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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Park Sep 14. 2019

노을을 마주했던 공간들

저녁 무렵이 되면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는데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 태양빛의 기울기가 작아져 통과해야 하는 대기층이 길어진다.

따라서 파장이 짧고 산란하는 각도가 작은 파란빛은 대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파장이 길고 산란하는 각도가 큰 빨간빛만이 대기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노을이 붉게 보인다.

비 온 뒤에 저녁노을이 더 붉은 것은 비로 인해서 공기 중에 있는 무수한 입자들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이러한 산란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하늘이 항상 검은 것이다.

출처 https://bit.ly/2EQ32ES


1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노을을 가장 많이 마주하는 공간은 우리 집 거실이다.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으면 내 방 창문을 통해 어스름히 붉은 노을이 새어 들어온다. 그럴 때면 바로 옥상으로 달려가서 사진을 찍는다. 하루가 끝나감을 알려줄 때, 항상 등장하지만 매번 다른 노을 분위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으로 느껴진다.



2

회사 옥상의 노을도 아주 멋지다. 내가 일하는 판교라는 곳은 굉장히 딱딱하고, 사무적인 도시이다. 주말이 되면 그렇게 많던 사람들도 발을 붙이지 않는 동네, 그래서 더욱 자연을 느끼기 힘든 곳이기에 이곳에서 마주하는 노을은 더 소중하다. 더하자면 근무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느라 피곤한 눈에게 잠시 쉬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3

대학교 3학년 때는 매주 산에 올라 도시를 촬영했었다. 뚜벅이로 서울의 산을 다녔던 나는 매번 이른 아침부터 출발해야 해서, 산 정상에서 노을을 마주하기는 굉장히 힘들었다. 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사실 두려운 시간이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어두컴컴한 산을 홀로 내려와야 했으니 말이다. 산에서 마주했던 노을은 얼른 내려가라는 신호가 아니였을까 싶지만, 그곳의 노을은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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