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깔린 이 어둠이 너무 밝다고 느껴진 적이 있다. 그래서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고, 눈을 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 무력감에 괴로운 밤들이 있었다. 잠 못 드는 밤이 얼마나 무섭고 괴로운지 다시금 되새기는 일은 여러 생각들이 꼬리를 물게 만들었다.
잘 살고 싶다고 이 짧은 인생을 계속 되뇌며 살아냈다. 잘 잤으면, 잘 먹었으면, 아프지 않았으면. 그런 몇 안 되는 바람들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동안, 무력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좀먹는지 느끼고 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조차도 엄청난 노동이었고, 이 현행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흔들거리는 마음과 몸, 그리고 금세 누워버리고 마는 이 무기력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힘이 들었다.
다정함이 다 결국 이긴다던 그 말은, 건넸던 다정함들보다 그러지 못했던 날들을 자책하며 지나가 버린 시간들을 따라 흘러갔다.
마음속에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줄 요령도 없고, 나를 위한 시간은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인지 숙제 검사받는 아이처럼 노심초사하며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결국 지나갔다. 잊히지 않길 바랐던 그 마음 또한 지나갔고, 그렇게 잊혔고, 나는 약간의 아쉬움만 남을 뿐 그토록 노심초사하던 마음들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한시라도 조금이라도 그런 날들이 왔으면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그 무엇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는 가장 어렵고도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덕지덕지 붙어 있던 그런 사람이었다.
사람을 놓지못해 사람이 아프다. 덕지덕지 붙어있던 그 꼬리표들이 남들에게도 보이나보다. 그럼에도 그들의 밤이 따뜻하고, 제철 음식을 먹으며 계절이 지나감을 느끼고,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소망과 마음을 담아 조심스레 건네어보고 싶다.
포기한 사람들에게조차도 이 다정함의 온기가 사라지지 않길. 조금의 다정함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녹일 수 있길. 그리고 오래오래 나의 다정함을, 나의 걱정 어린 말들을, 나의 조그마한 우려가 오랫동안 녹아들어 더 오래 당신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나의 이 무력감조차도, 무미건조한 나날들도 행복할 수 있을 거라, 기다려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