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부딪히던 날들이다.
가로막힌 벽에 기대어 무엇을 하면 좋을지, 해도 좋을지 휘몰아치는 생각들이 때로는 그 무력감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의 끝자락에서 이 무력감이 나의 능력 탓인지, 시기 탓인지, 올해와 내년에 내가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고민했다.
• 나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
•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다. 인정하고 노력하자. 그리고 때로는 포기하자.
• 지나간 일들은 더 이상 내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지나간 일에 나를 두고 가지 말자.
• 어떠한 이유에서든 나를 다치게 하고 아프게 한 사람을 이해하지 말자. 그것은 나의 탓도, 그 사람의 탓도 아니다. 그냥 인연이 다한 것이다.
• 타인의 이해를 바랄 땐 나도 타인을 이해하자. 반대로 타인이 나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을 지킬 땐, 나도 나를 지키는 선택을 하자.
• 내가 그렇다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는 착각을 하지 말자. 모든 사람의 기준은 다르고, 타인은 나를 절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를 바라는 것부터가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다. 이해를 바란다면 충분한 설명을 하자.
• 사랑은 나를 책임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것도 내 몫이고, 그 각오엔 이별도 포함되어야 한다.
• 나는 더 나아질 것이고, 좋아질 것이며, 성장할 것이다.
• 행복은 내 몫이다. 내게 “행복하자”고 말하는 사람의 전제가 항상 ‘함께’는 아니다. 때로는 내가 그 사람의 불행일 수도 있다.
•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원하는 결과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것이 온전히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 기다림이 곧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기다린다면, 그저 기다리자. 결국 이루어질 일은 이루어진다.
이 수많은 다짐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글을 쓰기 시작했던 그 시기에도, 오늘날까지도 알고 있으면서 지키지 않았던 것들이 있었고,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두려움 때문에 숨기고 살았던 것들도 있었다.
올해는 배우고 아프면서도 느낀 것이 많았다.
그냥 죽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날도 있었고, 큰 행복 속에서 내 인생 최고의 봄날이라고 생각했던 날도 있었다. 고민하는 나 자신이 싫지는 않지만, 수없이 망설였던 그 마음들 사이에서 과연 나를 지키는 선택과 온전한 이해가 몇이나 있었을까.
이제는 멀어지는 것들을 다잡지 않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하려 한다.
이 아픔들을 모두 안고서라도 나아가자.
잊고 싶고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모두 끌어안고, 길을 잃지 않도록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자.
확실하지 않고, 이루어질 가능성보다 나를 실망시킬 가능성이 더 높은 수많은 기다림 속에서 아픔은 반복된다.
괴롭고 힘들지만, 나는 또 기다리지 않을까.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기다리지 않을까.
그 너 또한 힘들고 괴롭고 상처받는 날들이 조금은 덜 아프고, 스스로를 지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