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Donizetti - Una Furtiva Lagrima
G. Donizetti - <L’elisir d’amor>, 'Una Furtiva Lagrima'
도니제티 -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
18-19세 초, 이탈리아에는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의 오페라가 유행했습니다. 이 오페라는 화려하고 아름답게 노래하는 가창력이 특징인데요. 바로 ‘벨 칸토’ 오페라입니다. 벨 칸토 오페라는 아름다운 선율 속에서 폭넓은 음역을 넘나들며 고난도의 기교를 보여주고 있죠. 로시나와 도니제티, 벨리니 이 세 작곡가는 벨 칸토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르가모 출생의 도니제티는 70여 편의 오페라를 남겼습니다. 그의 오페라 속 주인공들은 트릴과 아르페지오(분산 화음), 스케일, 도약, 날숨에 높은 고음을 내뱉는 창법을 구사하는 화려한 창법으로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도니제티는 수많은 오페라 외에도 12곡의 현악 사중주, 가곡과 칸타타, 피아노 음악, 미사곡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길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곡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의 이러한 재능은 결국 걸작을 만들어내는 기회를 잡게 되었죠.
밀라노의 한 오페라 극장에서는 급하게 무대 위에 올릴 오페라가 필요했습니다. 약속된 시간까지 작품을 써오기로 한 작곡가가 시간 내에 완성을 포기를 했기 때문이죠. 이에 극장 측은 도니제티에게 작품을 요청했습니다. 불과 공연을 2주 앞두고 말이죠.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부탁을 해야 하는 극장 측에서는 도니제티에게 이전 작품들을 서로 짜깁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도니제티는 콧방귀를 뀌었죠. 작가에게 부탁한 대본은 일주일 만에 완성이 되었고, 도니제티는 그 대본에 음악을 열심히 써 내려갔습니다. 중세 기사 문학인 트리스탄에 등장하는 ‘사랑의 묘악’이라는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작품은 초연부터 아주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작곡가 베를리오즈도 이 작품을 직접 관람하기도 하였죠.
어여쁜 아가씨 ‘아디나’에게 푹 빠진 사내 ‘네모리노’. 네모리노뿐 아니라, 미남 장교 ‘벨코레’ 또한 아디나를 향해 사랑을 갈구합니다. 다시 한번 아디나를 찾아가지만, 네모리노는 자신을 포기하라는 아디나의 충고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때마침, 마을엔 약장수가 도착합니다. 이 사람은 약을 팔기도 하지만, 사기꾼이기도 하죠.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이 약장수에게 네모리노는 자신의 사랑을 도와줄, 전설의 ‘사랑의 묘약’도 파느냐고 물어봅니다. 이에 약장수는 싸구려 포도주를 묘약이라고 속여 굉장히 비싼 값에 네모리노에게 팔게 되었죠. '이 묘약을 마시기만 한다면 아디나가 날 좋아할 테지!' 가짜 묘약을 마신 네모리노는 아디나 앞에서 떵떵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된 벨코레가 아디나에게 급하게 청혼을 하게 되고, 아디나는 네모리노를 골려주고자 그 청혼을 받게 되었죠. 약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고 믿은 네모리노는 아디나에게 제발 하루만 결혼식을 늦춰달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모리노는 다시 약장수를 찾아가 사랑의 묘약을 다시 구걸하죠. 하지만 이미 비싼 값에 약을 샀던 네모리노에겐 돈이 없었습니다. 이를 본 벨코레는 그에게 입대를 하면 당장 현금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하게 됩니다. 결국 입대 계약서를 쓰고 돈을 받게 된 네모리노는 사랑의 묘약을 한 병 더 마시게 되죠.
이때, 동네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네모리노가 상당한 수의 유산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죠. 이에 동네 여인들은 네모리노에게 다가가 구애를 하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네모리노는 사랑의 묘약의 효과에 감탄을 하게 되었죠. 한편, 유산 소문을 알지 못하는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자신을 위해 입대 계약서까지 써가며 사랑의 묘약을 구매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아디나는 자신을 향한 네모리노의 열정적이고 사랑에 감동을 받게 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에 눈물을 훔치게 됩니다. 이를 지켜본 네모리노는 아디나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확신하며 벅찬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죠. 아디나는 벨코레를 찾아가 돈을 주고 네모리노의 입대 계약서를 되찾아주었고, 네모리노와 아디나는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물론, 네모리노는 모든 것이 사랑의 묘약 덕분으로 알고 있지만요.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바로 네모리노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입니다.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아디나를 지켜보는 네모리노의 벅찬 감정을 전달해주는 노래이죠. 사실 이 아리아에 대해 도니제티는 충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희극인 이 작품에 갑자기 단조의 진지한 감정의 노래가 등장하다니. 하지만 도니제티는 이 장면에 꼭 이 아리아가 들어가야 한다고 고집했고, 결국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아리아로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프와 바순의 반주 위로 흐르는 테너의 아리아에서 목숨을 건 진정한 사랑과 오랜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벅찬 마음까지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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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출처 : Albert Edelfelt - <So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