 몸과 머리에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올해 1/4분기가 끝난 시점에서 제안만 10군데 이상 참여를 했습니다. 그중에 성공률은...... 음.... 성공률이 30% 이상만 되었어도 지금의 글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테죠. 제안하고 세팅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싶으면 다시 제안하고. 이런 흐름으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상이겠지만, 사실 대행사의 숙명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안하고 세팅하기 전에 제안하고, 안정화시키면서 제안하고, 제안하면서 다른 제안을 살펴보며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흘러갑니다. 되돌아보면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죠.


경쟁PT에 많이 떨어지다 보니 '경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대행사를 벗어나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산속으로 들어가면 경쟁에 나를 소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등등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적인 상상을 머릿속에 항상 떠올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정리한 경쟁사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 네 가지!


첫 번째, 경쟁을 아예 없애버린다.

두 번째, 경쟁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

세 번째, 경쟁에 참여할 필요가 없게 만든다.

네 번째, 경쟁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첫 번째는 지금까지 수천 년을 이어온 사회 시스템을 전복해야 하니 개인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고, 두 번째는 경제활동의 결과물인 '돈'을 포기한다면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고, 네 번째는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도전했던 방법이지만 결국 체제는 무너져버렸고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극빈한 삶을 살아가는 결과를 초래하니 안 되겠고(물론 개인의 힘으로도 불가능한 일), 


그나마 가능한 방법을 찾는다면 세 번째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경쟁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수많은 경쟁을 거쳐 완연한, 완벽한 경쟁우위에 도달해야 가능한 방법이기에, 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죽어라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조급함만 가져오게 됩니다. 더불어 부족한 능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을 아주 짧게 밝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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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최근 본 글이 눈에 띕니다.


"자본주의에 살면서 자본과 시장을 부정하면 가난을 면치 못한다."

(http://moneyman.kr/archives/5943)


자본에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스스로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쟁사회에 살아가면서 경쟁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경쟁에서의 부자, 경쟁 우위에 서지 않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받아 들어야 함을,


사실은 이미 알고 있지만 애써 부정해왔었고

앞으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결국 그래야 한다는 것을

언제부터 받아들여야 할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쟁사회에서 벗어나는 방법,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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