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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박 Feb 25. 2024

비박 태국에 도착하다

발렌티어의 삶 1편

비박 태국에 도착하다


내가 생에 처음으로 태국에 간 날짜는,

2011년 12월 25일이다.

태국 1달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Khonkarn 공항에서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무려 13년 전이다.

(정확한 기록을 보려고 출입국에 관한 사실 증명 보고 내적으로 놀람)

나는 지금까지 태국을 10번을 다녀왔으며

태국에서 1달 살기, 발렌티어, 3년 살기,

여행자 생활 등을 합하면

대략 5년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나의 인생 3N 년차에서 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작지도 크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타 문화권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건강히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 중에 하나.



처음 태국 땅을 밟게 된 것은

대학교 동아리에서 떠난 태국 봉사활동이었다.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면서 태국 친구랑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1달 동안 각 대학교에서 모인 사람들과

태국 Khonkaen 이라는 지역에서

그 지역 대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하는 일을 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남한 사람이니?

북한 사람이니?

이 말을 서슴없이 질문을 받을 때였다.


그냥, 동아리의 스케줄에 따라서 1달을 살다 보니

정말 재미있었고,

아무 생각 없이 1달이 지나갔었다.

처음 느껴보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태국에 잠깐 스며들었다.






그렇게 대학 졸업을 하고 석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태국에서 보냈던 생활은 마치

꿈에서 지나간 세월처럼 아득해졌다.

석사 생활이 익숙해졌을 겨울방학,


인생 일대의 마음이

슬금슬금 들어오기 시작했다.

‘20대의 1년, 한번 모험하면서 지내보는 건 어때’


나는 외동딸이고,

대학 시절에도 알바 한 번 안했을 정도로

나름 유복한?가정에서 자랐다.

근데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

모험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부모님께 선언하고

“나 20대의 10분의 1을 다른 나라에서 살아볼래!”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허락하기 쉽지 않으셨다고 한다)

태국 가는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1달 살았던 경험이 끝이라

그냥 행복한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이

태국살이를 준비했다.


11년 전에는

지금처럼 트래블월렛이나,

큐알코드 결제 시스템이 없을 때라

유일하게 있는 우리은행 카드를 발급받고

태국살이에 제일 중요한 전기장판을 챙기고

28인치 케리어 하나로 태국으로 향했다.


그 첫 도전의 날은 바로

2013년 12월 30일이었다.

(태국의 첫날이 크리스마스 날 이더니 태국으로 일년살이 떠난 날도 12월말 감성 넘친다.)


지금 생각하면

20대의 내가, 한 번의 직항으로 도착하는 방콕도 아닌

Khonkaen을 경유해서 간다는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난 12월의 마지막 날에 태국에 도착하게 되었다.

태국 첫 숙소에서 볼 수 있는 풍경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한국에서 떠나올 때는 아무 생각도 없고

준비의 여파로 정신이 없었는데

방콕에 도착하고 Khonkaen에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그 작은 시간에 많은 감정이 오갔고

방콕 공항에서 참 많이 울었었다.

슬픈 것도 아니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오갔었던 것 같다.


그렇게 Khonkaen에 도착하게 되었고

태국에서의 첫날 받은 월컴 팩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내가 발렌티어로 생활할 단체에서 마중을 나와주셨고

내가 살 집에 저녁때 도착하게 되었다.


태국어도 할 줄 몰라서(+영어도)

모든 의사소통을 못 했을 때

정말 우당탕탕한 태국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1년 동안 한국에 돌아갈 날짜가 정해진 것이 없는 삶의 시작이었다.


나의 1년 동안의 숙소는 태국 대학생과 함께 센터 생활을 하였고

3층 건물의 3층에서 3인 숙소에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태국에 도착한 첫날 처음 찍은 사진 copyright ⓒ 2024 all rights resvered by danbi park

잊을 수 없었던 대나무 침대

그날의 더위 그리고 그날의 습도

그렇게 나의 태국 첫날이 지고 있었다.


나의 태국에서의 삶은

한국에서의 모든 경험을 버리는 삶이었다.

말하는 것, 빨래 하는 것, 밥 먹는 것,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 나가는 것,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20살이 넘었지만

태국 친구들의 도움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7살의 삶으로 돌아가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2살 정도의 수준이 되는 말들도 가득 채워진 삶이 시작되었다.


처음 태국에 온 1달이

허니문과 같은 행복한 시간이었다면,

1년살이의 시간은 현실의 삶이었다.

그렇게

나의 태국에서의 1년의 현실이 화려하게 시작되었다.



이번 주의 한 줄 정리

그래도, 태국에서의 경험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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