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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tton Salam Apr 05. 2023

38. 이제부터 내가 너의 주인이다 - 클라리넷 01

보통사람의 현실세계관 38

38. 이제부터 내가 너의 주인이다 - 클라리넷 01


  어렸을 때 봤던 영화 중 꽤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명작으로 손꼽히는 ‘미션(Mission, 1986)’이라는 영화다(감사합니다 EBS). 액션은 물론 코미디 요소도 전혀 없는, 어쩌면 꽤 지루한 줄거리의 영화였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마음속에 맴도는 인상 깊은 영화였다.


  그 영화는 성인이 된 후 다시 한번 볼 기회가 있었는데 막상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엄청나게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 고증이 열정적으로 담겨 있는 아름다운 영화였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게다가 무려 할리우드의 대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와 제레미 아이런(Jeremy Irons)이 출연하는 영화였다(TMI이긴 하지만 성인이 된 나는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한 몇 작품을 제외하곤 전부 한두 번 이상은 관람할 정도로 대단히 애정하는 배우 중 한 명이 되었다). 심지어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영화음악계의 거장인 ‘엔리오 모리꼬네’가 OST를 만들었다. 모든 것이 대단한 영화였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다시 보니 더없이 아름다웠던 그 영화는 내가 처음으로 그 작품을 접했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따위에 심취해 있던 어린이가 이 영화를 기억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영화가 주는 감동일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떤 점에서 나에게 그토록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을까?

이유는 바로 영화음악이었다. 영화와 음악의 ‘ㅇ’도 모르던 어린 시절의 내 마음에 이 영화음악만큼은 이상하리만치 철썩하고 달라붙어 늘 뇌리에 남아 있었다(이것이 바로 엔리오 모리꼬네의 힘이다,라고 생각해 본다. 감사합니다. RIP).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다 기억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 곡, ‘넬라 판타지아’가 연주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의 내 감정은 희한하게도 그저 아름다운 감상정도로만 끝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간 이 곡을 꼭 한번 연주해보고 싶다는 알 수 없는 생각으로 번져갔다. 그렇게 연주곡하나를 향한 나의 기괴한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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