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펙, 오후 4시의 겨울_2화

메뉴판과 메모한 것을 보며 한숨을 쉬다

by 위니 더 조이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 오후 4시, 위니펙, 호텔



오후 4시, 메뉴판을 새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지하 창고에는 언제 다녀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금일 요리사 알렉스가 결근했다. 저녁 요리를 책임질 사람은 대런 한 사람뿐이었다. 대체 인원이 없기도 하거니와, 금일 호텔 손님이 별로 없어서 대런 혼자 저녁의 키친을 책임지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븐도 작동이 안 되는 상태라고 했다.

셰프가 공석인 현재, 임시 셰프직을 맡고 있는 제스퍼가 대런만 있으니 메뉴를 제한해 손님에게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지난번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때 만들었던 메뉴판을 들고 키친으로 가서, 어떤 것이 가능한지 물었다.


빨간색 펜으로 채점을 하듯 종이에 동그라미를 치고 엑스를 쳐댔다. 윙, 치킨 핑거, 푸틴, 햄버거 등 간단한 요리만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카운터로 돌아와서 한숨을 푹 쉬어댔다. 메뉴판을 만들어서 뽑는 건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작업이지만, 노트북이 없기 때문에 프론트데스크에 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 바에는 손님들이 있었다. 손님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맥주와 와인을 실컷 마시며 큰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그런 손님들을 두고 자리를 뜰 수는 없을 터였다. 게다가 지하 창고로 가서 가져와 채워야 하는 음료수, 바를 위한 과일 등을 아직 가져오지도 못했다. 오직 메모지에 고이 적어놓고 방학 마지막 날까지 남겨둔 숙제처럼 미루고 미뤄둘 뿐이었다.

2시 반까지 출근을 하면 5시 반, 근무할 동료가 올 때까지 홀로 레스토랑과 바를 본다. 주로 사람이 없는 시간대라 청소를 하거나 커트러리 냅킨을 접는 등 보조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이 시간대에 일하는 서버의 일이다. 하지만 손님이 오는 경우, 혼자 있기 때문에 배로 바빠진다.


생각해보니까 총지배인이 보드 뒤편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또 뵐게요!’ 와 같은 문구도 ‘예쁘게’ 적어 넣으라고 시키고 갔는데.


할 일이 산처럼 쌓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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