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의 현실세계관 28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서울의 2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뚝섬유원지역의 중간 어디쯤이다.
글을 쓰기 위해 이곳 주변에 대해 잠깐 생각해 봤다.
그러고 보면 ‘건대입구역 근처’라는 곳은 꽤 오래전부터 젊은 유흥가의 상징적인 장소이자 번화가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서울의 6대 상권이라면 홍대, 강남, 명동, 가로수길, 이태원, 청담이 있는데 이곳에 속하지 않은 상권 중에서는 아마 가장 크지 않을까.
이 동네를 천천히 뜯어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건대’라는 지역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옆 동네인 성수동의 트렌디한 분위기에 비하자면 화려하고 시끄러운 것 이상으로는 그다지 큰 매력은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서울의 대형상권이 다 그렇듯 이곳도 큰 대로변에 성벽처럼 늘어선 높다란 빌딩 너머의 안쪽세계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새로움이 펼쳐져있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마치 도서관 책장에 들어선 책들처럼 빈틈없이 즐비한 술집과 음식점을 만난다.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젊음의 열기는 넘실거리며 골목을 타고 넘어온다. 주말이면 인파가 더욱 몰려 건물 안이나, 건물 밖이나, 길거리 할 것 없이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여기에 거리를 환하게 비춰주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호객을 위해 시끄럽게 틀어놓은 음악까지 더해지면서 강렬한 분위기를 더욱 가중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