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1화

트리나와 그레이 컵에 대해 잡담하다

by 위니 더 조이


2025년 11월 10일 월요일 오후 4시, 위니펙, 호텔


2025년 11월 10일 월요일 오후 4시, 위니펙, 호텔

오후 4시, 트리나와 바에서 잡담을 나누었다.


트리나는 런드리 룸에서 일하는 캐나다인으로, 자신을 데리러 올 남자친구의 차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우리는 곧 호텔을 거세게 뒤흔들 것이 분명한 그레이 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레이 컵은 캐나다 프로 미식축구 챔피언십 결승전(CFL, Canadian Football League)인데, 올해는 위니펙이 개최지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위니펙 곳곳에서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었고, 일요일에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축제는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우리는 어떤 축제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해 프로그램 북으로 일정을 살폈다. 트리사와 나는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나를 몹시 기쁘게 만든 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토요일, 다운타운에서 열릴 산타 퍼레이드였다.


11월에 산타 퍼레이드를 하는 이유는, 위니펙이 몹시 춥기 때문에 12월에는 결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1월에 마치 오늘이 크리스마스인 양 모두가 자신을 속이는 모습이 이 퍼레이드의 가장 큰 뻔뻔한 재미라고 볼 수 있었다.


위니펙에서 겪은 첫 겨울에는 아이들 사이에 홀로 끼어서 열심히 퍼레이드를 구경했는데, 작년에는 아쉽게도 일 때문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말에 쉬기 때문에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사탕이나 장갑, 모자 등을 프로모션으로 나눠준다. 이번에 잘 건져보리라 트리사에게 결심을 전했다.


내가 일하는 호텔은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있다. 때문에, 트리나는 만약 그날 일을 해야 한다면 호텔에서 창밖으로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호텔 썬룸에 있는 의자를 차지한다면 퍼레이드 VVIP 좌석을 사수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껄껄 웃으며 농담할 수 있는 이유는, 그날 나는 목을 쭉 빼고 유리창에 이마를 댄 채, 자꾸 서리는 콧김 때문에 유리를 닦아대며 지켜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곧 트리나는 남자친구가 왔다며 쏜살같이 벌떡 일어나 레스토랑을 나섰다. 나는 홀로 남아 식기를 닦았다. 오늘 참 조용하고 고요하네, 폭풍전야구나, 생각하면서.

작가의 이전글워홀러의 짐보따리 이야기 01] 드래곤 프루트 화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