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업데이트를 보며 생각한 것들
우리는 점점 더 ‘나를 잘 아는 서비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보여주고, 유튜브는 내가 스킵하지 않을 영상을 추천하며, 스포티파이는 내가 반복해서 들을만한 음악을 골라낸다. 추천이 정확해질수록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를 이해하고 있다고 느낀다. 스포티파이의 이번 업데이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플랫폼들은 정말 나와 비슷해 지고 있는 걸까?
글·이미지 A New Era of Personalization: Shape Your Taste Profile on Spotify
지금까지의 개인화는 대부분 내가 남긴 행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어제 무엇을 클릭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것을 반복했는지와 같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플랫폼은 ‘내 취향’을 예측한다. 문제는 이 방식이 항상 ‘지금의 나’를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어제의 나는 일하면서 집중을 위해 조용한 음악을 들었지만, 오늘의 나는 운동을 하며 빠른 비트를 원할 수도 있다. 우리는 점점 더 정확한 추천을 받지만, 지금의 나와는 어딘가 어긋난 경험을 하게 된다.
스포티파이의 Taste Profile 업데이트는 이 지점에서 방향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이제 나를 추측하기보다 내가 나를 설명하도록 만든다. 더 듣고 싶은 음악, 덜 보고 싶은 장르, 지금 원하는 분위기를 사용자가 직접 입력할 수 있고, 자연어 형태로 프롬프트를 입력할 수 있다.
이를 즉시 추천에 반영하고, 실제로 홈 화면의 카드 구성까지 빠르게 변화시키며 사용자가 입력한 결과를 체감하게 만든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추천의 주도권이 플랫폼에서 사용자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존의 추천 시스템은 플랫폼이 먼저 제안하고 사용자가 그것을 소비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사용자가 조건을 제시하고 플랫폼이 그에 맞게 반응한다. 여기서 추천은 더 이상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응답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은 더 이상 감춰진 정보가 아니라 사용자가 개입하고 조정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그에 따라 사용자의 역할도 수동적으로 추천을 소비하던 존재에서, 스스로 경험을 설계하는 존재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플랫폼이 점점 더 나를 닮아갈수록, 나는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을까.
나를 이해하는 것과 나를 확장시키는 것은 다르게 느껴진다. 정확한 추천은 나를 만족시킬 수 있지만, 예상 밖의 추천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의 플랫폼은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내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내가 몰랐던 취향을 제안하는 것, 나를 닮아가되 동시에 나를 조금씩 확장시키는 경험. 아마 그것이 다음 개인화 경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