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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운더리 Jan 10. 2022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

바운더리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 - 슬로우슬로우담담 편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는데,
알아채지 못할 뿐이에요.


크리에이터 소개

슬로우슬로우담담 @slowslowdamdam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 팝업에 함께한 슬로우슬로우담담은 강원의 자연을 담은 담백한 세라믹 브랜드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과 함께합니다.




Q. 슬로우슬로우담담은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 주세요.


슬로우슬로우담담은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산, 일렁이는 파도의 윤슬과 같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모든 제품을 작가가 직접 손으로 빚어내는 세라믹 브랜드예요. 강원의 자연에서 비롯된 색감, 모양, 질감을 살려 담담하고 은은한 멋이 있는, 그래서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오래오래 쓰게 되는 도자기를 빚습니다.



Q. 슬로우슬로우담담이라는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그저 흙 만지는 것이 즐거웠고, 도자를 빚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굳이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이 있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새삼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즐겁게 이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날 이후로 지속 가능한 저만의 소재를 탐구하게 되었어요.

제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을 좋아하는데요, 소중한 것은 언제나 가까이에 즐비해있는데 그것을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일상의 바탕에 깔아두면, 반복되는 순간들도 늘 새롭고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소재를 탐구할 때도 제 가까운 일상부터 차근차근 살펴봤던 것 같아요. 또 일상의 사물과 순간들을 항상 다양한 시각에서 보려고 노력하는데, 늘 주변에서 마주했던 바다, 호수, 솔 숲이 새삼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멋진 소재가 늘 제 곁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그렇게 자연스레 이곳, 제 고향 강릉에서 저의 이야기가 담긴 도자를 빚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행처럼 지나가는 소재가 아닌, 제가 직접 경험하고 고민한 진정성 있는 소재여야 흙으로 표현하고 구웠을 때 사람들에게 전달된다고도 생각했고요.



Q. 자연을 통해 영감을 얻으시는 만큼,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자연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얻은 영감을 어떻게 도자기에 풀어내시나요?


자연에서의 촉감, 후각, 시각적 경험을 흙으로 표현해요. 솔 숲과 바다의 향기, 파도의 움직임과 반짝이는 윤슬, 모래 알갱이의 까끌까끌한 촉감 같은 것들이요. 자연 속에서 느꼈던 복잡한 감정과 경험을 곧이곧대로 빚어내기보다는 그것을 잘 정제하고 단순하게 다듬어 흙에 대입시켜 작업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복잡함을 덜어내는 방식은 제가 즐겁게 흙을 빚기 위함도 있고, 간결하게 표현할수록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저의 의도가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Q. 작가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인상적인 강원도 자연의 모습이 있나요?


저는 바닷가 마을에서 자라서 그런지, 바다의 모습이 익숙하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 같아요. 바다는 늘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생각해요. 어떤 날에는 굉장히 맑고 푸르기도, 어떤 날은 집어삼킬 듯이 어두운 밤하늘과 같은 빛깔을 보여주기도 하죠.


최근에는 오랜만에 강릉에 놀러 온 친구와 바닷가에서 캠핑의자를 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저 멀리 있던 해무가 살금살금 다가오더니 모래사장에 있던 저희를 순식간에 에워싸는 거예요. 그 순간 고요한 파도 소리와 몸을 차갑게 감싸는 해무에 압도당해 가슴이 벅차올랐던 것 같아요. 이렇게 매번 바다는 다른 감동을 선사해 줘서 갈 때마다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이야기하곤 합니다.



Q.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손으로 빚어 만드는 만큼, 각각의 오브제에 대한 애정이 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특별한 의미가 담긴 오브제가 있을까요?


웨이브 오브제 시리즈를 가장 애정 하는 것 같아요. 웨이브의 선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제가 좋아하는 자연의 결이 가장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해요.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게도 다양한 상상의 여지를 준다는 점이 좋아요. 저도 가만 보고 있으면 형태나 기능의 확장을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마음이 갈 수밖에 없는 작업물이에요.



Q. 준비 중인 다음 작업에 대해 살짝 알려주신다면요?


웨이브 오브제 시리즈를 확장한 식기 라인을 준비하고 있어요.



Q. 연남방앗간의 강원 팝업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나요?


강원감자컬렉션의 감자 제품들을 추천드려요. 강원도만의 유머스러움이 담긴 도자기라 선물하시는 분들, 받으시는 분들 모두에게 유쾌한 선물이 될 것 같아요.



Q. 슬로우슬로우담담은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일상에 휴식과 이야기를 주는 브랜드가 되길 바랍니다. 자극적이고 임팩트 있기보다는 담백하고 부드럽게 일상에 스며들어 사용하는 이들에게 오래오래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싶어요.



Q. 10년 뒤, 슬로우슬로우담담과 강원도 로컬은 어떤 모습일까요?


슬로우슬로우담담의 10년 뒤는 어떤 모습일지 저도 상상이 잘 안되네요.(웃음) 흙을 만지고 있는 제 모습은 분명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더욱 밀도 있는 브랜드가 되어있을까요? 지금의 작업들이 차곡차곡 쌓여 탄탄하고 담백한 브랜드, 강원의 자연을 잘 나타내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저의 가까운 목표입니다.


10년 뒤 강원 로컬의 미래는 너무 기대가 되는 부분이에요. 제가 있는 강릉도 작업실을 처음 오픈했던 2016년부터 불과 6년 만에 로컬의 모습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일자리 때문에 서울로만 향하던 젊은 청년들이 다시 고향 땅에 모이고, 덕분에 전보다 유니크한 창작 공간도, 교류의 장도 훨씬 많아졌죠. 강원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와 휴식 덕분에 앞으로 강원도의 로컬은 더욱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그 부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흙을 열심히 만져볼 생각입니다.



강원도 강릉의 자연에서 영감받아 담백하게 빚어낸 슬로우슬로우담담의 제품을 팝업 기간 동안 연남방앗간에서 만나보세요.

CHAPTER 2 강원: 겨울의 감각
위치 : 연남방앗간 서울역점 (서울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284)
기간 : 2021. 11. 27. (토) – 2022. 2. 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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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슬로우슬로우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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