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진짜 맛집 먹방 투어

한식부터 초밥, 오코노미야끼까지—쉴 틈 없었던 오사카 먹방 여행기

by 보통엄마

여행정보는 여행기 마지막 편에 기록할 예정입니다. 보통엄마가 꿈인 저의 개인적인 오사카 가족여행기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세 번째_오사카여행 둘째 날
(오사카 맛집 먹방)
2026.1.28~1.31


숙소 > 난바파크스 > 난바 다카시마야 백화점 8층 (saikabo 한식당) > 덴덴타운 애니메이트(Anna Colors Coffee) > 구로몬시장(타코야끼) > 스시히로난바(초밥) > 도톤보리크루즈 선착장 주변 오코노미야끼 > 숙소


전날 새벽 일찍 서둘렀기에

오늘의 첫 일정은 늦잠이 당연했다.

아들과 남편이 남은 잠을 새근거리는 동안

공식 인간알람인 내가

제일 먼저 사부작 거렸다.


전날의 감흥이 날아가 버리기 전에

여행기를 위해 도움이 될만한 정보와 느낌을 정리해 남겼다.

혼자 여는 여행지에서의 설레는 아침

은은하게 나를 비추는 조명이 포근했다.

열 시 즈음이었나? 남편이 두 번째로 일어났다.


우리 집 늦잠쟁이는 늘 아들이다.

아들이 침대 바로 옆 커튼을 확 열어재끼길

나와 남편은 기다렸다.

드디어 깬 아들이 커튼을 열어재낀다.


스위소텔에서 본 아침 풍경


오늘도 맑음! 설레는 두 번째 날이었다.

지금부터가 진짜 여행! 오사카 먹방 여행이다.


오늘의 목표는 먹방 그리고 아들의 덕질이었다.

기회가 되면 엄마인 나의 목표인 쇼핑도 슬쩍 끼워보려

아침부터 근처 난바파크스를 먼저 들렀다.


아들과 남편은 쇼핑을 무척 고된 노동쯤으로 여기는 분들이라

쇼핑몰로 향하는 발걸음이 억지 발걸음임이

쉽게 느껴졌다.


헌데 어렵게 도착한 그곳이 11시에야 연단다.

우리나라 쇼핑몰 시간을 생각하고 당연하게 열 시 조금 넘어 이동했는데

일본의 쇼핑몰이나 백화점들은 11시 오픈이 룰인 것 같다.


너무도 추운 오사카 칼바람에

일단 아무 데나 입구가 열려 있는 곳으로 바람을 피했다.

그 시간엔 영화관 말고는 다 닫혀있었다.


난바 파크스 층별 안내도


이른 시간에 유일하게 열려있던 파크스 시네마



파크스 시네마 아바타 불과재 포스터



난바 파크스 외관



난바 파크스 스모 홀 안내



추위를 피해 열려있는 한정된 공간이지만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새로운 곳이었으므로 우리에겐 모든 곳이 구경거리였다.

나에겐 유명관광지 보다 이런 쪽이 더 맞았다.


비록 목적한 쇼핑은 못했지만 더 재밌는 시간이었고

아들과 미래에 너의 애니메이션도

이곳에서 상영되면 좋겠다고 말해 주었다.


영화 포스터를 멀뚱이 바라보던 아들은

"확실히! 그런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며 본인 자신에게 묻듯 대답했다.


왜인지 나는 이런 사소한 대화들이

화려한 관광지 보다 더 마음에 남았다.


옆에서 가챠기계를 두리번대던

우리 큰아들 남편이 말했다.

"여보 배고프다!"

이 한마디는 우리 가족에게 응급 사이렌이었다.

우리 부부는 배고프면 부쩍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곧바로 한국에서 미리 알아둔 근처 한식집으로

가족을 인도했다.


분명 구글맵 상에선 바로 옆이었다.

난바 다카시마야 백화점 8층 (saikabo 한식당)이었는데

찾아가는 길이 그리 쉽진 않았다.


이 여행기에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나와 우리 가족은 무슨 이유인지 헤매었다.


이곳 주위는 모든 게 밀집되어 있었지만

그만큼 복잡한 구조였다.


어찌어찌 찾아간 한식집은 마치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듯

우리에게 고국의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난바 다카시마야 백화점 8층 saikabo 한식당


나는 돌솥비빔밥과 순두부 set를

아들은 냉면과 제육 set였나?

남편은 뭐였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지짐이가 포함된 set였다.

우리의 취향껏 골고루 시켰다.


아들이 선택한 냉면만 조금 아쉬웠고

나머지는 입맛에 잘 맞았다.


물론 음식양이 일본 답게 넉넉지는 않았지만

낯선 여행길에 이 정도 한식이라면

오마카세 못지않다고 말할 수 있다.


아주 만족한 남편과 아들이 배를 두드리며

덕질을 하러 가자고 앞장선다.


좀 전 내가 쇼핑몰 가자고

앞장섰을 때 억지로 따라나서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나는 괜스레 피식 웃음이 났다.


한식으로 배를 채운 두 남자의 얼굴에

환한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다음 코스는 바로 아들이 기대하던

덴덴타운이다.


이곳에서 오디오에 관심이 많은 아빠의 사심과

애니에 진심인 아들의 사심을 모두 채울 작정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목적에 맞게 찢어졌다.

남편과 나는 아들과 체력 수준이 다르므로

아들이 애니메이트를 충분히 만끽하도록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아쉽게 사진으로 담진 못했지만

나는 이 카페에 앉아 진귀한 풍경을 마주했다.


바로 마리오카트를 차도 한복판에서 운전하는

외국인들의 행렬이었다.


예전에 tv 프로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이걸 직관하다니!

이 카페에 들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영하의 칼바람 속에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가며

마리오 카트를 타다니!

정말 마리오를 좋아하는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대놓고 덕질을 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

이곳의 분위기가 좋았다.


모든 취향이 세대나 성별에 관계없이

존중되는 이곳이 흥미로왔다.


덴덴타운 애니메이트에서 큰길로 나와

Anna Colors Coffee라는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기회가 있다면

꼭 창을 보고 앉으신 길 추천한다.


운이 좋으면 마리오카트를 타는 분들의

그 설명할 수 없는 설레는 표정을

커피 마시며 직관할 수 있다.


행렬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손을 흔들어 줄까? 너무 멀어서 안보일까?'

하며 심한 내적 갈등을 느꼈다.


내가 이십 대였다면 손을 흔들어

그들의 추억의 한 장면에 기꺼이 참여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이 50'이라는 숫자에 굴복했다.

행렬이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속으로만 못내 아쉬운 손을 흔들어 댔다.



덴덴타운 가는 길




덴덴타운 가는 길




덴덴타운 애니메이트



애니메이트에서 두 시간가량을 보내고 나온 아들의 두 손엔 쇼핑백과 여러 굿즈들이 한가득 이었다.


아들의 그 만족감이 넘쳐흘러 내 마음까지 가득 차오르는 것 같았다.

반면 나의 주머니 사정은 아들의 애니메이트 입장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쪼그라들어 있었다.


나는 아들 앞에서 마치 삐에로처럼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울었다.






많이 걸었더니 다시 출출해졌다.

덴덴타운 근처에 구로몬 시장이 있다고 해서

우리는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자 시장으로 향했다.


이곳도 tv프로에 많이 나오던 곳이었는데

의외로 인파가 별로 없었다.

가격대가 많이 비싸다는 평을 리뷰에서 보았는데

정말 그랬다.


나는 미리 지갑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그래도 타코야끼는 먹어보자 싶어 한팩을 주문했다.


자전거들이 줄지어 있는

시장 구석에 서서

우리 세명은 뜨거운 타코를

호호불어 먹었다.


너무 뜨거워 입천장이 다 벗겨질 지경이었지만

아빠의 '입천장 안데이고 먹는 법' 설명을 따라

동시에 작전을 수행했다.


그래도 데긴 했지만 즐거운 추억이었다.


그 장소가 아주 핫하거나 구경거리가 많진 않았다.

우리가 그곳에서 함께 웃어 그곳은 좋은 곳이 되었다.


구로몬시장 타코야끼


하루에 다섯 끼가 기본인 오사카 아니던가!


우리는 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초밥을 먹기 위해

도톤보리 근처로 이동했다.


길 찾기 담당인 남편의 안내에 따라 오사카 골목골목을

눈에 담으며 걸어갔다.


남편 말로는 분명 새로운 길이라고 했는데

내 눈엔 다 같아 보였다.

화려한 간판과 조명이 모두 같은 곳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약해 둔 스시히로난바에

바람을 가르며 도착했다.


아까 먹은 타코야끼는 이미 위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다.

기분상 그렇다.


이곳은 내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한 곳이다.


나는 종업원에게 예약내용이 프린트된 종이를

수줍게 내밀었다.


이미 한국분들께 입소문이 난 곳 같았고

드문드문 중국인 분들이 섞여 있었다.


서빙을 봐주시는 남성분도 한국분 같았다.


우리 세 사람이 15만 원가량의 초밥을 먹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한 시간 남짓이었다.


우리는 끊기지 않는 초밥의 흐름이 중요했다.

10개짜리와, 5개짜리로 미리 구성된 세트를 먼저 시키고

그것들을 먹으면서 메뉴판에서 원하는 초밥들을

끊기지 않게 계속 추가 주문했다.


사장님은 우리가 좋았을까? 아니면 부담스러웠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주문 속도와

먹는 속도가 너무 급했던 것 같기도 하다.



스시히로난바 5개 세트


왼쪽부터 하나하나 무엇인지 말씀해 주셨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맛은 무엇을 넣던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맨 왼쪽과 맨 오른쪽 두 개는 간장을 찍어 먹지 말고

그냥 먹으라고 말씀해 주셨다.



스시히로 난바 성게알초밥


성게알 초밥이었던 것 같다.

아주 풍미가 좋았다.

평소 성게알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가격대가 조금 있지만

경험해 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추가로 시킨 초밥들 연어, 연어알, 성게알 초밥




스시히로 난바 보리새우 초밥



추가로 먹고 싶은 초밥들을 계속 시켰는데

서빙 속도가 먹는 속도를 따라오지는 못했다.


남편 말로는 고등어 초밥은 살짝 비리다고 했다.

아들 말로는 연어알 초밥도 살짝 비렸다고 한다.

비린맛에 예민한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연어 초밥은 호불호 없이 아주 맛있었다.

특히 초밥의 기본인 밥이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보리새우 초밥으로 마무리를 했다.

보리새우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맛은 탱글하고 고소했다.


남편과 아들이 나의 예약에 고마워했다.

잘 먹는 둘을 보고 있으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나는 출발 2주 전에 예약을 했는데

그때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메인타임은

예약이 이미 다 차 있었다.


원하는 시간대가 선호타임이라면

2주보다 더 서두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코리안푸드파이터 세명은

사장님의 흐뭇한 미소를 뒤로한 채

유유히 스시히로 난바를 빠져나왔다.


다음 코스가 또 있었기 때문이다.






초밥은 너무 맛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또 맛있는 걸 찾아 헤매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한잔 할 생각이었다.

첫날 남편이 도톤보리 강변에서 한잔 기울이고 싶어 했던 게 생각나

근처 강변을 따라 늘어선 노포에 들어갔다.

아무 정보 없이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날씨가 추워 사람들은 다들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는 오코노미야끼와 생맥주 3잔을 시켰다.



도톤보리 강변 노포 오코노미야끼



기대 없이 들어와 맛있다며 한판을 다 비워냈다.

좀전에 초밥 15만 원어치를 먹고 온 사람들이라곤 아무도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이 맥주 한잔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귀엽다.


우리는 여행의 회포를 풀고

내일 있을 교토버스투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한껏 설레었다.


그렇게 아깝고 아까운 두 번째 날이 저물고 있었다.

얼큰해져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길목에서 만두로 유명한 호라이 551이

막 문을 닫기 직전이었다.


우리는 그것마저 공수해 숙소로 돌아와

야무지게 먹고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 눈도 안 떠지는 퉁퉁 부운 서로의 얼굴을 보며

대체 어제 뭘 먹은 거냐며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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