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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tton Salam Mar 08. 2023

24. 나의 서식지 리뷰 - 옥탑방 라이프 02

보통사람의 현실세계관 24

24. 나의 서식지 리뷰 - 옥탑방 라이프 02


검색창에 '옥탑방'이란 단어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연관검색어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아주 오래된 드라마인 '옥탑방 왕세자'나 '옥탑방 고양이'가 눈에 띈다. TV를 보지 않는 나는 두 드라마 모두 본 적은 없지만 제목은 알고 있을 정도로 꽤 인기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그중 '옥탑방 고양이'는 연극화되어 지금까지도 무대에 오르는 듯하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좀 더 깊숙이 검색해 보면 '옥탑방 소드마스터'라는 제목의 웹툰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라는 예능프로그램도 방영하고 있나 보다. 하지만 옥탑방에 살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왔던 이야기가 있었다. 가수 이효리도 옥탑방에서 살던 이상순의 집을 방문했다가 결혼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여자 연예인은 커녕 아랫집 사람들조차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사실 이전까지는 옥탑방에서 살게 될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주거기준엔 방은 1.5개에서 2개, 옥탑과 반지하에서는 절대 살지 않겠다는, 근원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돈도 별로 없는 주제에 말이다.


하지만 추위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했고, 따뜻함은 모든 것을 수용하게 했다. 어쩌면 혹한의 추위를 향한 공포감이 앞섰는지도 모르겠다. 두툼한 단열은 겨울에도 신의 가호처럼 따뜻하게 나를 보호해 줬다.

그렇다고 마냥 단지 따뜻해서 집을 계약한 것만은 아니다. 옥탑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점일 것이다. 이곳의 옥상은 나 혼자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주방과 화장실, 침실에 창고까지 합한 면적보다 더 넓은 공간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옥상에 처음 들어선 순간 초록색 잔디밭처럼 드 넓게 펼쳐진 바닥에 유광의 초록색 방수페인트가 깔려 있어 마치 마당이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이 건물은 넓은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다. 건물 밖에 나서자마자 바로 앞에는 인천공항행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외국을 자주 나가지는 않지만 그 점도 맘에 쏙 들었다. 언제든 어디론가 홀연히 떠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한강이 근거리에 있다는 점이다. 그땐 몰랐지만 집이 자연환경과 가까우면 정서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아니, 모든 것이 당시의 나로선 완벽했다. 서둘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그 자리에서 보증금을 이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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