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누구도 베트멍을 사지 않는것 처럼 보인다.

by 김동물

이번 주 하이스노바이어티 (http://www.highsnobiety.com) 에 릴리즈된 <2 Years after they broke the internet, It looks like nobody buying Vetements (https://www.highsnobiety.com/p/vetements/)> 를 읽고 국어로 옮겨적어본다.


2년전 베트멍이 남양주에서 캡슐컬렉션을 런칭하며 Official Fake 라는 이름을 붙여 한국시장에 대한 냉소를 가득담아 팝업스토어를 열었을때,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든 것을 보고 조금은 놀랍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베트멍이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이처럼 그들의 컬렉션 자체가 싫고 좋아서라기 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패션 문법, 체계, 권력에 대한 냉소와 풍자를 어떠한 비판적인 시각도 없이 '어머 너무 예뻐' 라며 그저 소비하기에 바쁜, 소위 말하는 Hype 에 대한 나의 색안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Hype 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한국시장 상황에 맞는 기사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것 같지만, 얼마전 (홍콩 팝업에서 남은 물량 재고처리 하러 온듯한) 팝업 스토어가 소비자에게든 미디어에게든 이전만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걸 보면 큰 흐름에서는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이제 그들은 또 어떤 브랜드에 '어머 너무 예뻐' 를 이야기 하러 떠나려나.


* 영어실력이 부족하여 다소 의역하였으며, 가격표시는 좀 더 쉽게 이해 될 수 있도록 대략적인 원화가격으로 환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베트멍이 인터넷을 박살낸지 2년,

이제는 누구도 베트멍을 사지 않는것 처럼 보인다.


베트멍이 유명해진 날짜가 언제인지 특정 할 수는 없지만, 고샤 루브친스키가 DHL 티셔츠를 입고 런웨이에 올랐던 2016 봄/여름 컬렉션이 있고나서 단지 6일 뒤, 뎀나 바잘리아가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2015년 10월 7일이 전세계가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한 때일 것이다.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뎀나가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그는 파리의 패션씬에서 비교적 아웃사이더에 속했었고 베트멍은 그들을 익명의 집단으로 포지셔닝 해왔었다.


베트멍이 세상을 돌아버리게 만드는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브랜드의 제품들은 셀러브리티들 조차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매되자 마자 품절되었다. 심지어 셀린디온 마저도 베트멍을 입었고, Grailed 의 직원 Davil Tran 은 베트멍의 패러디 브랜드 Vetememes 를 런칭하는데에 까지 이르렀다.


GettyImages-465384280.jpg 전설로 남을 짤. 깐예와 트래비스 스캇 언급이 있었는데 번역이 잘 되지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원문을..


패션업계에게는,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같은 그들의 풍자성 가득한 요소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졌지만, 그 외의 세계에서 베트멍은 2016년 발매된 DHL 티셔츠로 인터넷을 박살내버린 브랜드로 영원히 기억될것이다. 여러 신문들은 그 티셔츠가 발매되었을때 지면을 할애해 그에 대한 생각을 쓰는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사기인가 (기존 패션체제의) 전복인가? (더 가디언). “DHL 티셔츠를 위해서 185 파운드를 쓰겠습니까? (데일리메일)


하지만 올라갔으면 결국 내려오기 마련, 최근 시즌의 베트멍은 아주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트멍은 그들의 본사를 스위스의 취리히로 이동하였고 이후 한시즌동안 컬렉션의 스케쥴을 철수하기도 하였으며, 파리의 주차장에서의 절제된 18ss 시즌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 런웨이에서의 쇼를 포기하기도 했다. 뎀나는 발렌시아가에서의 작업을 통해 세계를 계속 놀라게 했지만 베트멍의 최근 컬렉션은 이전 시즌의 제품들을 다시 만들어 내는 등의 행보를 답습하였다.

(DHL 티셔츠는 18SS 시즌, 풀 컬렉션으로 다시 보여졌으며 심지어 이 물류회사는, 약간 기이하긴 하지만 독일의 한 공항에서 그들의 패션쇼를 열기까지에 이르렀다.)


dhl-vetements-fashion-show-06.jpg DHL & Vetements Fashion Show at Germany Airport


업계에서의 루머에 의하면, 세일즈 실적의 급격한 하락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멀어지며 베트멍은 그 위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하이스노바이어티는 각국 편집숍, 백화점의 바이어, 관계자들과 익명으로 대화를 나누어 봤다.


유명 온라인 편집샵의 바이어는 이야기한다. “우린 베트멍의 초창기 부터 그들을 바잉해왔습니다. 지난 몇 시즌동안 그들의 판매율은 100% 였었지요. 하지만 만약 18SS 시즌과 18FW 시즌의 우리의 발주량을 비교해본다면 우린 70% 정도로 발주금액을 줄였습니다.”

중국의 독립 편집샵의 바이어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린 여전히 베트멍을 바잉하지만 그들의 판매율은 예전 처럼 빠르지 못해요”

심지어, 전 세계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갖고 있는 편집샵의 다른 직원은 “판매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을때, 베트멍은 완전히 끝장났어요. 지난 두시즌동안 사람들은 그걸 쳐다보지도 않고 있어요. 판매실적은 극적으로 추락했고 60-70% 세일을 하는 아울렛에서 베트멍을 볼 수 있죠.” 라고 까지 이야기 했다.


패션업계에서 한가닥 한다는 위의 인물들이 지적한 슬럼프의 원인은 공통적이었다. 최근의 컬렉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었고, 재발매된 상품들의 비중이 꽤나 컸으며 가격은 여전히 퀄리티에 비해 너무나도 비싸다는 것. 소비자들은 대신 더 경쟁력있는 가격과 퀄리티를 제공하는 뎀나의 발렌시아가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베트멍의 가격은, 심지어 뎀나 조차도 그걸 그가격 주고 사지는 않을것 같다고 인정할 정도로 미친듯이 비싸다. 더불어 아직도 종종 이야기되는 100만원짜리 스눕독 티셔츠라든지, 10만원짜리 양말 같은 아이템들은 이미 살 사람들은 다 샀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nobody-buying-vetements-3-1200x800.jpg Image Courtesy : Highsnobiety.com


“사람들은 베트멍에게 이미 작별인사를 하고 있어요. 그들의 가격은 더이상 정당화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브랜드 런칭 초반 깐예가 실어주었던, 혹은 DHL 같은 센세이셔널한 하잎 없이 그들은 그저 웃기는(!) 옷일 뿐이죠”


베트멍에서 일했었던 한 직원은 취리히로 본사를 옮긴 결정과 같은 내부적인 요인이 그들의 독자성을 추락시키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컬렉션은 더이상 창조적이지 않으며 수많은 캐리오버(같은 상품을 시즌을 이어 파는것_옮긴이 주) 제품들이 있는데 그걸 바이어들이 모를리 없죠. 핵심인력은 이미 완전히 떠나버렸어요. 초창기 멤버는 두명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죠.”


캐나다의 한 바이어는 또 이런 이야기를 덧붙인다 “베트멍 내부 직원한테 들었는데 가장 좋은 디자인은 발렌시아가로 넘어간다고 하더라구요. 베트멍에 남겨진 디자인은 그냥 뭐... 2류인거죠.”


브랜드의 CEO 이자 뎀나의 형제인 구람 바잘리아는 종종 베트멍 성공의 키는 한정된 수량만을 생산하는 것이라 말해오고는 했었다. 많은 스트릿웨어 브랜드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웃으며, 구람은 의도적으로 생산 수량을 수요보다 낮게 잡고 운영하는것이 브랜드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옳은 선택이라 주장했었고, 시즌 말미에 높은 할인률의 세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팔 수 있는 양보다 생산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도 이야기 했다. 하지만 Quartz 의 패션기자인 Marc Bain은 베트멍이 바로 지금 시즌오프에서 높은 할인률과 함께 재고를 처분하는, 앞서 구람이 지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한다.


DVnD1XjUQAARnt1.jpg Take 50% off


다만 베트멍의 경우에는, 공급이 많다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더이상 베트멍에 그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기에 수요가 급락한것으로 보여진다. 알파인더스트리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MA-1 봄버쟈켓은 17만원 짜리 제품의 앞 뒷면에 로고를 붙인것 만으로 2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리바이스의 501은 150만원, 토미힐피거의 후디는 100만원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데, 그 제품들은 모두 지금 모든 사이즈를 쉽게 구매할 수 있을정도로 물건이 남아돌고 있다.


“결국 뭐, 소비자들은 그냥 바보가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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