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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Park Dec 09. 2019

내 콘텐츠로 내 책 기획하기

책방연희X카카오프로젝트100, 구선아 작가 강연 후기

나는 올해 9월부터 구선아 작가가 진행하는 '나의 동네 이야기, 나의 동네 책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동네 책 쓰기. 말만 들으면 거창해 보이지만, 매일 자정 전까지 동네에 관한 짧은 이야기나 사진, 그림 등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플랫폼인 카카오프로젝트100에 업로드 하면 된다.



지난 토요일에는 이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모임에 다녀왔다. 구선아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책방연희에서 <내 콘텐츠로 내 책 기획하기>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책을 기획하고 써야 하는지, 다양한 출판 과정 중에서 구선아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으며 독립출판에 대한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왔다.




강연자. 구선아 작가(https://brunch.co.kr/@urbannbook)


글을 쓰는 작가이자 기획자이자 책방연희 운영자.
'작업실에 책을 조금 두고 팔았으면 좋겠다'로 시작해서 현재 홍대와 제주도에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내 콘텐츠란 뭘까요?

- 본인 이야기를 하는 것. 제일 빠르고 퀄리티가 높다.
- #직업 #취미 #취향 (주제 소재)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특별한 것
- 손뜨개, 요리 등 전문가가 아니라도 책이 출간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 나감)

- 남들과 다른 것. 예를 들어 우울증, 불면증, 퀴어, 육아, 반려견 등 남들과 다른 상황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구선아 작가의 키워드 #도시 #동네 #책 #책방 #글쓰기 #여행

- 막연하게라도 본인만의 키워드를 생각해보기. 분명히 있을 것이다.
- 첫 책을 내기 전엔 3~4년 동안 웹진과 잡지에 기고하며,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써야 할지를 고민했다.

- 매월 3~4편의 글을 써 내려감(마감이 존재). 글쓰기 연습 기간이라 생각했다.

- 본인만의 마감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첫 출간, <여행자의 동네서점>

-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해피빈. 네이버 포스트에서 홍보
- 2016년 봄에 글을 쓰고, 여름에 크라우드 펀딩, 9월에 초판. 그다음 해에 개정판 발간
- 본인이 돌아다니던 루트와 사진들을 활용하며 편하게 진행
- 여행 루트가 그려진 지도를 같이 만들어나간 점이 특별했음
- 같은 주제를 쓰더라도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더해져야 하는 것이 중요함
- 독립출판물들도 잡지의 부록처럼 선물을 같이 주는 방식이 유행 중




두 번째 책. <바다 냄새가 코끝에>

- 2016년도 11월. 제주도 책방이 생기기 시작할 때쯤 제주 여행을 하며 들렸던 17군데 책방 이야기
- 이전 책 보다 감성적으로 책을 씀 (퇴사 생각을 할 때쯤 쓴 책)
- 다이어리에 손으로 메모를 하며 돌아다니고, 나중에 원고 화함
- 출판사와 작업할 땐,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음. 제목 조차 본인이 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
- 본인이 직접 책을 디자인하게 된다면, 표지의 색, 일러스트, 종이의 재질 같은 것들도 신경써야한다.
- 판매를 원한다면 독자들의 반응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세 번째 책. <아직 지나가지 않은 것들만 지나간다>

- 문래동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명의 작가들이 씀.

- 본인 콘텐츠만 쓴다는 것이. 본인이 전부를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 기획은 여러 명이서 함께 쓸 수도 있다. 엄마의 일기, 할아버지와의 대화 등
- 한 꼭지에 들어갈 수도. 한 권이 될 수도 있다.
- 동네 책방에 모여서 그 동네 이야기를 쓰기도 함




네 번째 책. <꽃의 파리행>

- 나혜석 작가가 100여 년 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번역함(한자나 근대어가 많아 읽기 힘든 것들)

- 여성 예술가가 바라본 유럽과 미국 여행기.
-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고, 시대순으로 다시 배열해서 엮음
- 지금까지는 없었던 책 구성과 이야기
- 한국 도시가 변화하는 혼란의 시기. 문학가나 화가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시대의 예술가의 이야기




 다섯 번째 책. <이상의 도쿄행>

- 나혜석처럼 글을 쓴 남자 지식인을 찾기 힘들었음.
- 이상을 포함한 여섯 명의 세계 여행기.
- 신간이 나오면 구간도 함께 홍보가 된고, 책을 한권냈을 때와 두 번째 책을 냈을 때 반응이 정말 다르다.




여섯 번째 책.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뒤쫓다>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오마주해서 다시 쓴 에세이 집.
- 본인이 써둔 글을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언젠가는 쓴다.(책이 나오냐 안 나오냐는 다를 수 있지만, 때가 있다.)
- 프로젝트 100에 쓰는 글들, 메모들도 본인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을 수도.




책방 주인의 문장 일기(출판 예정)

- 프로젝트 100에 참여하며 쓴 글을 모아 출판 예정(출판사에서 먼저 기획서를 전달받음)

- 책방을 운영하며, 내가 읽었던 한두 줄과 함께 나의 코멘트를 자유롭게 쓴 글들
- 기존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글(블로그, 브런치 등)을 보고 앞으로 이렇게 써봅시다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음
- 독립출판물들이 기성 출판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 본인의 키워드가 보여야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진다.
- 제목이 직관 적여서,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 뭔가 나를 어필할 때는 본인만의 키워드들로 자신을 홍보해보는 게 어떨까?



Q&A

Q. 기획이란?

A. 모든 게 기획이다. 책방 사장이 아닌 책방 기획자라고 생각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본인 콘텐츠도 기획을 해야 한다. 나의 키워드를 아는 것이 시작점이고, 그래야 나의 콘텐츠 물줄기를 잡을 수 있다.


Q. 기획을 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 글쓰기를 원하는가? 책 쓰기를 원하는가? 둘 중 선택해야 함. 지금 당장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

- 글쓰기를 원한다면, 혼자 보고 말수도 있음. 본인을 표현하는 창구.

- 하지만, 책 쓰기는 누군가가 보아줘야 함. 나의 위로를 넘어서 독자의 위로. 물론 글쓰기도 책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출판하는 과정?
- 출판 종류가 많다. 독립출판, 개인 출판, 소규모 출판, 자비출판, POD 출판 등
- 등단하는 것 또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순수문학 작가들은 등단을 하면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 원고를 읽기 시작하게 만드는 것은 기획서 1~2장과 메일의 내용이다.
- 기획서를 쓸 때, 경쟁 도서와 레퍼런스 도서가 굉장히 중요함
- 남의 책을 보지 않으면, 자신의 이야기가 특별한 줄 착각하게 된다.
- 다른 책과의 차별성이 중요. 다른 책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 본인만의 책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글 선생님 같은 책을 찾는 것.


Q.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요?

- 목적에 따라 다르다. 잘 팔리는 글? 누군가가 공감하고 위로받는 글? 쉽게 읽히는 글?

- 목적은 본인이 두는 것이다. 판매가 목적일 수도 있고, '나랑 비슷한 사람이 읽어주면 좋겠어'가 될 수도 있다. 본인이 어떤 글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생각해볼 것


 

Q.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은?

- 책을 많이 읽는 것.

- 책 외의 무언가를 많이 하는 것.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것.

- 그리고 메모. 메모는 언제나 해야 한다.

- 소음이나 소리에 민감했는데, 그게 소재가 될 수 있었다. 주변에 열린 시각과 귀. 본인이 생각하는 키워들과 관련한 것들을 수집해보기



Q. 메모가 글까지 이어지는 방법?

- 메모를 시작으로 그냥 써봐야 한다. 본인은 핸드폰 메모장에 대부분 하는데, 생각나는 것들 모두 다 쓴다. 그리고, 글이 잘 안 풀릴 때 쭉 다시 본다. 지금 생각과 맞으면 그 메모를 다시 써먹어 보려고 한다.

- 메모의 문장의 앞과 뒤를 이어보려고 노력한다. 서로 다른 메모들을 이어보려면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 메모로 글을 쓰는 팁. 그때의 메모와 사진을 보면서 다시 그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 (다시 가는 여행처럼)


    
Q. 어떻게 보완하고 수정하면 될까요?

- 추가 자료조사로 채워 넣고, 여행이라면 다시 장소에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 글을 교정 교열하는 것은 진짜 열심히 봐야 한다. 여러 번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단, 본인 일정 계획을 세워놓고 진행해야 한다. (내 마음은 언제나 달라지기 때문에...)


Q. 글을 쓰면서 달라진 점?

-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생각.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짐. 친구 만나는 시간이 나를 위한 시간이 아녔을 수 있다. (차라리 좋은 영화 한 편 보는 게 나을 수도..)



Q. 2020 독립출판 트렌드 예측

- 올해에는 가족 이야기. 내년에도 가족 이야기는 이어질 것 같지만, 한 가지 소재에 한정되지 않고 더 다양해질 것 같다. 내년에는 못 꼽아보지 않을 까.

-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는 사람들도 다양해졌다.
- 기성 출판은 책을 사는 사람들이 계속 산다. 독립출판은 여행을 가서 사기도 하고, 지나가다 사기도 하면서 소비자층이 넓어졌다.



Q. 독립 출판할 때 도움이 되는 책

- <봉철비전> 독립출판 가이드북

- <독립출판 예찬> 전반적인 독립출판 과정

- <나의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독립출판 과정 기록

- <책 만들기 책> 인디자인 사용법

- <독립출판 제작자를 위한 대형서점 유통 가이드> 출판 과정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생생한 작가 본인의 경험들, 참가자들의 질문과 답변들로 가득 채운 2시간. 내가 생각하는 강연의 핵심은 나만의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글쓰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뭐라도 써보자로 시작했던 카카오프로젝트100의 '나의 동네 이야기, 나의 동네 책 쓰기' 프로젝트. 60일 차를 넘기면서, 귀찮음과 소재 고갈로 일주일을 통째로 날린 적도 있다. 이제 20일 정도 남은 시점에 강연을 듣고 나니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 제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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