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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베오카 Dec 11. 2015

나에게 보내는 편지

시작하며


Liebe ok hwa, (사랑하는 옥화)

hallo, wie geht's? (안녕,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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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3년전 외국영화를 보다가 주인공이 10년 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따라 써보고.. 정말 10년 뒤 아니잊고 더 늦게 발견해서 읽고는 감회가 새로웠었는데.. 이번이 나에게 보내는 공식적인 2번째 편지네.

한국에서 만30년의 삶을 살다가 결혼 후 제 2의 인생을 독일교포를 따라 머나먼 독일땅에서 움트고 산 지도 벌써 6년차네.

아직도 한국식 사고방식과 정서로 때때로 이방인같은 기분에 휩싸이기도하지만...
나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는 걸 더 느끼며..내 나라 음식, 문화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지 깨닫고 또 깨달았어.

한국에선 직장생활에 늦깍이 학업까지 병행하느라 진정한 나다움이 무엇인지 찾을 새도, 생각할 새도 없이 바쁘게 또 정신없이 지냈는데..
독일생활은 지루할만큼 조용하고 단조로워서 그게 또 하나의 적응장애를 가져왔었어. 거기에 날씨는 또 왜그리 어두침침한지...빛의 소중함도 함께 깨닫는 시간들을 보냈지.

6년이 지난 지금은 처음엔 독일어 자음하나 모르고 왔었지만 이제 독어로 간단한 편지 한 통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초등학교 수준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어.

가족, 친척, 친구, 동료 하나 없는 삶이라는게 참 각박하게 느껴졌어.
한국에서의 바쁜 생활 속에서 일복이 많게 느껴졌었지만 인복도 참 많았던 것 같아.

이 곳에서 사색에 잠길 시간이 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돌아보고 나는 어떤 존재인지도 생각해보게 되었어.

답답한 일도 속상했던 일도 또 좋았던 일들도 빠짐없이 다 떠올려져서 혼자 괜히 울컥하기도하고 또 웃기도하며 지냈네.
누가 옆에서 봤다면 좀 웃긴 광경이였을거 같아.

누군가에게 대놓고 이렇다할 대단한 삶은 아니였지만..
이따금식 세상의 잣대로 나를 견주며 혼자 열등감에 휩싸이기도..또 수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오해와 배신과 불신 등으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고.. 또 입히고 지냈는지...

긴 사색의 끝에 얻은 결론이 있다면...
바로 '나'였어.

[내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이 세상에 '나'는 오로지 '나' 한 사람뿐이다] 라는 이 단순한 사실에서 무한한 깨달음을 다시 얻게되었고 내 마음과 머릿 속에 확실히 해 둘 필요를 느꼈어.

그 누가 몰라줘도 이 세상에서 나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은 '나'이기에..
숱한 어려움에도 꿋꿋히 지금까지 지내온 삶을 격려하고 싶고, 인정해주고 싶고,
나 자신을 좀 더 스스로 감싸안아주고 싶어

나 자신을 먼저 소중히 여기고 진심으로 대하며 사랑할 줄 알아야만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 줄 알며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깊이 깨닫네.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또 미래의 '나' 역시도 다 '나'이기 때문에 매 순간을 진정한 나다운 모습으로 살기를 진심으로 바래.

지나온 일들을..또 현재의 나날들을 글로 잘 쓰길 바라고..
훗 날 이 글들을 다시 읽으며 울고 웃을 수있는 추억이 되살려지기를 바라며...

항상 사랑하고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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